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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키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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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간들
파스칼 키냐르 | 문학과지성사
17,100원 | 20250915 | 9788932044385
“바다는, 만일 신의 음악이라는 것이 있다면, 신의 음악이다.” 철학과 시의 향기가 깃든 유려한 문장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파스칼 키냐르는 반드시 주목해야 할 인물이다. 그는 동시대 문학의 살아 있는 고전이자, 진정한 거장이다. 『아르 드 비브르』 “동시대 문학의 살아 있는 고전이자, 진정한 거장”으로 손꼽히며, “키냐르가 곧 장르”라고 할 만큼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한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1948~ )의 『행복한 시간들Les Heures heureuses』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키냐르는 2001년 『은밀한 생』을 시작으로 25년 동안 한국에서 21권의 작품이 출간될 만큼 한국의 문학 독자들에게 이미 인정받은 작가이다. 그의 작품 세계는 크게 철학적 에세이(라고 익숙한 분류체계에 넣을 수 있지만 장르를 정확히 명명하기는 어렵다)와 소설로 나뉘는데, 『행복한 시간들』은 키냐르가 ‘몇 권이 될지 모르나 죽을 때까지 계속 쓰겠다’는 철학적 에세이 ‘마지막 왕국’ 시리즈의 12권이다. 작가 자신의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의 주제는 회귀하는 자연에 대한 행복(기쁨)이다. 끔찍한 인류의 역사가 선조적線條的으로 진행되는 데 반해, 계절과 시간들heures은 항성의 회전처럼 시간temps에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에마뉘엘 베른하임과 ‘나’의 지속적이고 변함없는 행복한 우정도 주요 테마 중 하나이다. 키냐르는 오랜 시간 이야기, 신화, 회상, 과거의 메아리, 가설로 구성된 매혹적인 자료를 끝없이 엮어왔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 어떤 때보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이 기록되었으며, 키냐르 문학의 정수가 응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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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수업
파스칼 키냐르 | 안온북스
14,400원 | 20250226 | 9791192638560
잃어버린 목소리를 소리쳐 부르는 악곡, 혹은 불가능해진 목소리를 기획하는 악곡 다양한 예술을 소재로 새로운 사고를 열어온 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밑그림이 되는 작품 《음악 수업》이 최초로 국내에 소개된다. 작가의 ‘음악과 글’에 대한 개괄적 생각과 지향점(존재의 변환을 이루는 재-탄생re-naissance, 즉 ‘제2의 출생’)이 잘 나타나 있는 이 책은 한국 독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은 키냐르의 《세상의 모든 아침》(1991)과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2017)의 기원이 되는 작품으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키냐르의 글은 음악이라는 영혼의 몸체에 닿기 위한 다각적 모색으로, 때로는 논리를 따르는 예술론으로, 때로는 각종 신화와 문헌에서 가져온 조합형 소설로, 때로는 충만한 감성을 담은 시적 문장으로 변환되는 종합 예술이다. 이 책에서는 마랭 마레라는 음악가가 변성을 겪으며 성가대에서 쫓겨난 후 몸으로는 불가능한 고음으로의 변환을 비올을 사용하여 이룰 뿐 아니라, 연주 기량을 극도로 벼려서 인간 목소리의 한계마저 넘어서는 과정과 마케도니아의 청년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리스 비극이 담고 있는 극적 전환과 탈태를 통해 새로운 삶, 제2의 출생을 깨닫는 과정, 그리고 중국 고대의 연주자 백아가 스승 성련으로부터 받는 음악 수업이라는 세 가지 에피소드를 철학적 에세이와 설화의 형식을 빌려서 이어나간다. 마레가 변성이라는 ‘빼앗김/좌절’을 딛고 연주의 기량을 통해 목소리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 백아가 전수 불가능한 음악을 찾아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연주가로 거듭나는 것. 