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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스페인/중남미소설
· ISBN : 9788901089843
· 쪽수 : 424쪽
책 소개
목차
7인의 미치광이
작품해설/허그의 정치.경제학
로베르토 아를트 연보
옮긴이 주
리뷰
책속에서
내 계획은 일단 비밀 조직을 만들어 내 구상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동시에 장차 인류를 지배할 미래의 황제를 길러내는 거요. (중략) 하여간 ‘환상’이라는 요소와 우리에게 황금을 안겨다 줄 ‘산업’이라는 현실적인 요소, 이 두 가지가 우리 조직을 떠받치고 있는 원리라오. - 본문 199쪽 중에서
자신을 짓누르던 악몽과도 같은 세계를 그는 ‘고뇌의 흔적’이라고 불렀다. (중략) ‘고뇌의 흔적’은 사람들이 겪은 무수한 고통과 괴로움의 산물이었다. 마치 독가스 구름처럼, 무겁게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고뇌의 흔적’은 벽을 뚫고 빌딩 숲을 가로지르면서도 수평으로 납작하게 퍼진 원래의 모습을 한시도 잃지 않았다. 그 평면의 고뇌는 날카로운 기요틴으로 변해 우리의 목을 베어버린다. - 본문 11쪽 중에서
에르도사인은 잘 알고 있었다. 영혼을 더럽히면서까지 스스로를 능욕하고 짓밟고 있다는 것을. 그가 일부러 자신을 더럽고 추잡한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어쩌면 악몽과도 같은 나락으로 떨어져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고 평생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살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략) 얼마 뒤 그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던 생각들이 다 사라지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싶은 욕망’만이 의식 속에 남았다. - 본문 14~15쪽 중에서
아, 맙소사! 엘사는 떠나고 없었다……. 게다가 회사에 600페소 7센타보를 갚아야 했다……. 아니, 수표가 있으니 그 문제는 해결된 거고…….
아, 이놈의 현실. 넌덜머리 나는 이 현실! - 본문 99쪽 중에서
그래, 나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존재일 뿐이야. 하지만 말이야, 내가 내일 시내에 폭탄 하나를 터뜨리거나 바르수트를 죽이면, 졸지에 난 매우 중요한 인물, 정말로 존재하는 인간이 될 거라고. (중략) 그렇게 되면 모두들 내게서 가난과 고통에 짓눌린 불행한 인간이 아니라 반사회적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그러면 난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하는 공공의 적이 되고 마는 거지. 아무래도 이상한 기분이 드는걸! 그러나 오직 악을 통해서만 지상의 인간들이 자신의 현존을 긍정하듯, 오로지 범죄를 통해서만 나는 나의 존재를 긍정할 수 있다. - 본문 120~121쪽 중에서
수많은 대중들을 이끌어나가고 그들에게 과학에 기초한 미래상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그런 훌륭하고 멋지고 강철 같은 의지력을 갖춘 사람을 창조해 내는 것. 생각만 해도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입니까? 사회혁명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이겁니다. (중략) 혁명의 도화선에 불을 댕길 수 있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니라 오히려 에디슨이나 포드 같은 인물일 겁니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혁명가죠. 앞으로 군사독재 시대가 되리라고 봅니까? 천만의 말씀! 산업자본가들에 비하면 군인들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기껏해야 기업가들 앞잡이 노릇밖에 못해요. 밀, 석유, 철강 산업의 황제들이 분명 미래의 독재자가 될 겁니다. - 본문 58쪽 중에서
내 생각엔 그렇소. 포드나 록펠러, 모건 같은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달 하나쯤은 쉽게 부숴버릴 수도 있다는 걸,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정도의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고전 시대의, 아니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는 작가들조차 전혀 깨닫지 못했소.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번 볼까. 그런 힘은 이 세계를 창조한 조물주나 갖고 있지 사람은 어림도 없어. (중략) 드디어 ‘초인의 시대’가 막을 연 거지. 그래서 난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됐소. 모건이나 록펠러, 포드 같은 사람들이 ‘돈의 힘’이나 ‘권력’ 덕분에 신적인 존재가 되었다면, 이제 지구상에서는 사회혁명 자체가 영원히 불가능해졌다는 거요. (중략) 하여간 오랜 생각 끝에 내가 얻은 결론은 말이오, 바로 그런 이유로 오늘날 인류는 ‘끔찍한 형이상학적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거요. 결국 인간의 행복이란 오로지 거대한 거짓말, 즉 ‘형이상학적 가상’을 토대로 해서만 가능한 거요. 그러한 가상을 제거하면 인간들은 또다시 경제라는 환상에 빠져버리게 되지. (중략) 내가 보기에 우리가 처한 사회 현실은 막다른 골목이나 마찬가지요. 하지만 출구가 전혀 없는 건 아니오.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한 탈출구는 바로……, 과거로 되돌아가는 거요. - 본문 192~195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