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
허버트 조지 웰스 | 새움
9,900원 | 20250920 | 9791170801023
서기 802,701년,
‘엘로이’와 ‘몰록’이 지배하는
인류의 미래
서기 802,701년, ‘엘로이’와 ‘몰록’이 지배하는 인류의 미래
“나는 숨을 들이마시고, 이를 악물고, 양손으로 타임머신의 시동 레버를 움켜쥐고,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출발했소”
130여 년 전인 1895년, 웰스는 〈타임머신〉에서 이처럼 미래로 떠나는 ‘시간여행’의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오늘날 수많은 SF 작가와 공상과학 영화들은 그에게 많은 빚을 졌다. 그가 쏘아올린 외계 행성의 황량하고 신비한 묘사, 어깨를 움츠리게 만드는 외계 생명체, 타임머신을 타고 우주를 거침없이 날아다니는 그 황당하고, 그럴듯하며, 소름끼치는 이야기 전개에 기댄 빚이다.
그래서 〈타임머신〉을 읽다 보면 그동안 읽어 온 많은 책과 영화들이 뒤섞인다. 기시감이라고 할까. 먼저 멀리는 영화 〈E.T.〉의 ET 얼굴이, 〈혹성 탈출〉의 섬뜩하고 황량한 행성의 풍경이, 돌연변이된 지하세계의 섬뜩한 인간들이, 〈인터스텔라〉, 가깝게는 김초엽 작가의 소설 속 여러 장면들이 떠오른다. 또한 고도로 발달한 과학문명의 막다른 종착지인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는 〈멋진 신세계〉나 〈빅 브라더〉, 〈삼체〉까지도 어른거리게 만든다. 세상이 ‘웰스’를 ‘SF의 대부, 선구자’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노벨문학상에 네 차례 노미네이트 된
SF의 선구자, 웰스의 세대를 뛰어넘는 베스트셀러
〈타임머신〉은 웰스의 첫 장편소설로, ‘시간 여행자’가 스스로 만든 기계를 타고 약 80만 년 후의 미래로 향하며 시작된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인류의 두 종족, ‘엘로이’와 ‘몰록’을 마주친다. 주인공은 지구로 귀환할 수 있는 유일한 기계인 ‘타임머신’을 잃어버리고 헤매던 중, ‘엘로이’와 ‘몰록’ 사이의 섬뜩한 관계, 그 컴컴한 관계의 구조를 알아가기 시작한다. 비록 상상 속 인류의 아득한 미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떨떠름한 여운을 남기는 장면들이다.
두 인류의 모습은 당시 영국 산업사회의 계급 불평등과 문명의 불안한 미래를 반영한다. 이렇듯 웰스는 타임머신 여행이라는 단순한 모험담을 넘어, 당시의 사회 구조와 미래에 도래할 인간 진화의 방향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아가 과학이 열어 줄 미래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 속에서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읽는 이로 하여금 계속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작가가 쓴 원문장 구조 그대로’의 번역을 추구하는 이정서 번역가가 옮겼다. 앞서 웰스의 〈투명인간〉을 옮기며, 역자는 원본인 영국판과 우리에게 널리 읽혀온 미국판과의 차이, 즉 완전히 결이 다른 결말의 큰 차이를 밝힌 바 있다. 이정서 번역가는 모든 문장을 챗지피티로 재확인하며, 쉼표 마침표 하나까지도 허투루 하지 않으며 웰스의 숨결을 옮겼다고 말한다.
이제 ‘타임머신’을 타고 본격적으로 떠날 시간이다. 다만, 언제 돌아올지 약속은 못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