이들의 스승은 과연 어떤 수업을 남겼을까. 모든 예술이 그렇든 이것은 배워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다. 마레를 차갑게 내쳤던 생트콜롱브도 대자연으로 떠나버린 성련도 이 훌륭한 제자들을 위해 한 일은 깨우침의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 스스로 (대가로) 태어나게 하는 것뿐이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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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바다
파스칼 키냐르 | 을유문화사
18,000원 | 20240625 | 9788932461427
『세상의 모든 아침』과 『음악 혐오』를 한데 모은 듯한, 파스칼 키냐르 소설 세계의 총화 『세상의 모든 아침』이나 『로마의 테라스』처럼 파스칼 키냐르가 쓴 시대극은 잠잠히 잦아든 영혼들로 채워져 있다. 그들은 불타 버린 들판에 새로 난 싹들 같다. 극적인 사건들이 몸과 마음을 다 태운 뒤에 그 자리에 새로 피어난 영혼들은 식물처럼 고요하고 그 풀을 먹고 사는 초식 동물처럼 예민하다. 이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언어보다 자연과 감각에서 오는 자극에 더 민감한 사람들이다. 말이 아닌 소리를 더 사랑하고 글이 아닌 이미지를 더 깊이 받아들이는 인물들. 다른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세상의 중심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사람들. 이들이 키냐르 소설 세계의 주축을 이룬다. 『사랑 바다』가 키냐르 소설 세계의 총화인 이유 중 하나는 이러한 주축들을 반복해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17세기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 속에는 작가가 기존에 창조 혹은 재창조했던 인물들이 다시금 등장한다. 바로 『세상의 모든 아침』의 주인공 생트 콜롱브와 『로마의 테라스』의 주인공 조프루아 몸므다. 『사랑 바다』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랑베르 하튼은 이들로부터 이어지는 기존의 키냐르적 인물관을 계승한다. 그들은 권력과 불화하며 고독 속에서 자신의 예술을 끝없이 이어 나간다. 류트가 세상에서 사라져 가는 현실을 한탄하며 잠도 자지 않고 서른여섯 시간 동안 류트 즉흥 연주를 펼치는 늙은 명인들. 생을 마감하기 전에 자신이 작곡한 모든 악보를 불태우는 작곡가. 그들은 음악이며 죽음이다. 그러나 『사랑 바다』에는 그와 대조되는 존재들도 등장한다. 육체성을 사랑하고 세상을 감각하기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흥미롭게도 이 계열을 대표하는 인물 두 명 중 한 명은 세상에 등을 돌린 작곡가 생트 콜롱브의 여성 제자 튈린이며, 나머지 한 명은 마찬가지로 세상을 등진 판화가 조프루아 몸므의 아내 마리다. 세상과 불화하는 두 남성과 이어진 이 두 여성은 육체와 정신 모두 강렬한 에너지로 채워져 있다. 수수께끼 같은 불행 속에서도 자기 삶을 온전히 소유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튈린과 마리를 사랑하게 된 남자들은 그들의 사랑이 어떻게 계속 샘솟을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이들은 사랑이며 바다다. 특히 음악가로서 예술과 소멸의 세계에 가까이 다가간 튈린은 키냐르의 ‘고독한 예술가’ 캐릭터와 ‘욕망하는’ 캐릭터가 한데 합쳐진 초유의 인물이다. 다시 말해 그녀는 키냐르의 소설 세계 전체를 한 몸에 체현한 자다. 그런가 하면 튈린과 닮은 남성 인물도 있다. 실존하는 작곡가인 야콥 프로베르거는 자신의 욕망을 열렬히 탐닉한다. 그런데 그의 제자인 여성 지빌라 공녀는 누구보다 금욕적인 삶을 산다. 기존의 키냐르풍 예술가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프로베르거와 지빌라’는 ‘생트 콜롱브와 튈린’과 정확히 반대로 전개되는 ‘거울 선율’이다. 서로를 비추는 이 거울 선율들은 바로크 푸가 음악처럼 아름다운 대조를 이룬다. 이 대조 속에서는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며, 그 두 이미지는 하나의 형언할 수 없는 실체를 비추는 서로 다른 상일 뿐이다. 따라서 『사랑 바다』를 쓴 키냐르는 욕망하기와 욕망하지 않기의 구별을 지운다. 『사랑 바다』를 쓴 키냐르는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라거나 도피하지 말고 욕망하라는 단순한 메시지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도피와 욕망이 수레바퀴처럼 돌아가는 세계 자체를 조망하기에 이르렀다. 