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문학 > 일본문학
· ISBN : 9788925533018
· 쪽수 : 420쪽
· 출판일 : 2009-06-08
책 소개
목차
너는 나의
보이스(VOICE)
리뷰
책속에서
이야기 하나, <너는 나의>
#1.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한 적도 있어. 어쩌면 우리 두 사람은 깨닫지 못했어도 주위 사람들에게는 확연히 보이는 표식 같은 걸 지니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고. 목에 걸린 놋쇠 이름표에 서로의 이름이 또렷이 새겨져 있었던 건 아닐까 하고. 내 이름표에 ‘유코’, 그리고 유코의 이름표에는 ‘사토루’라고. 히포가 특이한 인간이었던 게 아니라 우리 주위의 모두가 우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이카라시? 아아,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아. 그 애는 조금 있으면 이노우에라는 녀석과 맺어지게 될 테니까. 둘은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될 거야. 그렇게 정해져 있어.”
그렇지? 점점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아? - 본문 207쪽 중에서
이야기 하나, <너는 나의>
#2.
“저희 부부는 그동안 여러 이별을 경험했어요. 그것을 통해 알게 된 건 이별의 슬픔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결코 옅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건 가슴속의 작고 하얀 방 같은 거라고 그녀는 말했다.
“결코 그 방이 없어지진 않아요. 일상의 아주 작은 계기로도 그 방의 문은 열리고 우리는 또다시 이별의 순간으로 돌아가게 되는 거죠…….”
“살아가는 한은 그런 식으로 가슴속에 작은 방들이 늘어가는 겁니다.”
이리코 씨의 말을 이어받듯 버드먼이 입을 열었다.
“우리가 당신에게 뭔가를 권유하기 위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닙니다. 그저 진실을 이야기할 뿐입니다. 슬픔은 바로 여기에 있죠.”
그렇게 말하면서 버드먼은 자기 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살아가는 겁니다.” - 본문 239-240쪽 중에서
이야기 둘, <VOICE>
#1.
교실 안은 오후의 권태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가벼운 현기증을 느끼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말은 갑자기 내 마음속으로 파고 들어왔다.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어.
그것이 그녀가 한 첫 마디였다. 지금 돌이켜 보아도 신기한 일이지만, 그 당시 나는 아무런 의문사나 감탄사 없이 그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녀 마음속의 메아리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나는 어떤 위화감을 느낄 계기도 없었다. 그것은 마치 서툴기만 하던 윙크가 어느 날 갑자기 능숙해진 정도의 일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나는 그때 이미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그녀임을 확신하고 있었고(그녀는 옆 반이었다), 그 메아리가 결코 환청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 본문 252쪽-253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