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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인 (지은이)
사유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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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페이스트리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8530752
· 쪽수 : 168쪽
· 출판일 : 2024-06-30

책 소개

수학도에서 성악가로 성악가에서 제빵사로 이제는 에세이스트로 독특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신영인 에세이스트의 첫 산문집이다. 저자가 지금까지 살아오며, 겪은 자신의 은밀한 약점까지 스스럼없이 고백하며 이웃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목차

1부 붉은 담장을 넘어^^

다비
붉은 담장
편지 1
밴드
당귀
은목서
휴일
페이스트리
타원
진공관 스피커

^^2부 당신을 서랍 속에 재웠더라면^^

오븐
침엽수
편지 2
고압선에 매달린 채
계단에 사는 사람
2월 편지
당신을 서랍 속에 재웠더라면

소동파 한 접시
복년씨

^^3부 그런데 당신, 내가 구운 편지를 먹어봤나요?^^

포앙
팥빵
막대 파이
잎에 쓰다 나무의 꿈
계피빵
Sweet ball
Sai Gon Baguette 반미
달빵
당신이 별가루로 얼룩진 쿠키를 받는다면

^^4부 – 공전하는 것은 결국 돌아오니까^^

불두화
소원
기체 엄마
빛칼
Limit
파이
허수 i
Extra bone
길을 나서는 시간
세 글자로 불리는 사람사랑
뫼비우스의 띠

저자소개

신영인 (지은이)    정보 더보기
단양 시멘트 공장 사이에서 태어났다. 명료하게 반짝이는 길에 매료되어 사범대 수학교육과에 들어갔다가 슈트라우스의 Morgan(내일)을 듣고 창문을 넘어 달렸다. 그로부터 3개월 뒤 성악의 길에 들어섰다. 음악은 수학과 다른 빛으로 아름다운 것. 그러나 모든 것이 프리즘으로 번진 하나의 빛이었다. 슈만, 브람스, 라흐마니노프를 사랑했다. 한때 음악을 들고 소년원 아이들을 가르쳤다. 음악은 어둠 속에서 더욱 깊게 번진다는 걸 아이들은 알아주었다. 그때부터 그늘진 곳을 찾아다녔다. 한방 의료봉사단에서 무의촌을 두루 다니며 같은 온도를 가진 사람들과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새벽 일터에서는 빵을 굽는다. 내 빵은, 수학과 음악과 그늘을 보듬는 마음이 늘 같이 반죽된다. 이 모든 길을 걸어오며 한 손에 늘 잡고 있었던 것은 책이다. 그토록 아름다운 종이가, 우레의 문장들이 지금의 나를 이끌었다. 나의 문장은 숨 쉬는 빵 속에, 수식 안에, 음악 안에, 내가 손잡는 그늘 아래 아름다운 흐름으로 있다. 2023년 봄날, 시와반시 제1회 에세이스트 신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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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의자가 없는 주방에서 빵의 날 재료를 모두 비운 상자를 깔고 앉아 쓴다. 오븐은 돌아가고... 흙 부엌 아궁이 앞에 먼 얼굴로 앉아 지난날을 하나씩 태우던 할머니처럼
나는 불 앞에 앉아 하이힐을 하나씩 불 속에 던졌다. 5cm, 7cm, 나는 자꾸 높아지고 싶었지. 높이는 무너지듯 불타고 오븐은 뜨겁다. 예쁘고 무거운 가죽가방을 질질 끌고 와 쑤셔 넣는다. 산 동물의 피부는 더 부드럽다는 말이 그제야 생각나서, 내가 어깨에 멘 것은 순한 동물의 비명이어서, 비었을 때조차 살을 짓누르도록 무거웠다는 사실이 이제야 생각나서 나는 가방을 불 속에 넣으며 내 부드러운 살을 불에 대어 보기도 했지. 오븐은 내 살 위에서 더 뜨겁다. 그러고 보니 빵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빼어버린 반지가 이젠 다시 들어가지 않는다. 굵어진 손마디가 반지를 거부한다. 반지가 불타면 반지에 새긴 약속들은 어떻게 되는 걸까. 약속을 불에 녹이는 연금술도 있을까. 알려면 해봐야 한다. 온도를 더 올려야 했기에 두꺼운 책들을 찢기 시작했다. 어려운 철학책일수록 불이 잘 붙으니 활활 훨훨 휘이 훠이 니체 선생, 맹자 선생 편히 쉬시오. 오븐은 다투듯 뜨겁다. 저렇게 뜨거운 운동장에 키가 1미터 조금 넘는 작은 아이가 서 있었다. 전교생이 줄을 맞추어 벌을 받을 때 화장실 가겠다는 한마디가 어려워서 오줌을 싼 아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불타는 운동장 한가운데 그 아이 주변만 밤처럼 젖었다. 운동장 네 모퉁이를 접어 그 오랜 비밀과 까만 부끄러움을 약 첩지 싸듯이 감싸 넣는다. 미안해. 젖은 기억은 잘 타지 않아요. 기저귀처럼, 썩는 데에도 오래 걸린다지만 오븐은 뜨겁다. 탈피한 제 껍질을 깔고 앉아 글을 쓰는 이는 누구일까. 이젠 깔고 앉은 상자마저 태워야 한다. 그래야 끝이다. 그래야 시작이다.
- 다비


세상의 아름다움 밖에 사는 곁가지들을 붙들고 나는 붉은 선 가장자리에서 움찔거리다 첫 장을 뒤집었다. 무단횡단! 길을 뒤집고 정해진 칸을 글자로 밟아 넘는 일은 일탈이었을까. 결국 칸을 단 하나도 채우지 않은 채 뒷장에 빼곡히 쓴 편지로만 한 권의 원고지를 다 쓰고 말았다.
나는 아직도 원고지를 뒤집어 편지를 쓴다. 담을 넘던 열세 살의 아이는 보내지 못할 편지들을 쓰다가 아직도 칸 밖에 산다. 어느 날엔 붉은 담장을 넘다 올려놓은 유리를 깨뜨리기도 하였지. 와장창 소리가 천둥 친 날에는 밤새 칸 밖을 서성여도 문장에서 유릿가루가 빛났다.
- 붉은 담장


그 녀석이 오고 나서 눈이 많이 내렸다. 눈 위에 또 눈이, 졸린 것처럼 이불처럼 자꾸만 덮었다. 태국에서는 보지 못했을 눈이 견딜 수 없이 쏟아지던 날 진탁이는 눈을 감았다. 세종의 화장장, 은하수 공원에는 별 무리를 뒤집어쓴 듯 눈이 쌓였다. 그곳에 눈이 별처럼 빛나는 아이 셋이 있었다. 처음 보는 눈을 만지며 얼어붙은 아버지의 땅에 자꾸자꾸 별을 떨구었다.
-당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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