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01077062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08-01-28
책 소개
목차
야스의 이야기
고나쓰의 이야기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좋아. 너, 내 전속으로 해주지."
나는 그때 이 사람을 따르면 무언가 변할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긴짱은 다른 사람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다른 배우들은 실컷 팬 다음 제정신이 들면 스태프들 몰래 잔돈푼이나 쥐어주며 어색함을 모면하려 들었는데, 긴짱은 실컷 차고 패고 한 다음 오히려 끝나고 나서 "얼른 일어나 담배 좀 사 와." 하며 돈도 안 주고 우리한테 담배를 사다 바치게 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긴짱의 태도에 신뢰감이 생겨 이 사람을 따르자 하고 결심하게 되었다. 나를 때리면서 눈초리가 사납게 치켜 올라가거나 얼굴색이 새파래지는 것을 보면, 정말로 무섭고 어찌나 아픈지 이대로 맞아 죽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여하튼 남우 조연상을 두 번이나 받은 긴짱의 실감나고 박진감 넘치는 연기니까.
진짜로 내가 긴짱한테 얻어터지는 장면이 들어가면 그 영화는 박진감 넘치는 영상이 된다. 긴짱도 때려죽일 마음으로 달려들고 나 또한 이러다 진짜 죽는 게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졌다. 같이 연기한 장면이 나중에 버려지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같이 찍은 장면이래야 내 얼굴이 나오는 일은 전혀 없고 긴짱의 클로즈업만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난 좋다. 아주 만족스럽다고, 퍽 하고 맞는 순간 아프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렇지만 그 순간 마음속에 <가마타 행진곡>(제2차 대전 이전에 있었던 마쓰다케 키네마 가마타 촬영소의 소가所歌. 노래 가사에 영화에 대한 맹목적인 헌신과 사랑을 담았음ㅡ옮긴이)의 멜로디가 흘렀다. 그러면 다시 힘이 불끈 솟았다. 그 옛날에 피었던 꽃, 가마타 엑스트라들의 기상을 나 혼자 힘으로라도 길어 올릴 작정이니까. - 본문 46~47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