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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계간지/무크
· ISBN : 9771598375702
· 쪽수 : 306쪽
· 출판일 : 2026-08-15
목차
기술은 언제 정치가 되는가?
: 최대주의와 최소주의를 넘어 개입주의로
박승일
플랫폼 댓글에서의 혐한 정서와 집합적 의미구성
: 호세이대학 ‘망치녀’ 사건 관련 일본어 유튜브 댓글 분석
박장효 · 박한우
검열된 감염병
: 1980년 신군부의 콜레라 보도 검열과 ‘안정의 통치성’
이민규
팬덤 연구의 학제 간 흐름과 번역 양상
: KCI 등재 논문(2002-2024) 메타분석
장민지 · 강보라 · 김지윤 · 조혜진
생성형 AI는 ‘자원 절약 도구’인가 ‘사고 확장 도구’인가?
: 한·중 대학생의 AI 활용과 성찰을 중심으로
조박 · 진명지 · 문재웅 · 이서현
5·18 역사왜곡과 혐오 담론
: 포털 뉴스 댓글 프레임과 주제 분석을 중심으로
채영길 · 이한준
탐사보도의 멜로드라마적 서사 전략과 감정의 구조화
최지선
저자소개
책속에서
최대주의는 기술 발전을 역사의 핵심 동력으로 상정하면서 지금의 위기도 바로 그 기술 발전을 통해 돌파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견지한다. 그러나 그것이 우파 가속주의든 좌파 가속주의든 이 낙관론을 지속하는 한, 정치는 기술이 충분히 발전한 이후로 끝없이 유예되고 만다. 반대로 최소주의는 기술?자본주의 체제 그 자체를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그것을 넘어선 바깥에서만 진정한 정치가 가능하다고 전제한다. 내부의 개혁은 지금의 이 체제를 정당화하면서 단지 그 생명을 연장시킬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급진성 속에서 도리어 정치는 도달할 수 없는 외부로 추방되고 만다. 즉 전자가 정치의 시간을 비워 버린다면, 후자는 정치의 공간을 비워 버린다. 방향은 정반대지만, 기술의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는 점에서, 그리하여 기술을 지금?여기에서 다시 묻고 다투어야 할 문제로 남겨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둘은 공모한다.
이 글은 이러한 공모를 비판하고 넘어서기 위해, 이름하여 개입주의라는 또 다른 정치의 형식을 모색하고자 했다. 개입주의는 기술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중간 입장이 아니며, 그렇기에 기술이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의 기술 도구주의로 환원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기술에 어떤 고정된 본질이 있으며 그 본질이 구현되는 바에 따라 그 결과 또한 유토피아든 디스토피아든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판단, 즉 최대주의와 최소주의의 공통 전제를 동시에 문제화하기 위한 시도다. 이를 위해 이 글은 라투르, 스탱게르스, 해러웨이, 버틀러를 경유하면서 개입주의의 이론적 윤곽을 그려보고자 했다. 물론 이들이 하나의 동일한 사상적 계보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치의 발생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한 사람의 논의가 다른 논의를 호출하고 그 논의가 또 다른 논의를 열어 보인다고는 할 수 있다. 적어도 이 글은 그렇게 읽고자 했다. 그렇게 해서 도출한 윤곽이 바로 개입의 대상과 계기, 현장, 주체이다.
“기술은 언제 정치가 되는가?” 중에서
이 연구는 1980년 신군부가 콜레라를 비롯한 감염병 보도에 가한 검열의 양상과 논리를 분석한다. 분석 자료는 1980년 8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계엄사령부 보도검열단이 신문·통신·방송의 보도에 직접 시행한 감염병 관련 검열 기록이다. 이 기록은 삭제의 강도(전삭·부삭·불가)와 검열 대상을 동시에 보여 주는 일차 사료로서, 보도검열이 콜레라와 같은 감염병에 실제로 어떻게 대응하였는가를 미시적으로 복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구 결과 세 가지 특징이 나타났다. 첫째, 신군부의 보도 검열은 감염병의 ‘발생·확산 사실’뿐만 아니라 격리·통행금지·휴교와 같은 ‘통제조치’, 수산물 수출 격감과 어시장 폐쇄 같은 ‘경제·교역 충격’, 출어 금지로 인한 어민의 ‘민생 위기’, 의료 공백과 접종 사고 같은 ‘방역체계 실패’, 그리고 대국민 발표를 둘러싼 ‘정부 내부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콜레라가 사회·경제 영역으로 파생시킨 거의 모든 연쇄적 과정을 대상으로 삼았다. 둘째, 검열의 강도는 감염병 정보의 성격에 따라 분화되었다. 사실·경제·민생·대외 보도는 예외 없이 전면 삭제(전삭)되었던 반면 통제 관련 보도는 일부가 부분 삭제(부삭)로 처리되었고, 콜레라를 풍자한 만평·시평 등 시각물은 게재 자체가 금지(불가)되었다. 이는 신군부가 감염병 발생 사실의 차단을 넘어 공포·불안과 같은 정동(情動)의 유통까지 통제하려 했음을 시사한다. 셋째, 검열 기사 전체에 검열 사유(관제이유)가 기재되지 않았다. 사유 없는 삭제는 검열이 합리적 정당화의 영역 밖에서 작동하는 통치 기술이었음을 보여 준다. 이 연구는 감염병의 사회학을 이론적 배경으로 이러한 양상을 해석하고, 감염병이 순수한 생물학적 사건이 아니라 의미·공포·낙인·책임이 사회적으로 분배되는 ‘의사(擬似)사건’임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감염병의 통치는 필연적으로 ‘그 질병이 어떻게 이야기되는가’에 대한 통치를 포함한다. 