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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9207509
· 쪽수 : 140쪽
· 출판일 : 2025-04-01
책 소개
목차
< 가족의 순간 >
이제는
계단에 무서운 얼굴이 있어요
장마가 오기 전 해야 할 일
동이와 리치
할머니의 시간이 사라져간다
할머니의 세계와 마주하기
미움의 치환
미움의 얼굴
할아버지와 벽난로
할아버지의 수첩
아빠의 수학책
할머니와 나의 시간, 하나
할머니와 나의 시간, 둘
새벽 다섯 시, 전화
장례식장
< 집의 순간 >
일 년 중 열 달은 내복을 입어
눈 오는 날
비뚤어진 타일 하나와 스뎅 욕조
엄마의 정원
냐옹의 아이들
< 나의 순간>
나의 방
새로운 나의 집
돈세탁하던 아이
크리넥스 티슈
태어난 날의 신문과 출생증명서
유치와 틀니, 그리고 새 와이셔츠
덕후의 기질
할머니의 재봉틀
이사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저자소개
책속에서
<계단에 무서운 얼굴이 있어요>
누군가를 몹시 미워하던 시간을 보낼 때 이 시간이 지나면 그 상대에게 이해의 여지가 개입될 거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미움이 점철되어 있었기에 미래의 시간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 하지만 시간은 흐른다. 좀 더 많은 것이 보이고 맹목적으로 편을 들던 아이는 그 너머를 바라본다.
<미움의 치환>
가끔 생각한다. 나는 할머니에 대한 미움과 애정이 적당해서 할머니를 아픈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어떤날은 소리를 지르는 할머니를 모르는 척하고 어떤 날은 다정히 손을 잡아주었다. 보기 싫어도 안볼 수 없었고 같이 지내려면 편안해야 했다. 할머니의 기분을 맞춰주는 것은 할머니를 돌보는 엄마가 편해지는 길이기도 했다. 적당한 미움은 적당한 애정으로 치환해서 썼다. 얌전해진 할머니는 그런 나의 애정을 좋아하셨다. 머리를 빗겨드리며 우리 할머니 너무 곱다고 이야기하면 소녀처럼 웃었다. 그런 수줍음이 많은 할머니는 내 기억 속에 없었는데, 수줍음 많고 다정한 할머니가 기억에 새겨졌다.
<아빠의 수학책>
아빠의 도전은 할아버지 수첩 속에 꽂혀 있던 주택복권이 생각난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바라게 되는 신기루 같은 기대. 희망이 절실했던 시절, 자존심을 지키고 가족을 돌보게 되는 결말을 바라는 아빠가 그려진다. 당시에 아빠의 마음은 보이지 않았다. 힘든 상황이 변하지 않으니 이해가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시간이 흘러서 이제는 각자의 삶을 살게 되고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생각한다. 누군가에게는 길을 잃고 헤매는 것으로 보이는 시간이 아빠 자신에게는 먼 길을 돌아 나오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