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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938221
· 쪽수 : 164쪽
· 출판일 : 2024-04-30
책 소개
목차
여는 글
1장. 햇빛 도시에서 눈물 말리기
1) 스페인, 톨레도
─ 소심한 박하사탕 이론
+ 유예, 호텔 로비
2) 인도네시아, 발리
─ 신들의 도시에는 권태가 없다
+ 유예, 공항
3) 튀르키예, 이즈미르 기차역과 안탈리아
─ 불투명한 봉투에 담긴
+ 유예, 영화관
4) 일본, 기타큐슈
─ 평범의 신성
+ 유예, 고속버스터미널
2장. 빛을 통과한 장소와 소리를 투과한 시간에 대하여
1) 서울 생활 1:
─ 가장 간단한 생활의 유지
+ 유예, 흡연 구역
2) 서울 생활 2:
─ 빈칸과 빈칸 사이
+ 유예, 카페 테라스
3) 서울 생활 3:
─ 거울을 비추는 얼굴
+ 유예, 새벽 시장과 빵집
4) 서울 생활 4:
─ 이것은 모독이 아니다
+ 유예, 6인용 병실
닫는 글
책속에서
문학은 언제나 비열한 탈출구를 마련해 둔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이 탈출구는 먼저 기록할수록 유리하다.
나는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려고 애쓴다.
쓴다. 되도록 먼저.
─ 「빛을 통과한 장소와 소리를 투과한 시간에 대하여」 中
생각해 보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내 주변에 들러붙은 무언가들이었다.
나는 바로 그 무언가들을 원했다.
아무것도 아닌 내 주변에 들러붙어
나를 어떤 것으로 만드는 무언가들 말이다.
그 무언가들에 나는 나를 걸었고
그것들이 영원히 내게서 떨어지지 않기를 바랐다.
그렇게 그 무언가들을 포함해
어떤 것이 된 내가 나라고 믿었다.
그렇게 오래 믿고, 오래 착각하고, 오래 살다 보면
정말로 그런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 「거울을 비추는 얼굴」 中
나는 나를 키우고 기른 자들에게서
처음 언어를 훔쳤고, 사랑을 훔쳤다.
그리고 지금은 나를 모르고 나를 신경 쓰지 않는
이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자들에게서
언어를 훔치고, 사랑을 훔친다.
강도짓의 번식이다.
탁월하다.
─ 「이것은 모독이 아니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