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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까

우리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까

(사랑과 돌봄에 관한 퀴어한 참조)

캔디(윤다림) (지은이)
들녘
17,2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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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우리가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까 (사랑과 돌봄에 관한 퀴어한 참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6100175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6-02-27

책 소개

“그녀가 우리의 레퍼런스가 되기를 바란다.”
십수 년을 함께한 동성 파트너의 말기 암 선고,
이 년간의 투병과 돌봄, 장례 그리고 남겨진 삶
그 모든 시간 동안 경험하고 느끼고 배운
우리의 삶과 죽음을 존엄하게 하는 사랑과 돌봄에 대하여

이 책은 저자인 퀴어 여성 ‘캔디’가 경험한 파트너 돌봄과 사별, 애도, 그 이후의 삶을 기록한 에세이다. 저자는 파트너 ‘력사’의 암 투병을 곁에서 함께하며 돌봄의 시간을 지나고, 사별한 이후에 다시 계속 살아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기록했다.
생로병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삶의 국면이다. 그러나 퀴어 커플의 경조사는 “비전형적인 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종종 개인적인 것이 아닌 사회적인 사건이 되곤 한다(김규진 추천사).” 하지만 우리가 퀴어 커플의 삶과 죽음, 투병과 돌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비전형성에 있지 않다. 내가 세상을 떠나가는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이 내 곁을 지켜주리라는 당연한 믿음,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 내가 그 곁에 있을 수 있으리라는 당연한 기대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안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많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들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가려지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저자는 수많은 퀴어 친구들의 장례식에 다녔다고 고백한다. 친구가 죽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슬픈데, 그보다 더 가슴 아팠던 것은 고인의 파트너가 장례식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얻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저자 자신도 이십 대에 만나 삼십 대 전체를 함께한 동성 파트너를 암으로 먼저 떠나보내는 경험을 했다. 저자는 파트너의 투병부터 장례까지 모든 순간을 함께했지만, 자신은 “운이 좋았다”라고 말한다. 이 년간 아픈 파트너를 돌보며 자신을 환자의 권리 있는 보호자로 인정하지 않는 병원과, 저자를 그저 ‘친구’로 여기는 파트너의 혈연 가족들 사이에서 “세세한 것 하나하나를 누군가의 배려와 동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취약한 위치에 있음”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취득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는 가운데서도 대한민국의 현행법은 여전히 퀴어 커플에게 제대로 된 법적 보호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사랑하는 사람의 투병과 죽음이라는 가장 개인적인 문제에서도 퀴어는 소외되고 배제된다. 이렇게 퀴어의 사랑과 돌봄, 죽음과 애도는 정치적인 문제가 된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온 이유는 언젠가 저자와 같은 일을 겪게 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에 하나의 레퍼런스가 되고자 함에 있다. 개인의 경험 서술을 넘어, 누군가에게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언젠가 마주하게 될 질문을 향해 이 책은 쓰였다. 아픈 파트너 간병과 자신의 ‘권리 없음’에 대한 고민 속에서 저자를 지탱해준 것은 주변의 돌봄이었다. 그 돌봄이 환자의 마지막 순간을 더없이 존엄하게 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도울 수 있는가를 말하는 돌봄에 관한 참조이기도 하다. 또한 커다란 상실을 경험한 뒤에도 삶은 이어질 뿐 아니라 더 크고 넓게 열리기도 한다는 것을 이 책은 증언한다. 저자가 파트너 돌봄과 사별을 경험하며 퀴어의 돌봄과 장례 문화에 대하여 더욱 크게 목소리를 내게 되었듯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유언장 작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해를 높이는 활동에도 종사하게 되었듯이. 이 책이 우리의 삶과 죽음을 존엄하게 하는 사랑과 돌봄에 대하여, 누구나 반드시 맞이하게 될 마지막 순간에 대하여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나를 안정된 삶, 미래를 이야기하는 삶으로 옮겨놓았던 이가
이제는 나를 돌봄을 이야기하는 삶으로 끌어당겨놓았다.”
사별과 애도의 시간을 지나 돌봄을 말하는 삶으로

