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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88901094809
· 쪽수 : 352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느 날 밤, 닥 홀리데이 밖에서 아이가 내게 달려들었다. 녀석의 무기는 십자가와 성수가 담긴 스프레이 병이었다. 북적거리는 A가를 벗어나기 위해 아이를 조용한 곳으로 유인했다. 그런 다음 아이에게서 십자가를 빼앗아 ‘제발 물총 좀 쏘지 말라’고 역정을 냈다. 아이는 ‘사탄의 아들’, 뭐 그렇게 불러댔다. 내가 성수를 들이켜고 십자가에 입을 맞추자, 아이는 흥분을 가라앉혔다. 아이는 부끄러웠는지 내 어깨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아이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의사의 도움을 받아보라고 조언한 후 돌려보냈다. 그리고 싸구려 모텔로 가는 아이를 미행했다. 아이가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몰래 들어가서 피를 빨았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쪽쪽 빨아버린 후 아이를 욕조에 뉘어 자살한 것처럼 꾸며놓았다. 그런 놈들은 무섭다. 마구 날뛰며 문제를 일으킬 때까지 내버려두면 안 된다.
하지만 그 아이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이건 빌어먹을 영화 탓이다. 이런 황당한 아이디어와 말투는 다 영화에서 배웠을 것이다. 만약 아이가 <드라큘라>를 보지 않았다면 누이의 복수를 하겠다고 이렇게 난리치진 않았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시간 좀 있어, 조?”
“시간이 엄청 많은지도 모르지. 그동안 조금씩 모아온 시간이 꽤 될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나 혼자 쓰고 싶은데.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그가 웃음을 터뜨린다.
“왜 웃어?”
“네 유머 감각이 대단하다는 얘길 들었어, 조. 실실 쪼개면서 현인인 척한다지? 조금씩 모아온 시간? 맞아. 실제로 많은 사람이 시간을 그렇게 관리하지. 신나게 쓰기보다는 모아두느라 바쁘거든.” - 본문 중에서
바이러스가 내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짐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나를 비롯한 모두가 그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모르고 있다. 아주 오래전, 테리가 자세히 설명해준 적이 있다.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격리하는 게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니라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코얼리션조차도 버거워하는 일이다. 만약 바이러스가 표면화된다면 선임 연구원들은 어떻게든 유명해지기 위해 자연이 낳은 괴물들을 엄청 괴롭히고 다닐 게 뻔하다. 또 일반인을 보호한다면서 감염된 모든 이를 무균 환경의 캠프로 보내버릴 것이다. 에이즈가 처음 표면화됐을 때도 나는 세상에 있었다. 그래서 인간적인 동정심이 얼마나 빨리 증발할 수 있는지도 잘 알고 있다. 물론 내가 동정을 원한다는 얘긴 아니다. 그저 그것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는 뜻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