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01106113
· 쪽수 : 488쪽
· 출판일 : 2010-02-25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것 봐요. 나를 도우려면 나가서 진짜 살인범을 찾아야죠.”
“맞는 말이군. 당신 짓이 아니라면 묻는 말에 대답을 해야 해. 그래야 누가 그랬는지 잡을 수 있는 희망이라도 생길 것 아닌가.”
“그럼 내가 범인이 아니라는 말을 믿는 겁니까?”
“글쎄, 중요한 건 이거야.”
댄스는 금과 놋쇠로 덮인 콜트 피스메이커를 집어 들었다.
“이 총에 지문이 잔뜩 묻었다고.”
“하지만 아무도 내 지문을 채취하지 않았잖아요.”
닉은 양손을 들어 올리며 의심스럽다는 듯 쉰 목소리를 냈다.
“사실은 당신 지갑하고 휴대전화에서 이미 확보했어. 내가 직접 했지.”
댄스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딱 들어맞았단 말이야. 그러니 어떻게 당신 지문이 이 총에 남았는지, 왜 다른 사람의 지문은 없는지 확실히 설명해야 할 거야.”
닉은 정신이 아득했다. 그는 이 권총을 만지기는커녕 본 적도 없었다. 사실 자신의 권총을 만져본 지도 6개월이나 지났다. 지금은 더욱 그렇지만, 그때도 닉은 총을 무척이나 혐오했다.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타인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을 부여하는 물건이 총이었기 때문이다.
차의 파란색 금속 차체 위에는 늘 먼지와 꽃가루가 뽀얗게 쌓여 있곤 했는데, 그 덕분에 트렁크 뚜껑에 남은 손자국이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그나 메리의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 그들의 것보다 훨씬 크고 두툼한 손이 남긴 자국이었다.
닉은 주머니에서 자동차 열쇠를 꺼내 버튼을 눌러 손을 대지 않고 트렁크를 열었다. 뚜껑이 열리자 늘 보던 지저분한 내부가 드러났다. 와이오밍에서 산 검은색 먼지떨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레인코트, 배터리 연결용 케이블, 구급상자…… 그 밖에도 아이스하키 스케이트와 행크와 함께 참가하는 사회인 리그에서 사용하는 보호 장비, 골프공 두 박스, 우산이 보였는데 그가 트렁크에 넣어둔 적이 없는 물건이 하나 보였다. 바이럼 힐스 경찰서의 취조실에 있을 때 본 물건이었다. 댄스가 주머니에서 꺼내놓고는 그것에 관해 물었었다.
닉은 아내의 목숨을 앗아간 무기를 보고 있었다. 130년이나 된 골동품 피스메이커 권총으로 수집가들이 탐낼 만한 물건이었다. 이제 명명백백해졌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확인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그는 덫에 걸린 것이다.
“누군가 당신을 죽이려고 할 거야.”
메리는 마치 미친 사람을 보듯 그를 보았다. 순간적으로 무거운 공기가 주위를 감돌았다. 하지만 닉의 심각한 표정을 본 그녀의 혼란스러운 마음은 이내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이유는 모르지만 놈이 가까운 곳에 있어.”
그는 자신의 목소리에 묻어나는 두려움을 감출 수 없었다.
“누가? 당신이 어떻게 알아?”
“누군지도 모르고 어떻게 아는지 설명할 수도 없어. 그냥 나를 믿어야 해.”
메리는 당장 누군가가 자신에게 달려들기라도 할 것처럼 주변을 둘러보았다.
“말도 안 돼.”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