죽음은 정해져 있고, 생의 정답은 어디에도 없으며, 다들 타고난 운명을 받아 든 뒤 그 길을 따라 최선을 다할 뿐이다. 17세기 예술가들의 기구한 삶을 통해 바라보는 이 덧없고도 아름다운 세계에 관한 소설 이 모든 과정을 담은 『사랑 바다』의 구조 자체도 탄생과 죽음을 재현하고 있다. 처음에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누가 누구인지 제대로 확인조차 할 수 없는데, 이는 의도적인 연출이다. 소설이 시작할 때, 이들은 마치 막 태어난 아이와 같다. 그들에 관한 정보가 조금씩 추가되며 각각의 캐릭터-인격을 구축해 나가고, 그렇게 그들을 둘러싼 삶의 윤곽을 대략 이해하게 될 때쯤 죽음이 다가온다. 소설 속 여러 인물의 죽음은 다른 방식으로 변주되면서 영원히 이어지는 음악 같다. 물론 삶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죽음과 삶이 서로를 마주 보며 끝없이 빚어 가는 이 이중주는 오래된 수수께끼처럼 아름답다. 이 불변하는 아름다움이야말로 키냐르가 평생 탐구해 왔던 주제가 아닐까. 이전 어느 때보다 도피하기와 열망하기의 균형을 완벽히 맞춘 『사랑 바다』는 그 열정적인 탐구 활동이 다다른 작은 경지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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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인 밤
파스칼 키냐르 | 난다
25,200원 | 20240513 | 9791191859843
“내가 수태되었던 밤, 나는 거기 없었다. 당신보다 앞서 있는 날을 목도할 수는 없는 일이다.” 파스칼 키냐르를 사로잡은 매혹, 황홀경을 일으키는 아득한 밤의 그림들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는 2007년 ‘성적인 밤’이라는 제목의 책 한 권을 내놓는다. 가로가 긴, 양장본의 두꺼운 책을 채운 검은 빛깔의 종이 위로는 마치 어둠 속 유령처럼 수많은 그림들이 나타난다. 거의 200개에 달하는 도판은 미켈란젤로, 코레조, 루벤스, 렘브란트, 마그리트, 피카소, 호퍼 등 위대한 서양화가들의 작품부터 신윤복, 우타마로, 석도 등 동양 대가들의 작품까지 동서를 가로지르고 고금을 관통한다. 화법도, 시대도 다른 이 그림들을 묶어주는 것은 에로티시즘이라는 테마. 키냐르는 하나의 장마다 유사한 모티프로 묶이는 그림을 배치하고 다섯 쪽이 넘지 않는 짧은 단상들을 때로는 그림 곁에서, 때로는 그림으로부터 벗어나며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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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글자로 불리는 사람
파스칼 키냐르 | 문학과지성사
15,300원 | 20230717 | 9788932041599
“세상 도처에서 평안을 찾았으나 어디서도 찾지 못했다.책을 들고 구석진 곳이 아니라면 말이다” 도둑(책을 읽는 사람)과 도둑질(책 읽기)에 관한, 혹은 거듭re-태어나기naissance에 관한 키냐르의 문학론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글쓰기로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의 『세 글자로 불리는 사람L’Homme aux trois lettres』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세 글자로 불리는 사람’은 로마인들이 도둑fur을 지칭할 때 에둘러 사용하던 표현이다. 키냐르는 이 표현을 훔쳐 ‘독자’를 지칭하는 데 사용한다. 우리는 스스로를 만들어내는 창조자가 아니라 타인을 통해 만들어지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키냐르에게 선재先在하는 세계를 훔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학 작품도 선행하는 것을 계승한다. 독서라는 소리 없는 절도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은 다른 정체성과 합병된다. 영혼이 ‘책의 하얀 두 지면’의 틈새로 파고들어 새로운 세계에 이르게 된다. 독자 저마다의 거듭-태어남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존재의 사건은 어떻게 가능한가? 책을 펼침으로써. 책 안에 거주함으로써. 책을 읽음으로써. 키냐르에게 앞으로 충분히 시간이 주어진다면 15권 내지 16권이 될 연작 기획물 ‘마지막 왕국’ 시리즈는 2002년부터 시작되어 2020년에 제11권에 이르렀다. 각 권은 우주를 바라보는 각기 다른 창窓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8권 『은밀한 생』은 ‘사랑’으로, 제9권 『죽도록 사고하다』는 ‘사고思考’로, 제10권 『잉골슈타트의 아이』는 ‘회화繪畫’로 열린 창이다. 제11권인 이 책은 ‘문학’을 향해 활짝 열린 창이다. 요컨대 문학론이다. 그러나 저자의 입장에서 글쓰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독자’와 ‘글 읽기’에 대한 담론이다. 문학 연속체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한 문학 자체이다. 이따금 숨이 멎도록 아름다운 문장들을 만나게 되는 산문시 같은 철학적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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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
