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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계간지/무크
· ISBN : 9771599284003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0-05-20
책 소개
목차
*창을 열며
*머뭇거리지만, 봄은 온다 >> 3
*창에 비친 세상
*이중고 정기훈 >> 5
*노동
코로나 정세와 노동자운동 박하순 >> 10
사회연대쉼터 인드라망 이야기 장병관 >> 28
노동자 건강 지키는 몸펴기생활운동 권승복 >> 33
머나먼 길 박문진 >> 39
*살아가는 이야기
농사꾼으로 산다는 것은 이미아 >> 46
느리게 걷고 싶다 한울 >> 50
이젠 강원도를 청정지역이라 부르지 마라! 하태성 >> 56
‘일’ 김영수 >> 65
코로나19, 쿠바의 또 한 번의 고립 김해완 >> 71
*시
시인의 시선 박일환 >> 76
분화하는, 진화하는 삶의 시를 찾아서 2 문동만 >> 80
10회 노동자시인 조영관문학창작기금 심사평 및 수혜 소감 >> 88
이 시인을 주목한다 최지인 >> 92
*소설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이인휘 >> 104
*알립니다 >> 123
저자소개
책속에서
바이러스는 지위고하 따위 처지를 가리지 않아 공평했다.
견뎌 낼 방편이 없는 사람들이 다만 길에 나와 그 사정을 알리느라 가쁜 숨을 뱉곤 했다.
위기는 누구나의 일이었지만, 벼랑 가까운 곳 내몰린 사람들 긴 줄엔 순서가 있기 마련이다.
신종의 바이러스는 기어코 우리 사회 구석구석 기저질환 깊어 취약한 곳을 들춰 낸다.
마스크 필터 너머로 숨쉬기가 쉽지 않다. 밥벌이 걱정에 숨이 턱 막혀 온다. 이중고다.
돌풍에 의해 고공 천막은 수시로 쓰려졌다. 직선으로 일곱 발자국을 걸을 수 있는 좁은 공간, 난간이 35센티미터인 아슬아슬한 고공이 꿈에서 섬뜩하게 자주 나타났다.
노조탄압으로 받은 깊은 상처는 고공에서 악몽처럼 수시로 나타났다. 가위에 눌려 괴롭힘을 당했다. 꿈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두려움에 몸부림치는 소리를 지르면 송영숙 동지가 나를 흔들어 깨우곤 했다.
우리가 받은 상처는 우리 스스로 치유하고 싶었다. 이렇게 잔인하게 탄압받는 노조가 있다고 소리치고 싶었다. 마침표를 찍고 싶었다. 제대로 싸워 보고 싶었다.
한병철 교수가 쓴 <피로사회>에 의하면 성과주의 사회에서 개인은 자신의 생산성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열망 때문에 스스로를 착취한다고 한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사례로는 ‘붕붕 드링크’ 현상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고등학교 시절, 성적 상위권 친구들은 더 많은 시간을 공부 시간으로 할애하기 위해 수면 시간마저 포기하곤 했다. 쏟아지는 졸음을 이기려면 그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가 필요했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커피보다도 강력한 ‘붕붕 드링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