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312952
· 쪽수 : 223쪽
· 출판일 : 2024-01-22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작가의 말
1부 조율하십니까
흑매당黑梅堂
젖은 경전을 읽다
조율하십니까
석굴암 고해 성사
내가 깨어나지 못한 시간에도
관觀 치治 농弄
2부 음악, 말 걸다
노자와 베토벤
몸의 협주곡
곡비哭婢 울다
다
동토凍土
자명自明
음악, 말 걸다
3부 길을 찾는 사람들
생각이라는 병
선방 문고리
랑골리
그리움의 자리
종과 당목
지심도 연가
화독花毒
길을 찾는 사람들
불이不二
4부 독락당
봄을 훔치다
고생과 고행
마음속의 꽃
선생님 짜장면 사드릴게요
고요를 부르다
블루 크리스마스
스마일 배지
독락당
미소, 인도양의 진주
5부 세제世齋
난이와 나
삼영극장
남몰래 흘리는 눈물
장구가락 염불
시, 연행하다
은유, 그 하나 됨
허명虛名
잡雜과 나
세재世齋
【작품론】
성찰과 수행을 통한 슬픔의 승화│이운경
저자소개
책속에서
진전은 기능보다 교감에서 비롯된다. 기능이 발전의 잣대는 될 수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 기능은 도달점을 향한 또 하나의 방편일 뿐이다. 함께함은 기능뿐만 아니라 인성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너를 통해 나를 발견하며 서로 조화를 이루어 간다는 건 참으로 아름답고 가슴 따뜻한 일이다. 함께하는 조율은 아름답다. 조율은 각성이자 지혜이며 배려이고 사랑이다.
삶이 동시에 지닌 부질없음과 눈부심이여. ‘다음’이라는 말은 이제 하지 않으련다. ‘더’라는 말도 하지 않으련다. 음악에서든 문학에서든 삶의 어떤 모습에서도 순간순간을 관觀하고 치治하고 농弄하기를. 살아 있어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아버지가 강물에 놓았던 소리를, 해 질 녘 바다에 내가 놓는다.
때론 인생이 미적지근하다고 느껴질 때, 나도 동토에 갇혀 제대로 앓다가 나왔으면 좋겠다. 나의 겨울의 의미는 무엇이며 어떤 자세로 견디며 어떤 봄을 기다려야 하는지 알아내고 싶다. 마침내 겨울의 집에서 걸어 나올 때는 고통의 상흔이 남아 있으나 더 깊어지고 성숙된 모습이면 좋겠다. 나의 봄과 당신의 봄이 서로 만나 웃음으로 반겨주는 그런 얼굴들이 넘쳐나는 거리를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