파스칼 키냐르 | 을유문화사
16,200원 | 20230225 | 9788932474854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은 그간 자신만의 독보적인 문학 세계를 창조해 온 키냐르가 펼치는 문학론이다. “사색적 수사학”이라는 원제를 단 이번 책은 키냐르가 본격적으로 ‘문학이란 무엇인지’ 혹은 ‘문학적인 글쓰기’에 대해 사색하는 책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번 작품 역시 키냐르답다. 독자에게 쉽게 길을 내어 주기는커녕, 독자를 점점 더 안갯속으로 이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불빛이 거기 있다.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에서 저자는 역사 속 잊힌 인물, 잊힌 언어, 잊힌 전통의 기원을 탐색한다. 이렇듯 ‘잊힘으로써’ 문학에 가해진 폭력은 키냐르의 글쓰기로 조용한 회복의 시간을 맞이한다. 잊힌 전통을 되새김으로써 문학을 이야기하다 『파스칼 키냐르의 수사학』은 그간 자신만의 독보적인 문학 세계를 창조해 온 키냐르가 펼치는 문학론이다. 경계 없는 글쓰기를 해 온 저자는 여러 작품을 통해, 때로는 소설 속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때로는 자신만의 목소리로 말과 언어에 대해, 글쓰기에 대해 독창적인 사고를 전개한 바 있다. “사색적 수사학”이라는 원제를 단 이번 책은 키냐르가 본격적으로 ‘문학이란 무엇인지’ 혹은 ‘문학적인 글쓰기’에 대해 사색하는 책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번 책 역시 키냐르답다. 독자에게 쉽게 길을 내어 주기는커녕, 독자를 점점 더 안갯속으로 이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불빛이 거기 있다. 키냐르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세상에는 안내가 없으니 언어의 부재하는 별을 단호히 따라가야 한다”고. 이 책에서 키냐르는 철학자의 글쓰기와 작가의 글쓰기로 나뉘기 시작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현자들이 남긴 글들을 재해석하며, 철학자의 글쓰기에 경도된 서구 문명이 놓치고 있는 감수성의 세계를 재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논리와 논증에 기반한 철학적인 글쓰기를 단호하게 반박하는 동시에 이미지에 기반한 문학적 글쓰기를 예찬한다. 고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엄청난 독서 이력이 녹아 있는 이번 책에서 키냐르는 역사 속 잊힌 인물, 잊힌 언어, 잊힌 전통의 기원을 탐색한다. 이렇듯 ‘잊힘으로써’ 문학에 가해진 폭력은 키냐르의 글쓰기로 조용한 회복의 시간을 맞이한다. 이미지는 곧 생명, 이미지 없는 문학은 검에 낀 녹에 불과할 뿐 키냐르는 역사의 먼지 더미 아래 부당하게 묻힌 여러 인물을 건져 올린다. 백과사전 속 “공허하고 어리석은 주장을 펼친 수사학자”로 명시된 1세기 로마의 수사학자 마르쿠스 코르넬리우스 프론토는 저자에 의해 새롭게 조명된다. 키냐르에 따르면 프론토는 철학에 의연히 맞서 온 문학 전통이 존재했음을 증언한 최초의 인물이며, 고대 로마의 사상가들 가운데 “가장 독창적이고 가장 심오한” 인물이었다. 그는 다름 아닌, 『명상록』의 저자로도 유명한 2세기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수사학 스승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명상록』은 과연 어떤 책인가. 이 역시 키냐르에 따르면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고 사색적이며 연상적인 이미지의 모음집”이다. 생명과 이미지가 연결되는 까닭은 이미지들에 지배당하는 눈의 운동과 발기가 우리의 운명이기 때문이다. “이미지들을 제시하는 언어가 발기한 가운데 흥분을 유발하고 활기를 띠고 커져서 배가되는 환각적인 이미지들의 몽환적이고 확실한 진전이 없다면 소설은 없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키냐르가 철학적 글쓰기를 비판하는 걸 넘어 거부하는 까닭은 철학자의 글쓰기에는 “기대 너머에서 불현듯 등장해서 독자나 청중을 후려치는” “예상 밖의, 뜻밖의 낱말”이 없기 때문이다. 