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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01094960
· 쪽수 : 544쪽
· 출판일 : 2009-04-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쪽지를 받았어요. 분홍색 봉투 안에 들어 있었고, 발신인 주소는 질리언 주소로 되어 있었어요. 소인은 안 봤고요. 봉투를 열었더니 에디가 보낸 거였어요.”
“쪽지에 뭐라고 써 있었습니까?”
“‘저승에서라도 네년을 가만두지 않겠어…….’ 좀 무서웠어요. 집에 혼자 있어서 더 무서웠죠. 그래서 금고에서 총을 꺼냈고, 음, 잘못해서, 집에 온 남편을 쏴버렸어요.”
“부군과의 문제를 이제 좀 심각하게 생각하시겠군요, 캐럴?”
“순전히 실수였어요!”
“흠. 부군은 어떠십니까?”
“괜찮을 거예요. 왼팔이 다 나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또, 자기 집 복도를 안심하고 걸어 다니려면 시간이 더 많이 걸릴 거예요. 그런 문제라면 내가 잘 알죠.”
피츠는 그 독설을 무시하고, 시선을 질리언에게 돌렸다.
“말씀해보세요.”
질리언은 딱딱 끊어서 말했다.
“어머니 방 창문에 누군가 빨간 글씨로 크게 ‘에디 코모는 살아 있다’라고 페인트로 뿌려놨어요. 그런 다음 우리 집에서 도망치면서 동작인식 조명을 다시 켜서 어머니를 깨워 그 글을 보게 했죠. 좋은 소식은, 우리 어머니는 괜찮으실 거라는 거예요. 나쁜 소식은, 그 낙서를 한 자식은 그렇지 않을 거라는 거죠. 내가 놈을 찾기만 하면.”
피츠는 툴툴거렸다. 그는 이스트 그리니치 경찰 보고서를 이미 읽었을 테고, 기본적으로 같은 내용이었을 것이다. 물론 사진까지 봤을 것이다.
질리언이 침착하게 말했다.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캐럴이 끼어들었다.
“그놈 짓이에요? 말해봐요, 형사님. 그놈이 한 짓이에요?”
피츠가 몸을 뒤로 기대자, 의자의 앞쪽 두 다리가 위로 들렸다. 그는 여자들을 차례로 응시하며 한참을 있다가 대답했다.
“그놈이 한 짓이냐고요? 이제 그건 100만 달러짜리 질문 아닙니까? 그놈이라는 게 에디 코모를 말하는 거고, 그 짓이라는 게 어젯밤에 칼리지 힐에서 어떤 여자를 폭행한 일이라면, ‘아닙니다.’ 절대, 아니죠. 에디 코모는 죽었습니다. 내가 시신을 봤어요. 그리핀 경사님도 시신을 봤습니다. 에디 코모는 죽었어요.” ―본문 중에서
그리핀은 그날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죽였어야 했다. 수많은 밤을 땀에 흠뻑 젖어 비명을 삼키며 깰 때마다, 그랬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가끔은 사람들이 옳은 일을 한다고 하지만, 너무나 잘못된 일일 때도 있다. 그는 열여덟 달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솔직히 그날 제대로 한 방 먹였다면 저절로 치유되었을지도 몰랐다.
이제 그리핀은 손에 든 봉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른 쓰레기들처럼 쓰레기통으로 던져버려야 하겠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그는 이 작은 쪽지들을 정신 건강 테스트로 생각하게 되었다. 주 정부는 근무 적합 진단 테스트를 했다. 그리핀에게는 이 편지가 그것이었다.
그는 봉투를 열었다. 데이비드의 편지치고는 짧았다. 대개는 최고 경비 감옥에서 보내는 생활에 대해 여러 쪽의 편지를 보냈다. 목공을 배우고 있어요, 몸과 마음에 좋은 요가에 재미를 붙였고요. ACI의 수감자들이 미국 국기를 만드는 도급을 맡을 거라는 소문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정말 재미있지 않을까요? 오, 신디의 무덤에 놓을 장미 한 송이를 스케치했어요. 아직도 그녀가 그리워요, 친구.
그런데 이번 편지는 달랑 두 줄이었다. ‘새 사건 부디 잘 해결하시길. 재미있는 사건이 될 거예요.’
그리핀의 피가 차갑게 식어갔다. 그는 봉투를 움켜쥐고 뒤집어보았다. 5월 18일, 토요일로 소인이 찍혀 있었다. 그때는 그리핀이 복직하기 전, 에디 코모가 총에 맞아 죽기 전이었다. 어떻게 데이비드가……? 데이비드가 무슨 짓을?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