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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01242552
· 쪽수 : 376쪽
책 소개
목차
벚꽃의 계절
동생을 지키는 사람
1956년 텍사스에서의 크리스마스
아내들
오르골 화장품 정리함
여름날 가끔
순찰: 고딕풍의 로맨스
흙에서 흙으로
이별 연습
앨버커키의 레드 스트리트
양철 지붕 흙벽돌집
안개 낀 어느 날
낙원의 저녁
환상의 배
내 인생은 열린 책
1974년 크리스마스
오클랜드의 포니 바에서 있었던 일
딸들
비 오는 날
루브르에서 길을 잃다
그늘
초승달
작가 소개: 루시아 벌린에 관하여
헌사: 중요한 건 이야기 그 자체다(마크 벌린)
역자 후기: 난파선 같은 인생, 카니발 인생(공진호)
리뷰
책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죽으면 저수지에 던진 돌멩이처럼 그냥 사라진다. 우리의 일상생활은 아무 일 없었던 듯 매끄럽게 정상으로 되돌아간다. 그런가 하면 죽고 나서도 오랫동안 주위에 머무는 이들도 있다. 생전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제임스 딘 같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냥 망자의 영혼이 이승을 떠나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친구 세라가 그렇다.
세라는 십 년 전에 죽었다. 그런데도 그녀의 손주들이 무언가 영리한 말이나 오만한 말을 하면 사람들은 곧잘 "꼭 세라 같네!"라고 말하곤 한다.
_ 「동생을 지키는 사람」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그녀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지만 그녀가 죽은 뒤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이미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입에 담지 않았다. 세라는 '둔기'에 머리를 맞아 무참히 살해당했다. 그녀와 교제하던 애인이 그녀를 죽이겠다고 몇 번이나 위협했다. 세라는 그럴 때마다 경찰을 불렀지만 번번이 그들로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
_ 「동생을 지키는 사람」
우리 집에는 내가 무사히 귀가하기를 무릎 꿇고 기도하는 할머니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할머니는 내가 후아레스가 갔었다는 사실보다 택시를 탔다는 말에 더 당황스러워했다. 할머니는 택시를 이용할 때 반드시 유사시에 사용할 후추가루 봉투를 가지고 탔다.
침대. 나는 베개를 등에 받쳤다. 할머니가 커스터드와 코코아를 가져다주었다. 할머니가 병자나 저주받은 사람에게 주는 음식. 커스터드는 성찬식 제병처럼 입안에서 녹았다. 나는 할머니가 베푸는 용서와 사랑의 피를 마셨다. 분홍색 천사표 가운을 입은 할머니는 침대 발치에 서서 내가 마시는 것을 지켜보며 기도했다. 마태와 마가, 누가와 요한의 이름으로.
_ 「오르골 화장품 정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