문학은 자고로 듣는 이를 ‘설득’이 아닌 ‘열광’으로 이끌어야 하며, 위대한 시인이나 산문 작가가 몰아지경의 말을 찾는 것 역시 이 때문이라는 게 키냐르의 설명이다. 또한 철학은 기본 수사학의 한 지류일 뿐인데도 철학자들의 담론은 기를 쓰고 이미지들을 멀리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프론토의 말 혹은 이미지를 빌려 철학은 “검에 낀 녹”에 불과하며 “언어와의 전투에서 매일매일 검의 녹을 벗겨 눈부시게 반짝이도록 닦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키냐르 글쓰기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는 책 이 책에는 프론토에 대한 글 외에도 다섯 개의 글이 더 실려 있다. 이들은 모두 ‘소론’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며 ‘소론’이라는 이 독특한 글쓰기는 파스칼 키냐르를 특징짓는 파편적 형태의 글쓰기다. 자신의 『소론집』에 대해 쓴 소론(‘『소론집』에 관한 미세한 소론’)에서는 자기 자신을 특징짓는 이러한 글쓰기를 “나의 집”, “나의 이름”이라고 부르며 특별한 지위를 부여한다. 비록 그것이 유행에 뒤지고 고독할지언정, 나를 규정하는 제2의 자아라는 선언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만큼 이 작품은 키냐르 글쓰기의 정수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며, 키냐르식 글쓰기의 근원, 더 나아가 문학적 글쓰기의 시작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 같은 책이다. 우리는 언어에 기댄 삶을 산다. 그만큼 언어가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생각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소통이 불가능한 상황은 발생하기 마련이고, 오해와 불신의 씨앗이 발아하기도 한다. 우리를 구성하는 언어란 무엇인가. 문학을 이루는 언어란 무엇인가. 언어와 말, 글쓰기에 대한 사색의 끈을 놓지 않는 키냐르의 이번 책은 미로 같은 말들 속을 헤매는 독자에게 하나의 “부재하는 별”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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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낮의 행복
파스칼 키냐르 | 문학과지성사
12,600원 | 20211119 | 9788932039176
Carpe Diem카르페 디엠 “어둠이 내리기 전에 네 몫의 햇빛을 뜯도록 하라” 공쿠르상 수상 작가, 『은밀한 생』의 작가 파스칼 키냐르 그가 전하는 ‘카르페 디엠’에 대한 성찰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글쓰기로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하룻낮의 행복Une Journée de Bonheur』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Carpe Diem’에 관한 파스칼 키냐르의 성찰을 담고 있다. 이 라틴어 문장의 의미는 흔히 ‘이날을 베어라/따라’ 혹은 ‘오늘을/현재를 즐겨라’로 알려져 있다. 고대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가 한 이 말은 끊임없이 회자되다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Dead Poets Society」를 계기로 급속하게 퍼졌고,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의 뇌리에 뿌리를 내렸다. 그런데 키냐르가 새삼 진지하게 질문한다. “왜 이날을 따려고 하는지요? 지나가는 순간을 더 충실하게 사는 것이 잇따르는 시간들 내부에서 그 순간을 잡아채기보다 낫지 않을까요?”(12쪽) 키냐르는 이 문장의 정확한 의미를 찾기 위해 꽃을 따는 행위에서 시작해 일본의 전통 꽃꽂이 방식인 이케바나, 단어의 기원, 각종 신화와 예술 작품, 주기도문을 넘나들며 사유의 여정을 이어간다. 이 사유의 종착역은 ‘하루의 빛diem을 뜯도록 하라’이다. 키냐르는 ‘하룻낮diem을 베기’보다는, 혹은 ‘다음 날이 없는 듯이 시간의 흐름에서 이날을 잡아채기’보다는, ‘낮의 매 순간을 조금씩 풀을 뜯듯이 천천히 뜯고 잘게 빻아 씹어라’라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곧 ‘하룻낮의 행복’이므로.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오늘을 잡아채라! 우리가 믿을 수 있는 ‘내일’은 없다!_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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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
