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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9244306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5-10-19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어쩌다 마주친 그대
차라리 나타나지 말지 그랬어
기왕에 나타났으면
메갈의 도리와 백만 원
시작은 했는데
그녀는 정말 이상해
주말 데이트
가족 이벤트
뜻밖의 사건
그녀의 선택
나의 찬스
계획대로 되고 있어
결혼식장에서
다시, 광화문에서
에필로그
작가의 말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의 작가로 살아온 6년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당탕 뛴 끝에 겨우 남자 화장실을 발견하고서 손잡이를 잡아 돌리려는데, 바로 그 순간 ‘턱’ 하고 자그마한 손이 내 어깨에 올라왔다. 흐어어억! 나는 놀라서 소리를 내질렀다.
“왜, 왜 이러세요, 진짜!”
내 뒤에 바짝 붙어 선 여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마스크로 다 가린 얼굴에 둥둥 떠 있던 동그란 눈이 갑자기 반달 모양이 되었다. 그 눈웃음에 내 공포는 더욱 극에 달했다.
웃어?
“야, 김승준. 오랜만이다?”
그 순간 미친, 검은 여자가 왼쪽 귀로 손을 가져가더니 자기 얼굴을 가리고 있던 마스크를 벗었다. 나는 ‘헉’ 하고 숨을 삼켰다.
그녀였다!
사 년 전 공항에서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했던 그녀. 내 연애 역사상 최대치의 치명적 상처와 잊을 수 없는 아픔을 안겨줬던 그녀.
내가 가장 사랑했던 여자, 사실상의 첫사랑.
그녀가 ‘메갈’이 되어 나타난 것이다.
_ 어쩌다 마주친 그대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랩을 하듯 빠르게 말했다.
“니가 그날 아침에 번호도 안 주고 가서 내가 너 찾느라고 진짜…. 그 보신각 집회 앞에서 얼쩡거리다가 경찰이랑 무서운 언니들한테 둘러싸여서 엄청….”
“용건만.”
“사귀자.”
“나 간다. 연락하지 마.”
그녀는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는 얼른 그녀의 팔을 살짝, 아주 살짝 붙잡았다. 또 화내면 무서우니까.
“알았어. 그럼 뭐 하나만 물어볼게. 제발!”
간절하게, 일부러 조금 큰 소리로 말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것이 부담스러웠는지 그녀가 결국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았다.
“빨리 말해. 또 이상한 소리 하면 갈 거야.”
나는 진지한 목소리로 준비했던 질문을 했다.
“메갈이란 무엇이고 한남이란 무엇이냐.”
“뭐?”
“니가 그것 때문에 우리가 못 만나는 거라며. 그러니까 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려고. 그거라도 말해주고 가. 미련 안 남게.”
_ 메갈의 도리와 백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