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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웨딩드레스

블랙 웨딩드레스

서경희 (지은이)
문학정원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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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웨딩드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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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블랙 웨딩드레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8102454
· 쪽수 : 160쪽
· 출판일 : 2025-12-30

책 소개

2015년 단편소설 「미루나무 등대」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경희 작가는 『수박 맛 좋아』, 『복도식 아파트』, 『하리』 등을 통해 현실의 균열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작가로 평가받아왔다. 신작 『블랙 웨딩드레스』는 결혼이라는 통과의례 앞에 선 한 여자의 서늘한 자기 응시를 통해, 사랑과 계급 그리고 욕망이라는 보편적 화두를 통렬하게 파고든 장편소설이다.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 작가 서경희 신작
당신이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에 던지는 가장 통렬한 질문


2015년 단편소설 「미루나무 등대」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경희 작가는 『수박 맛 좋아』, 『복도식 아파트』, 『하리』 등을 통해 현실의 균열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작가로 평가받아왔다. 신작 『블랙 웨딩드레스』는 결혼이라는 통과의례 앞에 선 한 여자의 서늘한 자기 응시를 통해, 사랑과 계급 그리고 욕망이라는 보편적 화두를 통렬하게 파고든 장편소설이다.

마흔 살 은주는 오랜 연인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섰다. 결혼의 황금기인 30대를 고스란히 바쳤지만, 그가 선택한 신부는 능력 있는 여자였다. 은주는 배신감에 복수를 결심한다. 결혼식을 망치겠다는 시도는 실패했고, 그 잔인한 실패 속에서야 자신이 외면해 온 진실과 마주한다. 그녀의 사랑은 순수했을까, 아니면 생존을 위한 계산이었을까.

사랑이라 믿었던 것이 계산이었다면
희생이라 여겼던 것이 선택이었다면
그때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블랙 웨딩드레스』는 복수극으로 시작해 자기 직면으로 귀결되는 소설이다. 7년 연인의 결혼식에 하객으로 선 은주는 관계의 파괴를 꿈꾸며 복수를 계획하지만, 복수는 처절한 실패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잔인한 폐허 속에서야 비로소 자신이 평생 외면해온 진실과 마주한다. 작가는 은주를 연약한 희생자로 그리지 않는다. 오히려 불안한 현실 속에서 사랑보다 안정을 갈망하고, 생존을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결혼을 선택하려 한 인물로 그려낸다. 결혼의 조건을 치밀하게 계산하던 남자와 운명적 사랑의 환상을 심어준 남자, 두 갈래의 선택을 모두 놓친 끝에 남은 것은 오직 은주 자신뿐이다.

이 소설의 정수는 계급을 외부의 폭력이 아닌, 내면화된 욕망의 구조로 풀어낸 데 있다. 은주가 가난한 무명 가수 고결이 아닌 변호사 지함을 선택한 것은 결국 안정과 생존을 향한 의지였다. 결혼제도 안에서 그녀가 택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숭고한 사랑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선택이 무너졌을 때, 은주는 자신이 견고하게 쌓아 올린 계급의 벽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가장 아픈 것은 결국 내가 나를 다치게 했을 때이다”라고. 은주의 여정은 단순히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내면화한 사회적 욕망의 초상이다.

부산에서 고결의 가족을 마주하는 장면은 이 소설의 가장 비극적이면서도 통렬한 정점이다. 위태롭게 해라도 들던 기울어진 집에서 해조차 들지 않는 습한 지하로 추락할 아이의 예정된 내일, 그리고 조건 없는 사랑에 생을 걸었으나 현실의 결핍과 독박 육아라는 무게에 짓눌려 시들어가는, 은주가 가장 두려워했던 ‘순수함의 말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젊은 여자의 모습. 그 풍경은 은주가 평생 외면해왔던 가난의 그림자이자, 순수하게 사랑만 믿고 결혼했다면 자신이 되었을 수도 있었던 또 다른 삶의 실체다. 은주는 2천만 원이 든 봉투를 남기고 그 집을 빠져나온다. 그 수표는 선의가 아니다. 자신이 버린 과거와 선택하지 않은 가난에 대한 속죄이자, 그 불행이 자신의 것이 될 수도 있었다는 공포로부터의 절박한 도피다. 그녀는 타인을 향한 복수 대신, 끝내 자신을 옭아맨 두려움과 마주하며 달린다. 그 달림은 누군가로부터의 도망이 아니라, ‘나였을지도 모를 삶’으로부터의 탈출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은주는 순백의 드레스가 아닌 블랙의 드레스를 선택한다. 이는 더 이상 사랑이라는 이름의 위선 뒤에 숨지 않겠다는, 자신의 세속적 욕망을 투명하게 긍정하겠다는 당당한 선언이다. 은주는 이제 순진한 척, 착한 척하는 기만을 기꺼이 벗어던진다. 결혼이라는 거대한 거래 속에서 자신이 얻고자 하는 안정과 경제적 이익을 더는 수치로 여기지 않는다. 조건 없는 사랑이라는 허구의 환상 대신, 자신의 욕망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제 몫을 당당히 계산하는 삶의 주체로 거듭난다. 작가는 이 블랙 웨딩드레스를 통해, 사람이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고 마주할 때 비로소 진짜 자유에 닿을 수 있다고 말한다.

『블랙 웨딩드레스』는 사랑과 욕망, 계급과 자아를 교차시키며 우리 시대의 가장 솔직한 자기 인식의 순간을 포착한다. 감정의 과잉 없이도 독자의 가슴을 서늘하게 울리는 문장력은 작가 서경희의 한층 성숙한 문학 세계를 보여준다.

■ 미리 읽은 독자의 말


결혼을 꿈꾸던 내 안의 소녀가 울었다. 책을 덮고 나서야 알았다. ‘부러움을 사는 여자’보다 ‘사랑받는 여자’로 남고 싶었던 내 마음을.
                            미혼, 30대 후반 직장인

웨딩드레스의 흰색은 결국 내 인생의 무게였다. 이 소설을 읽고 처음으로 결혼의 진짜 얼굴을 봤다.
                             기혼, 40대 초반 교사

이혼이 죄라 믿고 살았다. 이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나를 용서하지 못한 건 세상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는 걸. 그런데도 여전히, 어떤 날은 그 죄책감이 다시 돌아온다.
                             이혼, 40대 중반 자영업자

하얀 드레스보다 검은 드레스가 더 예쁘다. 그 단순한 진실을 깨닫기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미혼, 30대 중반 디자이너

딸아이에게 물려줄 건 순백의 드레스가 아니라 이 책이어야 한다. 사랑보다 삶이 더 길다는 걸, 이제는 안다.
                             기혼, 50대 후반 주부

목차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그 사람
잿빛 환상
어제와 다른 오늘
운명

작가의 말

저자소개

서경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2015년 단편소설 「미루나무 등대」로 김유정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수박 맛 좋아』 『복도식 아파트』 『김 대리가 죽었대』, 소설집 『밤의 독백』 『대박 오천만 연기학원』, 청소년소설 『경로이탈』 등이 있다. 제3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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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창밖의 서울은 잿빛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 오후 도로는 차들로 빼곡했다. 시청 부근부터 밀리기 시작한 차량 행렬은 소공동 근처에서 아예 멈춰 섰다. 은주는 조급한 마음에 창문을 톡톡 두드렸다. 차라리 걸어가는 게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흔 살이 되도록 신부가 아닌 하객으로만 결혼식장을 드나들었다.


지함에게 주희는 사랑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성공의 사다리였다. 그들의 관계는 처음부터 계산 위에 세워진 모래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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