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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819872
· 쪽수 : 228쪽
· 출판일 : 2024-03-23
책 소개
목차
청소부가 되기 전 단계 9
그 나이 먹도록 뭐 하셨어요 25
적성이냐 생존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47
버티는 게 답일까 73
직장에서 내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 때 103
사표 내도 괜찮을까 121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데, 정말? 143
상사가 진상이라면 163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181
현직 고수와의 인터뷰 (feat. 시어머니) 203
퇴사하는 날 219
저자소개
책속에서
안녕히 계세요. 그리고 다음에 올 친구에게는 부디 다그치지 말아 주세요. 세상에는 일을 ‘잘’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따위는 단 한 명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그 나이 먹고 뭐 하셨어요, 라고 묻는다면 모기처럼 열심히 살아남으려 애쓴 것밖에 없어요,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불안감을 견뎌내고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 그런 부끄러운 고백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하나같이 실패투성이인 삶 말이다. 이 나이가 될 때까지 나는 불안 속에 끊임없이 흔들리며 이룬 것 없이 살았다. 누구의 탓이라면 누구의 탓이고, 내 탓이라면 내 탓이겠지만, 이제와서 그것을 따져본들 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과거야 어쨌든 간에 지금의 나는 스스로 패배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청소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실패의 연속선상에서 유일하게 성공할 수 있는 일일지
도 모를 청소일을.
많은 시청자는 메인 플롯을 따라 주인공의 감정선에 빠져들고 있었지만, 과거 청소업계에 몸담았던 나로서는 형제들의 스토리에 마음이 더 갈 수밖에 없었다. 형과 동생이 매주 같은 지점에서 토를 하는 인간 때문에 곤욕스러워할 때도, 나는 지난번 청소일을 갈 때 변기에 똥을 싸고 물을 내리지 않던 집이 떠올라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청소일에서 묻어나온 감정을 공감할 수 있다는 것. 이건 얼마나 꿀 같은 일인가! <나의 아저씨>를 보면서 청소를 하고 먼지를 뿌옇게 뒤집어쓴 송새벽, 박호산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이 콤비를 보면서 “아, 나도 누구랑 같이 청소했으면 조금은 덜 힘들고 재미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