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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686399
· 쪽수 : 180쪽
· 출판일 : 2022-06-22
책 소개
목차
PART 1 타인의 차
중립으로 박아주세요
비탈길의 소나타
중고차 오디세이
심야의 국토 횡단
사랑과 전쟁
초심의 덫
퇴장하는 중입니다
코리안 클래식
망나니 공화국
PART 2 콜 미 바이 유어 머니
기사가 기사를 만났을 때
사랑하기 좋은 계절, 미워하기 좋은 날
제네시스 가라사대
우리집을 부탁해
이 밤의 끝을 잡고
가화만사성
학벌 유감
전기차 너마저
귀신이 산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처음부터 책을 쓰려고 한 건 아니었다. 저승 캠프라도 다녀온 듯 다난한 일과를 보내고 나면 파쇄된 종이 쪼가리처럼 하찮아진 자신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할 심상으로 그날의 주행을 기록했다. 기분 좋은 일이든, 불쾌한 일이든 백지 위에 주책없는 언어를 써 내려가는 동안 나는 조금이나마 건조해질 수 있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진상 손님 없어?”“팁 얼마까지 받아 봤어?” 느닷없이 대리 기사가 된 장황한 사연을 듣고 나면 어김없이 나오는 질문이다. 궁금할 법도 하다. 오늘 처음 만난 취객을 집까지 모셔드리는 사람이라곤 이 나라에 경찰과 대리 기사밖에 없을 테니까. 게다가 대리운전을 통한 귀가는 술자리라는 험난한 여정의 마지막 단계 아닌가. 대뜸 비닐봉지에서 꺼낸 꽈배기를 들이밀며 입을 벌려보라는 손님, 소변이 급하니 빨리 갓길에 차를 대보라는 손님. 1평 남짓한 자동차 내부에선 두서없는 에피소드가 쉴 새 없이 생기기 마련이다.
--- 「중립으로 박아주세요」 중에서
아침에 눈을 뜨면 어김없이 서너 통의 문자가 와 있다. ‘신차 출시 미디어 콘퍼런스’, ‘안전성 검사 최고 등급 획득’처럼 기자들에게 브랜드의 소식을 알리는 단체 메시지다. 나는 기자였다. 잡지사에서 주로 자동차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 매거진에서 일하는 기자는 글 쓰는 일만큼이나 편집 업무가 많다. 그래서 엄밀히 따지면 에디터라는 호칭이 더 적절하겠지만, 대개 기자라는 호칭으로 ‘퉁’치곤 했다.
--- 「퇴장하는 중입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