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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25541617
· 쪽수 : 616쪽
· 출판일 : 2011-01-28
책 소개
목차
처음 이전 촌구석
9.02 꿈
9.02 새로 온 여자아이
9.02 하늘에 난 구멍
9.11 충돌
9.12 깨진 유리
9.12 그린브라이어
9.12 세 할머니들
9.14 진짜 부 래들리
9.15 갈림길
9.24 맨 뒤의 세 줄
10.09 회합
10.09 회벽의 금
10.09 조상들
10.10 빨간 스웨터
10.13 해방의 메리언
10.31 신성케 하라
11.01 벽 위의 글귀
11.27 아주 평범한 미국 명절
11.28 도무스 루나에 리브리
12.01 마녀와 운이 맞아
12.06 분실물
12.07 도굴
12.08 허리까지 잠겨서
12.13 용해
12.16 성자들의 행진
12.19 화이트 크리스마스
1.12 약속
2.04 잠귀신 또는 비슷한 것
2.05 허니힐 전투
2.11 달콤한 열여섯
2.11 막대사탕 아가씨
2.11 가족 상봉
2.11 결정
2.12 희망
리뷰
책속에서
우리 마을에는 두 종류의 사람들밖에 없다. “멍청이와 못 떠난 사람.” 아버지는 애정이 넘치는 표정으로 이웃들을 이렇게 분류했다. “여기 머무를 수밖에 없는 사람과 멍청해서 떠나지 못한 사람. 다른 사람들은 전부 출구를 찾아 나갔지.” 아버지가 어느 쪽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나는 감히 용기를 내서 물어보지 못했다. 아버지는 작가였고, 우리가 사는 곳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개틀린이었다. 내 고조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인 엘리스 웨이트가 남북전쟁 때 샌티 강 반대편에서 싸우다 죽은 뒤로 웨이트 일가는 항상 여기서 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그 전쟁을 남북전쟁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60세 이하인 사람들은 모두 ‘주들 사이의 전쟁’이라고 부르고, 60세 이상인 사람들은 ‘북부의 공격으로 벌어진 전쟁’이라고 불렀다. 마치 북부 사람들이 품질 나쁜 면화를 핑계 삼아 남부 사람들을 전쟁으로 끌어들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모두들 그랬다. 우리 식구들만 빼고. 우리 식구들은 그냥 남북전쟁이라고 불렀다. 그것 역시 내가 하루라도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어 하는 이유였다.
내 눈에 보이는 거라고는 긴 회색 원피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자애뿐이었다. 원피스 위에 입은 하얀 트랙재킷에는 ‘뮌헨’이라는 단어가 바늘로 꿰매져 있었고, 원피스 밑으로는 낡은 검은색 컨버스 운동화가 삐죽 나와 있었다. 목에 걸고 있는 긴 은색 목걸이에는 수많은 물건들이 무겁게 매달려 있었다. 껌 자판기에서 뽑은 플라스틱 반지 한 개, 안전핀 한 개, 그밖에도 너무 멀어서 잘 보이지 않는 갖가지 잡동사니들이었다. 그 애는 개틀린에 있을 아이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그 애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메이컨 레이븐우드의 조카. 내가 왜 이러는 거지?
그 애는 검은 곱슬머리를 귀 뒤로 넘긴 모습이었다. 검은 매니큐어가 형광등 불빛에 반짝였다. 손에는 검은 잉크가 잔뜩 묻어 있었다. 마치 잉크가 뿌려진 종이 위에서 글씨를 쓴 것 같았다. 그 애는 우리들이 전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복도를 걸어왔다. 나는 그렇게 선명한 초록색 눈을 처음 보았다. 어찌나 선명한지 초록색이 아니라 생전 처음 보는 색처럼 보일 정도였다.
“델 이모는 기록사야. 시간을 읽어. 너랑 내가 어떤 방에 들어가면 현재의 모습이 보이잖아 그런데 델 이모는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동시에 봐. 어떤 방에 들어갔을 때 지금 모습, 10년 전 모습, 20년 전 모습, 50년 전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뜻이야. 그래서 델 이모가 항상 혼란스러워하는 거야. 자기가 정확히 언제를 보고 있는지 모르니까.”
“말도 안 돼. 그럼 리들리는?”
“리들리는 사이렌이야. 설득의 능력을 갖고 있지. 누가 됐든 상대의 머릿속에 자기가 원하는 생각을 불어넣을 수 있고, 그 사람한테서 모든 말을 끌어낼 수 있고, 모든 행동을 하게 만들 수 있어. 만약 리들리가 너한테 자기 능력을 발휘해서 너더러 절벽에서 뛰어내리라고 말한다면, 넌 뛰어내릴 거야.”
“리스의 초능력은 뭐야?”
“리스 언니는 시빌이야. 사람들의 얼굴을 읽어. 상대의 눈만 들여다봐도 그 사람이 무얼 봤는지, 누굴 봤는지, 무얼 했는지 알 수 있어. 책을 펼쳐서 읽듯이 상대의 얼굴을 읽어내는 거야.”
…중략… “너는 어때? 네 능력은 뭐야?” 리나는 한동안 생각을 정리하는 눈치였다. 어쩌면 나한테 말을 해줄까 말까 망설이는 것 같기도 했다. 정확히 어느 쪽인지는 알 수 없었다. 마침내 리나가 그 끝을 알 수 없는 초록색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자연체야. 자연체는 다른 주술사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