파스칼 키냐르 | 프란츠
17,800원 | 20190705 | 9791195949984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 국내에서 소개된 파스칼 키냐르의 작품 중 희곡 형식으로 쓰인 첫 작품이다. 내레이터와 사제 시미언, 그리고 딸 로즈먼드가 최소한의 소도구만 놓인 널찍한 무대에서 고요하고 느리게 움직이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부름’이라는 행위로 연결되어있다. 키냐르가 19세기의 사제 시미언을 불러냈듯이, 노 사제는 오래전 죽은 아내를 목 놓아 부른다. 이른바 이중의 초혼극이, 섬세하게 직조된 아름다운 언어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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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혐오 (공쿠르상 수상 작가 파스칼 키냐르가 말하는 음악의 시원과 본질)
파스칼 키냐르 | 프란츠
17,800원 | 20170629 | 9791195949946
음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밀한 고백! 파스칼 키냐르가 음악의 시원과 본질을 탐색한 『음악 혐오』. 대대로 음악가를 배출한 집안에서 자랐고 그 자신 역시 뛰어난 첼리스트이자 작곡가로도 활동했으며 문학, 역사, 철학, 신화, 예술 등을 폭넓게 넘나들며 고유한 문학적 영토를 일구어 온 저자는 이 작품에서 최초로 소리가 발현된 곳으로 거슬러 올라감으로써 음악의 원형을 제시한다. 하지만 그 원형이 어떤 신비적이고 이상화된 모습으로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눈물, 탄식, 고통, 공포, 경악, 회한, 피 냄새, 죽음 같은 어둡고 폭력적인 것과 강박적으로 엮여 있다. 이는, 음악을 듣기 좋은 음을 배합하는 기술로 간주하는 우리의 일상적 관점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게 만든다. '음악 혐오'라는 표현을 통해 음악을 그 무엇보다 사랑했던 이에게 그것이 얼마나 증오스러운 것이 될 수 있는지를 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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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테스
파스칼 키냐르 | 문학과지성사
12,600원 | 20170727 | 9788932030289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글쓰기로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현대 프랑스 문학사의 거목이자 공쿠르 상 수상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부테스』. 끊임없이 음악과 언어의 본질을 탐구하는 키냐르에게 이 책은는 매우 중요한 책이다. 음악가 집안 출신으로서 오르간 연주자의 소명을 저버리고 작가의 길을 걸어온 키냐르는 노년에 이르러 마음의 빚을 청산하고자 이 책을 썼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이 음악에 관한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되리라는 단언도 서슴지 않았다. 책을 쓸 때 신화나 역사에서 과소평가되었거나 망각된 인물을 끌어내 조명해온 키냐르는 이번에도 지혜로운 오디세우스나 효율적인 오르페우스가 아닌 무모한 ‘부테스’를 선택했다. 그를 통해 ‘물로 뛰어드는 욕망’의 뿌리를 살피고 파멸의 음악을 옹호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 둘의 관계에서 음악의 본질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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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들
파스칼 키냐르 | 문학과지성사
13,500원 | 20190308 | 9788932035246
842년 2월14일 금요일, 아침 끝자락, 추위 속에서 그들의 입술 위로 기이한 안개가 피어오른다. 이 안개를 프랑스어라 부른다. 니타르는 최초로 프랑스어를 문자로 기록한다. 공쿠르상 수상 작가, 『은밀한 생』의 작가 파스칼 키냐르 그가 언어의 붓으로 그려낸 ‘옛날’에 대한 현장 스케치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글쓰기로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현대 프랑스 문학사의 거목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 『눈물들Les Larmes』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신화나 역사에서 과소평가되었거나 망각된 인물을 끌어내 조명해온 키냐르는 (『세상의 모든 아침』의 생트 콜롱브와 『부테스』의 부테스가 그러했듯) 이번에도 프랑크 왕국의 역사가 니타르와 사료에 단 한 줄로 남은 그의 형제(아르트니)를 소환하여 뼈대를 삼고, 역사 ? 