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01067216
· 쪽수 : 196쪽
책 소개
목차
엄마를 위한 기도
예수님의 스타일
내 머릿속의 보석들
날개 떨어진 천사
하느님은 후회할 거다
오줌을 싸고 싶진 않았지만
금욕을 결심하다
그런 말을 하면 지옥에 간다
머리에서 내리는 비
진땀이 솟는 백과사전
이해할 수 없는 신비
온 세계가 불타고 있었다
음란죄를 저지른 날이면
천당으로 가는 헬리콥터
인간 날씨 감지기
허공에 소파가 날고
심장판막증이라면
열두 살 때의 유언장
한 시간 동안의 낙원
하느님과 선글라스
송두리째 뒤흔들어놓은 상상
슈베르트의 부탁
그는 샹들리에처럼 찬란하다
손목시계를 선물 받은 날
눈을 떼어버리라니
셔츠보다는 레코드
외할머니의 이중생활
비둘기를 향해 쏘다
천당에서 열린 연주회
삼촌은 왜 그랬을까
세탁기 속의 성자
화장실에 간 성모님
수백 명의 꼬마 예수님들
황금빛 입맞춤
덧문 닫는 게 너무 좋아서
렘브란트가 내 장례식에 올 테니까
냉정한 성모님
그 애의 이름은 마거릿
라이터 장사꾼
몹시 추웠던 어느 해 겨울에
텅 빈 소파
하늘나라에 가는 시험
아침이면 모두 빛나고 즐겁네
집으로 온 이발사
성모님은 새들보다 얌전하시다
꾀꼬리가 목소리를 바꿨다
다음에는 입맞춤을
바람이 세차게 불 때면
최후의 심판
에필로그
옮긴이의 글
리뷰
책속에서
라이터 장사꾼
방학 동안 나는 얼마간의 돈과 커다란 가방을 받았다. 수요일 장을 봐야 하는 사람은 바로 나였다. 나는 장에 가는 일이 좋았다. 나는 노점상들에게 매료되었다. (중략) 그는 작은 접이식 탁자를 앞에 펼쳐놓고 방수천은 덮은 다음 그 위에 온갖 종류의 부싯돌과 라이터 등을 늘어놓았다. 모두 질서 정연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작은 베레모를 쓴 그는 서글퍼 보이는 모습으로 콧수염 아래 불 꺼진 담배 꽁초를 물고 있었다. 라이터 장사에 썩 도움이 되는 모습은 아니었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하는 것이 분명했다. 라이터를 많이 팔지 못했던 것이다.
매주 나는 그에게 매번 같은 라이터의 값을 물었다. 기다란 노란색 심지가 달린 구식 라이터였다. 내가 라이터를 슬 일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나는 그걸 살 생각도 없었다. 그는 내게 값을 말해주었다. 그때마다 나는 분개하면서 너무 비싸다, 그렇게 비싸게 팔아서 되겠느냐, 다른 데서는 훨씬 싸게 팔 거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내 말에 깜짝 놀란 듯했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매주 수요일마다 나는 장에 갔으므로, 이윽고 그는 나를 알아보기에 이르렀다. 내가 자신의 진열대 앞으로 다가가면 그는 옆의 장사꾼에게 이렇게 말했다. "바로 얘에요." 그런 다음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또다시 그 구식 라이터의 값을 물어보고 너무 비싸다고 투덜댄 다음 자리를 떴다. 다음 주를 기약하면서. 그런 일이 두 달 동안 계속되었다. 방학 동안 내내.
내가 왜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내 뱃속에 악마가 들어 있어서였는지도 모른다. 나는 사람들을 폭발할 때까지 밀어붙이는 게 좋았다. 하지만 그는 폭발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경우는 좀 오래 걸렸다. 하지만 그를 선택한 건 잘한 일이었다. 그 라이터 장수는 자그마했고 나이가 많았으니까. 고기 장수는 무시무시한 칼을 가진 거구의 사내였다. 나는 고깃값을 가지고 그를 약올릴 생각 같은 것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