총 3개 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에서 저자가 힘든 시간 속에서도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들장미 소녀 캔디처럼 씩씩하고 힘차게 살아내려 노력해온 모습들을 읽을 수 있다. 끊임없이 자신의 돌봄 경험을 증언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생각하게 될 것이다. “역시 캔디는 캔디다(유여원·추혜인 추천사).” 이 책이 읽는 이들에게 건강한 힘을 전해주기를 바란다.
첫 번째 장 ‘나와 력사의 이야기’는 파트너의 암 선고와 이어진 투병, 돌봄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자신이 그전까지는 간병과 돌봄에 대하여 완전히 무지했다고 고백한다. 어쩌면 그래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할 만큼 돌봄은 힘든 일이다. 삶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 하기에, 주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특히 퀴어 커플은 제도적 지원을 받기도 어렵다.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기도 전에 자신이 파트너의 장례에 어느 정도까지 참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했다. 고인이 생전에 작성하려 했던 유언장에 집행인을 저자, 즉 자신의 파트너로 지정하였어도 현행법상 실제 장례 절차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는 오직 혈연 가족에게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있는 그대로 내어놓음으로써 강력한 주장 없이도 우리 사회가 단순히 결혼을 통한 이성 간의 결합을 넘어서는 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법적으로 인정할 필요성이 있음을 힘있게 역설한다.
두 번째 장 ‘더 많이 잊기 전에 더 많이 기억하고 싶다’에서는 파트너를 떠나보낸 이후의 시간들이 이어진다. 저자는 애도의 과정 속에서 자신을 돌보며 다시 계속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친구들과 공동체가 건넨 도움 속에서 스스로를 치유하고 회복해나간다. 생일 제사, 1주기 등 저자는 세상을 떠난 파트너를 기억하고 기념할 수 있는 방법을 친구들과 꾸준히 모색한다. 결국 상실을 딛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서는 마음껏 슬퍼하는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장은 당시 저자가 기록했던 일기를 각 편 사이에 엮어 수록했다.
세 번째 장 ‘남겨진 나날, 살아갈 날들’은 사별 이후의 삶이 단절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관계와 돌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퀴어의 돌봄과 장례, 애도 문제에 관해 계속해서 증언해왔다. 언론에서 취재 요청이 오면 피하지 않고 응했고, 연구 활동과 단행본 집필을 위한 인터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이 책을 쓰기에까지 이르렀다. 자신이 겪은 아픔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지금도 누군가가 고통받고 있는 문제이며 결국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저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결혼한 상태다. ‘력사’도 우리의 가족이라고, 우리 모두가 당신의 경험을 통하여 언젠가 겪게 될 문제에 대하여 더 깊이 고민하고 새로운 상상을 해볼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배우자 ‘오쓰’의 관용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아프고 슬픈 과거라 하여 반드시 우리의 현재 및 미래와 단절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우리의 상실이 우리를 더 크고 넓은 삶으로 이끌어주기도 한다는 것을.
저자는 언젠가 자신과 같은 일을 겪게 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레퍼런스가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 그 취지에 맞게 권미의 부록에는 유언장과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대한 설명, 덴마크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 하는 방법,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취득을 신청하는 법까지 실제 경험에 바탕한 실용적인 조언들을 담았다.

퀴어 커플의 돌봄과 장례, 애도가 우리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
우리에게는 지금 바로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이 책은 개인의 경험을 기록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저자가 겪은 돌봄과 사별의 과정은 한국 사회의 제도적 공백 또한 드러낸다. 이 공백에서 비롯되는 문제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나는 내 삶의 일부를 력사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을지 두려워하며 보냈다. 다행히 력사가 마지막 가는 길에 함께할 수 있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임종할 때 곁을 지키고 장례식 때 그의 원가족과 함께 상복을 입고 장례 절차 결정에 참여하는 것이 모두에게 ‘당연한’ 일은 아니다. 나는 운이 좋았다. 그걸 ‘다행이었다’라고 회상해야 하는 현실은 슬프다.
언젠가 오쓰와 나, 지금의 ‘우리’에게도 마지막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때는 아무 걱정도 두려움도 없이 마지막 순간을 당연히 함께 보내고 싶다.” _본문에서

한국 사회에서 퀴어들은 ‘법적 가족으로 인정되지 않는 관계’라는 이유로 제도와 관습의 벽에 부딪힌다.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병실에서 밀려나거나, 장례를 결정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실이다. 저자는 친구들과 돌봄 공동체를 이루어 힘든 시기를 견뎌낼 수 있었지만, 그것으로 사회의 책임까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개인의 경험을 통해 거창한 선언 없이도 차별금지법과 생활동반자법 등 관계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제도적 장치가 왜 필요한지 분명하게 이야기한다. 사랑과 돌봄, 애도의 과정이 특정 가족 형태에만 허용될 수는 없다는 것,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저자는 삶으로 역설한다.
지금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그 중요한 질문을 독자와 사회에 조용히, 하지만 힘있게 건네는 책이다.

