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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7873065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22-08-24
책 소개
목차
A side 보편적이면서 보편적이지 않은 디테일들
아라 9
10시, 커피와 우리의 기회 16
22시, 기적의 취객 사파리 22
아라의 소설1 28
아라의 소설2 36
치카 43
마리, 재인, 클레어 50
M 61
우리의 테라스에서, 끝나가는 세계를 향해 건배 70
즐거운 수컷의 즐거운 미술관 78
Centre 유독하고도 흡족할 거예요(시)
호오好惡 110
네 사람 114
B side 잘 속지 않는 세대에 속했다는 것
마스크 121
우윤 125
스위치 138
채집 기간 148
난기류 163
일어나지 않은 인터뷰의 기록 170
아라의 우산 179
애인은 제주도 사람이다 191
현정 198
작가의 말 21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땠어?”
“미묘하게 평범한 맛이면서, 또 향은 엄청 풍부하네? 뭐야, 이 커피?”
“실험실에서 재배된 커피래. 농약도 안 쓰고 물도 엄청 안 쓴대. 전 세계의 바리스타들한테 평가해달라고 샘플을 보낸 거야. 뭐라고 평가하지? 맛있는 원두들을 아무렇게나 막 섞은 것 같은 느낌이긴 한데…….”
가을 씨가 쓰는 커피는 공정무역 커피였지만, 가을 씨도 나도 언제나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커피는 열대우림을 파괴했고 환경을 오염시켰으며 현지 사람들은 커피를 생산해내느라 식량 주권을 심각하게 침해당하곤 했다.
“……과찬하자. 아주 아주 조금만 과찬해버리자.”
-〈10시, 커피와 우리의 기회〉 중에서
엠제이가 시트지를 붙이는 모습은 천수관음보살 같았다. 그리고 완성된 작품은 확언대로 근사했다. 만족한 엠제이가 가장 높은 곳의 찬장에서 샴페인 잔을 꺼냈다. 꺼내다가 하나를 떨어뜨렸지만 깨지지 않았다. 그 잔들은 투명한 실리콘으로 만든 것으로, 아무렇게나 막 쓰기에 좋았다. 어차피 잔에 따를 것도 제대로 된 샴페인은 아니고 창고형 매장에서 사온 캔 와인이었다. 우리는 박탈당한 세대였고, 세계는 우리에게서 박탈한 것을 영원히 돌려주지 않을 것이며, 그 단호한 거부로 결국 무너져내릴 것이다. 그것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고, 한계 속에서 감각만이 반짝이다 사라질 것이다.
-〈우리의 테라스에서, 끝나가는 세계를 향해 건배〉 중에서
“그렇지만 고통을 느끼는 건 교감 로봇뿐인걸. 고통을 느끼지 않으면 진짜가 아니야.”
밸런타인 씨가 저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고통을 느끼지 않으면 제한되는 종류의 교감이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직접 경험한 적은 없지만요. 함께한 몇 년간 밸런타인 씨에게 팔베개를 해드리거나, 밸런타인 씨의 머리를 땋아드리거나, 함께 해변을 산책하는 것 이상의 교감은 없었습니다.
카우아이의 해변을 산책하다 보면 야생 닭들이 많습니다.
“알고 있니, 치카? 이 닭들은 가축이었다가 가축에서 벗어났어. 유전자도 야생종에 더 가까워졌지. 생각해보면 아주 멋진 일이야.”
-〈치카〉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