신군부에게 콜레라 보도의 위험은 병원체 그 자체가 아니라, 사회가 ‘정상’이고 ‘안정’되어 있다는 통치 서사의 균열이었다. 나아가 본 연구는 감염된 신체를 격리하는 방역의 논리와 감염성 정보를 차단하는 검열의 논리가 동형적으로 작동했음을 ‘방역으로서의 검열’ 명제로 제안하고 해석하였다. 또한 당시 검열된 정보의 목록이 세계보건기구(WHO)와 <감염병 보도준칙>이 요구하는 ‘좋은 감염병 보도’의 음화(陰畵)에 대응함을 규범적 차원에서 대비하여 보이고, 이에 대한 진상규명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1990년대 한국 대중문화의 발전과 함께 팬(fan) 그리고 팬덤(fandom)이라는 용어가 대중화되면서 한국 학계에서도 팬덤 연구는 미디어문화연구의 주요한 분야로 성장했다. 이러한 학문적 축적 속에서 본 연구는 한국의 학제 간 팬덤 연구의 지형을 지도화하고 메타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02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팬덤 연구 관련 학술 논문을 KCI에서 수집하여 각 논문에서 저자, 학술지, 키워드 등의 데이터를 추출하고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분석 결과, 지난 20여 년간 한국 팬덤 연구는 체육학, 신문방송학, 인문학 등 다양한 분과에서 확산되며 다양한 학문적 언어와 해석 체계를 통해 팬덤 현상을 ‘번역(translation)’해 온 과정을 보여주었다. 특히 본 연구는 브뤼노 라투르의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ANT)에서 도출된 ‘번역’, ‘절합(articulation)’의 개념을 팬덤 연구의 지형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 도구로 활용하여 학제 간 팬덤 연구 문헌들이 분과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접합되고 확장되는 양상을 메타분석의 차원에서 해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팬덤 연구가 단일한 학문 분야가 아니라, 다양한 행위자(연구자, 텍스트, 미디어, 팬 커뮤니티 등)가 얽혀 구성된 복합적 네트워크임을 제시한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는 한국 팬덤 연구의 축적된 담론을 기반으로 국내 팬덤 연구의 한계와 향후 방향성을 제안하고, 나아가 한국 팬덤이 세계로 확산되는 문화적 지형을 읽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학제 간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팬덤 연구의 학제 간 흐름과 번역 양상” 중에서
최근 창작 기반 학습에서 생성형 AI의 활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한·중 대학생들의 영상 제작 경험을 중심으로, 생성형 AI에 대한 인식과 활용 양상, 그리고 그에 따른 성찰 경험을 비교·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 대학생 19명과 중국 대학생 23명, 총 42명의 자기 성찰지를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양국 학생들은 생성형 AI를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는 ‘자원 절약 도구’이자 사고의 확장을 지원하는 ‘사고 확장 도구’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복합적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양국 학생 모두 과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었으며, 그 과정에서 사실 확인과 교차 검증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활용 방식에서는 양국 학생 간에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 학생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먼저 구성한 후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보조적 외주화’의 경향을 보인 반면, 중국 학생들은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초안으로 삼아 개인의 경험과 전공지식을 더해 재구성·확장하는 ‘구조적 외주화’ 방식을 선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문화적 차이로 단정하기보다는 사용 도구, 교육 환경, 평가 맥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학생들은 생성형 AI 활용과 관련하여 사유의 위임, 비판적 사고력의 약화, 창의성 저하,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성찰을 통해 한·중 학생들은 기술 사용의 주체로서 인간의 주체적 판단과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본 연구는 생성형 AI 시대의 창작 기반 학습에서 학습자의 주체성을 강화하고 비판적 성찰을 지원하는 수업 설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생성형 AI는 ‘자원 절약 도구’인가 ‘사고 확장 도구’인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