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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9385399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25-10-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이란_페르시아만 너머의 땅
시라즈: 슬리퍼 신고 시라즈까지
페르세폴리스: 페르시아의 영웅 시대
이슬람 문화: 이슬람 교파, 수니파 VS 시아파
2부 오만_신드바드의 고향, 바람과 돌의 나라
무스카트: 물과 협곡에서 찾은 여행자의 낙원
무산담: 돌고래 보러 갔다가 감옥 갈 뻔한 이야기
이슬람 문화: 아랍, 이슬람 그리고 중동
캠프 엿보기: 아잔 소리가 자장가로 들리기까지는
3부 아랍에미리트_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나라
아부다비: 빛과 모래의 도시
두바이: 사막, 상상력, 그리고 바다의 꿈
이슬람 문화: 이슬람교 창시자 ‘예언자 무함마드’
4부 이집트_나일강의 선물, 부활에 진심인 나라
카이로: 기원전 3,000년에 시작된 이집트 문명
룩소르: 이집트의 경주라 불리는 곳
아스완: 람세스 2세의 아부심벨 신전
이슬람 문화: 관용의 라마단 보내세요, ‘라마단 카림’
캠프 엿보기: 사막에서는 모두 만능 체육인으로 변신
5부 이스라엘_세 종교의 심장이 뛰는 곳
예루살렘: 성지로 가는 길, 살트에서 길을 묻다
마사다: 바람 속에 남은 마지막 목소리
이슬람 문화: 유대인과 아랍인의 조상은 같다
캠프 엿보기: 루와이스로그: 캠프 밖 소소한 행복들
6부 요르단_중동의 붉은 꽃
암만: 암만 찍고 사해까지
페트라: 나바테아인이 세운 장미의 도시
와디럼: 붉은 사막에서 백두인이 되다
이슬람 문화: 양고기와 돼지고기
7부 레바논_페허 속에서도 노래하는 나라
베이루트: 한때 중동의 파리였던 곳
비블로스: 지붕 없는 페니키아 박물관
이슬람 문화: 사막 생존 키트 - 오아시스의 세 가지 요소
캠프 엿보기: 퇴근 후엔 주변 맛집, Bar로 고고씽!
8부 튀르키예_이곳은 유럽인가, 아시아인가?
에페수스: 튀르키예 속 작은 로마
파묵칼레: 하얀 언덕 위의 온천
이스탄불: 동서양이 만나는 길목
이슬람 문화: 같은 단어, 다른 의미, 이맘
캠프 엿보기: 파키스탄에서 온 이발사 ‘리즈완’
참고 문헌
사진 출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오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징은 단연 신드바드다. <아라비안나이트> 속 모험가의 고향이 바로 오만이다. 동아프리카와 인도를 잇는 바닷길 요지에 자리한 오만, 중동 국가임에도 해양 문화권으로 해양 중계 무역으로 번성했다. 그래서 이 땅은 자연스럽게 신드바드의 전설이 태어난 무대가 되었다. 신드바드는 도우라 불리는 전통 목선을 타고 인도양을 누비던 오만 선원의 화신이었다. 전설이 아니라, 바다와 더불어 살아온 오마니의 삶 자체가 곧 신드바드의 이야기였던 셈이다.
이 모험담은 허구를 넘어 실제 역사 속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신드바드의 배경이 된 곳은 이슬람 아바스 왕조가 번영하던 8~9세기 바그다드와 인도양 해역이었다. 이름 속에도 당시 항해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신드는 지금의 파키스탄 신드 지방을, 바드는 바람을 뜻한다. 즉 신드바드는 ‘신드 지방에서 불어온 바람의 사람’이라는 의미다. <아라비안나이트> 속 일곱 번의 항해는 피상적인 모험담이 아니라 상상 속 영웅의 여정이자 실제 인도양을 누빈 항해자들의 경험과 해양사의 기억을 응축한 이야기였다.
아랍, 이슬람, 중동은 단순히 겹치는 개념이 아니다. 이들은 언어, 종교, 지리, 역사라는 네 개 축 위에서 교차하며, 복잡하고 입체적인 정체성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복합성 때문에 외부인인 우리는 종종 개념의 경계를 혼동하곤 한다. 더욱이 ‘중동’이라는 명칭 자체가 서구의 인위적 구분에서 비롯되었듯 현대의 중동 국가들 또한 오스만 제국의 해체 이후 서구 열강의 이해관계 속에서 인위적으로 세워졌다. 이 과정에서 역사적, 민족적 맥락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기에 오늘날 이 지역은 정치적 불안과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따라서 중동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겉으로 드러난 지리적 구분에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 제국주의적 역사와 문화적 맥락까지 함께 살펴야 하며 이슬람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첫걸음은 바로 이러한 역사와 문화를 인식하고, 낯선 문화를 같음이 아닌 ‘다름’의 시선으로 받아들이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처음 들으면 평범한 한식당 같지만, 옥류관은 북한에서 외국인과 고위층 인사를 접대하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해외에 있는 북한 식당들은 단순한 영업장이 아니다. 체제 이미지를 관리하고 외화를 벌어들이는 일종의 문화 외교의 거점이자, 때로는 외교관과 정보기관 뒤에서 관리하는 정치적 창구 역할을 하기도 한다. 북한은 이런 방식을 통해 체제를 홍보하고 충성 자금을 확보하며 해외 네트워크를 넓혀 왔다. 그런 장소가 아부다비에 분점을 냈다는 것은 북한식 ‘문화 외교’가 이곳까지 스며들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
“그럼 대동강으로 주시라요~.”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맥주는 다 거기서 거기”라고 했던 사람들이 순간 민망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 속에서 잠시나마 경계가 사라졌다. 마치 남북의 장벽이 허물어진 듯, 여느 평범한 한국 식당에 앉아 있는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맥주 한 잔에 허물어진 경계는 얼마나 오래갈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남북의 장벽이 사라진 듯했지만, 문을 나서는 순간 현실은 다시 차갑게 벽처럼 세워질 것이다. 그때 이런 생각이 스쳤다. 분단이라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 만들어 낸 허상일지도 모른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