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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98690076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16-02-15
책 소개
목차
오늘 하루
나는 지금 왜
농부들처럼
미래의 장인어른
농부의 딸
혼자 들판에 서서
내 우아한 친구들
한밤중에
파마머리 밭
암송아지
농부의 식탁
약혼식
미래의 장모님
외양간에서
독일인의 식탁
말하지 않은 비밀
실종 사건
언젠가 나는
사진 풍경
그늘에서 시를 쓰다
트랜지스터 라디오
밤의 친구들
한여름밤의 꿈
운명론
자연의 신비
모네의 양귀비
시골에서의 삶
생폴 역
그녀와 함께 있으면
사육장 관찰
마농
녀석들은 알고 있을까?
예감
잔치
혼자만의 시간
눈 풍경
그의 이름은 쇼팽
냄새
농부 회합
농부가 되려면
보두앵의 결혼식
아다지오
상상
너무 웃어서 눈물이 날 지경
작별 인사
힘이 들 때면
스크립트 보이
나는 여전히
방송 진행
재회
인생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
결혼 계약서
결혼식
신혼여행
첫 번째 부부싸움
결혼이란
시인과 농부
옮긴이의 말_청춘의 자화상
책속에서

내 손 안에는 쇠스랑이 들려 있다. 더러운 손잡이가 끈적끈적 달라붙는다. 나는 퇴비를 옮긴다. 엄마소들이 나를 힐끗힐끗 바라본다. 어린 송아지의 시선만이 유일하게 나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져준다. 6개월 전만 해도 나는 파리에서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고등영화연구원 입학을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오늘 나는 엄마소들의 오줌통 청소부이다. 매주, 나는 암소들의 배설용 모래를 갈아주어야 한다. 내 손은 거름투성인 데다,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 나는 5분마다 부엌의 개수대로 달려가 손을 씻는다. 도대체 나는 어쩌자고 이곳에 와 있을까?
이 모든 건 농부의 딸 때문이다. 그 여자는 매력적이고, 예쁜 눈을 가졌으며, 내가 바보 같은 소리를 하면 좋아라 웃는다. 난 그 여자가 매우 보드라운 피부를 가졌다는 걸 일찌감치 간파했다. 우리는 둘 다 파리의 대학생이다. 나는 영화 전공, 그 여자는 심리학 전공. 처음 데이트하던 날, 우리는 생미셸 분수 앞에서, 그러니까 물을 토해내는 용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나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도착했다. 아침에 미용실에 가야겠다는 불길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 예상대로, 미용사가 바보짓을 한 결과 머리가 너무 짧아진 나는 빈대처럼 추남이 되어버렸다. 그 여자는 물론 언제나처럼 상큼한 매력을 뽐냈으며 새로 찍어낸 지폐처럼 아름다웠다. 우리는 파리 시내에서 오래도록 산 책을 했다. 산책이 끝날 때쯤엔 서로 손을 잡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