신화 ? 전설 ? 꿈을 시처럼 수놓아 태피스트리를 만드는 장기를 다시 한번 발휘한다. 키냐르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옛날’로 수렴되는 ‘옛날’에 대한 담론이다. 빅뱅 이론을 신봉하는 키냐르의 ‘옛날’은 우주의 시초인 빅뱅, 즉 원초적 분출로, 우리가 부재했던, 사람으로 치면 수태 이전의 세계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볼 수 없었으며 앞으로도 볼 수 없는, 우리 자신이 결여된 이 세계는 우리에게 끊임없는 그리움의 대상이다. 키냐르는 작품 속에서 독서, 글쓰기, 음악, 회화, 춤, 자연의 관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런 옛날에 접속하고자 했다. 역사상 첫 프랑스어 문서인 스트라스부르 조약을 기록한 니타르와 그의 쌍둥이 형 아르트니, 그리고 그들의 주변인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소설 『눈물들』은 언어(프랑스어)를 사람처럼 하나의 주인공으로 삼아, 키냐르가 평생 천착했던 주제인 옛날을 묘사한다. 하나의 언어가 탄생하는 빅뱅의 순간으로부터 키냐르의 ‘옛날’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이전의 다른 ‘옛날’에 대한 접속과 약간의 변별성을 지니는데, ‘옛날’에 대해 기술하는 대신 언어의 붓으로 ‘옛날’을 생생하게 그리며 원초적 분출(빅뱅)의 현장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런데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현장에서 그려내는 것은 어떻게 다른가? 하나가 부재하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라면 다른 하나는 현장에서 느끼는 기쁨이다. 작가가 이 작품을 ‘기쁨이 가득한 책’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방대한 역사적 · 신화적 인물과 사건이 등장하여 짧지만 풍성한 이 소설은 여느 키냐르의 작품과 같이 문장과 문장, 지식과 상상력 사이의 여백에서 독자의 숨겨진 감성과 상상력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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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atred of Music
파스칼 키냐르 | Yale University Press
104,310원 | 20160322 | 9780300211382
음악은 아름다운 것인가, 저주스러운 것인가? 공쿠르상 수상 작가 파스칼 키냐르가 말하는 음악의 시원과 본질 『음악 혐오』는 문학, 역사, 철학, 신화, 예술 등을 폭넓게 넘나들며 고유한 문학적 영토를 일구어 온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1948∼ )가 음악의 시원과 본질을 탐색한 작품이다. 음악에 대한 전면적인 거부처럼 들리는 이 책의 제목은 보는 이에게 본능적인 당혹감을 준다. 그는 대대로 음악가를 배출한 집안에서 자랐고 그 자신 역시 뛰어난 첼리스트이자 작곡가로도 활동했다. 게다가 이보다 5년 앞서 발표하여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은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는 바로크 음악의 아름다움을 선보였던 그이기에 의문은 더 커진다. 키냐르의 음악 증오는 그가 줄곧 보여 준, 뿌리 뽑힌 현재에 대한 근본주의적 부정의 맥락 안에서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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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아침
파스칼 키냐르 | 문학과지성사
12,600원 | 20130827 | 9788932024417
진정한 예술가의 길과 사랑, 삶과 죽음! 프랑스의 국민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 영광을 뒤로한 채 음악에 운명을 맡긴 비올라 다 감바의 거장 생트 콜롱브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저자가 1996년 투병 후 작품세계에 큰 변화를 겪기 이전인 1991년에 출간한 작품으로 저자의 문학인생 한가운데 위치하며 프랑스의 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역사 속에 묻혀 있던 17세기의 생트 콜롱브를 끌어내 세속적인 영광을 거부한 한 음악가의 예술혼을 그려냈다. 영광이 어떤 것인지 알면서도 굳이 음지를 택했던 생트 콜롱브. 주옥같은 음악들을 작곡했지만, 그것들을 출판하지 않고 은밀히 혼자서만 간직했던 그에 대해 전해지는 아주 적은 정보에 상상력을 덧입혀 아내의 죽음과 콜롱브의 변치 않는 사랑, 음악을 상실하면서 느끼는 공포, 왕실의 부름을 거부하는 음악가의 자존심과 긍지 등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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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연들 (마지막 왕국 3)