목차

추천사
여는 글: 그녀가 우리의 레퍼런스가 되기 바란다

나와 력사의 이야기
력사와 나, 우리의 열두 해 | 그리고, 암 판정 |그냥, 친구예요 | 가발을 손에 들고서 | 질병과 함께한 시간들 | 력사가 요양병원에 들어갔다 | 우리를 지탱해준 사람들 | 력사의 처음이자 마지막 커밍아웃 | 마지막을 알리다 | 돌봄의 시간 속에서 생각한 인간의 존엄에 대하여 | 우리, 유언장을 함께 써보자 | 마지막을 함께할 권리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 력사가 떠났다 | 상주의 자격 | 너의 장례식에서는 너를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을까 | 장례식 | 2021년 6월 14일, 력사의 장례식을 찾아주신 분들께

더 많이 잊기 전에 더 많이 기억하고 싶다
애도 일기: 2021년 6월 19일, 일주일이 지났다 | 이사를 결심하다 | 애도 일기: 2021년 8월 23일, 난 네가 보고 싶고 그립나 보다 | 네가 없는 너의 생일 | 애도 일기: 2022년 1월 1일, 정말로 와버렸습니다 | 죽음의 의미 | 애도 일기: 2022년 2월 8일,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 력사 같은 사람을 또 만날 수 있을까? | 애도 일기: 2022년 4월 24일, 력사의 역사 | 력사 1주기 | 애도 일기: 2022년 6월 30일, 내가 력사를 사랑한 이유

남겨진 나날, 살아갈 날들
사별 후 나를 도와준 것들, 나의 애도법 | 우리, 같이 죽음을 이야기해요 | 오쓰는 이상하다 | 함께 살아간다는 일 | 안녕, 막둥이 | 사별한 연인의 기념일을 함께 챙긴다는 것 | 우리 결혼할까요 | ‘불수리증명서’라는 영광스러운 전리품 | 가족, 그리고 커밍아웃 | 두 번의 결혼식 | 그리고, 나는 여전히 살아간다

※부록
(1) 건강보험 피부양자 신청하기
(2) 덴마크에서 결혼하기
(3) 유언장 쓰기
(4)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하기

저자소개

캔디(윤다림) (지은이)    정보 더보기
바이섹슈얼, 성소수자인권활동가, 페미니스트. 나이 든 고양이 두 마리와 와이프와 서울 은평에서 산다. 다정한 오지랖이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다고 믿으며 하루하루 나와 세상을 조금씩 더 사랑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퀴어텃밭을 경작한다. 목공, 목욕탕, 보드게임, 핸드폰 게임, 만화책, 땡땡이, 닥터 후, 미스 마플, 본즈, 콜드케이스 등… 여러모로 맥시멀리스트이다. 나다운 삶을 살고, 나이 들고, 죽는 것,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위해 서로를 돌보는 삶이 주 관심사다. 2013년부터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성소수자의 나이 듦을 함께 만들어가는 큐라이프 협동조합을 시작했다.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교육상담팀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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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인간으로서 각자 생각하는 존엄과 품위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자기 신체를 통제하는 것, 어떤 이에게는 효능감과 유능감, 어떤 이에게는 또 다른 것이겠지. 이것은 삶의 순간순간마다, 처한 상황마다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명확한 한 가지는, 이 존엄이라고 하는 것을 나 혼자 만들어낼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서로의 삶이 존엄할 수 있도록 바라봐주고 말 걸어주는, 기댈 수 있는 옆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함께여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_「돌봄의 시간 속에서 생각한 인간의 존엄에 대하여」에서


성소수자 중에 파트너 돌봄과 사별을 경험한 사람이 나 하나는 아니겠지만, 그 모든 이야기를 바깥에 터놓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더욱이 나는 가진 것이 많지 않으니, 내 이야기라도 세상을 위해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경험이 누군가의 드러나지 않는, 드러낼 수도 없는 돌봄에 위로를 건넬 수도 있으니까. 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두렵고 막막한 상황에서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고 사고를 전환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나는 모든 성소수자가 나이 들어가면서 반드시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을 남들보다 약간 일찍 겪었다. 남들이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든 손을 내밀어줄 수 있고, 꼭 그렇게 할 거라고 다짐했다. _「우리, 같이 죽음을 이야기해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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