파스칼 키냐르 | 문학과지성사
13,500원 | 20101229 | 9788932021782
뿌리 없이 표류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성찰! 2002년 공쿠르 상 수상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마지막 왕국」 시리즈 세 번째 『심연들』. 뿌리 없이 표류하는 현대 사회에 대한 은밀하면서도 폭로적인 계시를 담고 있는 책이다. 작가는 표준화, 세계화, 획일화된 집단 모델을 강요하는 오늘날의 사회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다. 역사보다는 선사를, 철학보다는 과학을, 신앙보다는 무신론이나 샤먼을, 집단 사회보다는 개인적 내밀을, 애국주의보다는 무국적주의를 선호한다. 소설과 철학 에세이, 시와 산문을 넘나드는 탈장르적인 그의 작품은 이러한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파스칼 키냐르는 전통적인 장르를 파괴하고, 라틴어를 비롯한 9개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독창적인 담론을 통해 삶의 근원을 집요하게 탐색한다. 앞으로도 계속될 「마지막 왕국」 시리즈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사유, 시간과 존재의 기원에 대한 탐구, 현대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사색을 보여준다. 특히 『심연들』은 시간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뿌리 없이 표류하는 오늘날의 현실을 성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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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결속
파스칼 키냐르 | 문학과지성사
12,600원 | 20150530 | 9788932027487
“둘 사이에 흐르는 감정은 사랑이 아니었다. 일종의 자동적인 용서도 아니었다. 그것은 신비한 결속이었다.” 프랑스의 국민작가, 작가들의 작가로 불리는 파스칼 키냐르의 장편소설 『신비한 결속』. 일체의 사회적 자아를 벗어던지고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궤적을 그린 저자의 소설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자신이 쓴 작품 가운데 가장 애착을 느끼는 소설이라고 밝히기도 한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의 그, 그리고 그가 갈망한 그의 모습을 오롯이 담고 있다. 키냐르와 그의 누나 마리안은 매년 여름이면 상스에 있는 욘 강변의 집에서 함께 지내는데, 키냐르는 둘 사이에 흐르는 감정을 ‘신비한 결속’이라고 명명하고 2010년 여름 내내 누나와 함께 지내며 이 작품을 집필했다. 둘 사이에 흐르는 신비한 결속감은 소설 속의 남매, 클레르와 폴의 관계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어머니의 부재로 특별한 결속감을 형성하게 되고, 단 둘이 지내는 남매의 모습이 바로 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인 것이다. 마흔여섯의 번역가 클레르. 어느 날 그녀는 세계 각지를 누비던 여행을 그만두고, 번역에서도 손을 떼고, 베르사유의 고급 빌라를 매각한 뒤 고향인 바닷가 마을 라클라르테로 내려온다. 그곳에는 평생의 연인, 어린 시절 함께 자랐으나 이제는 다른 사람의 남편이 된 시몽이 있다. 클레르는 고향에서 농가를 빌려 살며 시몽과 밀회를 즐기지만 시몽은 가정을 버리지도, 클레르를 잊지도 못해 괴로워한다. 시몽을 떠나보낸 클레르는 상실감에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그 이후 남동생 폴이 내려와 작은 농가에 자리 잡게 된다. 클레르는 세상 모든 것을 놔버린 채, 오로지 자신의 내면만을 들여다본다. 온종일 걸어 다니고, 늘 밖에 살며 오로지 걸으며 자연 속에서 그만 바라보고 훔쳐본다. 그리고 그‘곳’으로 녹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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