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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25550787
· 쪽수 : 520쪽
· 출판일 : 2013-08-12
책 소개
목차
미디어 리뷰
주요 등장인물
예루살렘 칼리지 지도
프롤로그
1장~48장
작가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또 혼자이고 싶지 않았다. 손에는 열쇠를 쥐고 있었다.
케임브리지는 낯선 도시였다. 늪의 밤 독기(毒氣)가 잠든 도시에 스며들었다. 손가락 끝에 느껴질 만큼 짙은 어둠의 안개가 길거리를 덮고 있었다. 그녀는 밤에 외출할 때면 으레 하인에게 길을 밝히게 했다. 이처럼 깊은 밤에는 외출하는 법이 없었다.
난 혼자가 아니야.
발밑의 땅은 생각보다 위험했다. 그녀는 두 번이나 발을 헛디뎌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슬리퍼만 신지 않았더라도…. 그러다가 막달라 부근의 다리를 지날 때 얼음에 미끄러졌다. (중략) 그녀는 덧문이 닫힌 커피숍 창문들을 지나갈 때 걸음을 늦추었다. 웬 손이 어둠 속에서 불쑥 나타나 소매를 낚아채더니 그녀를 컴컴한 입구 쪽으로 와락 잡아당겼다. 그녀는 공격자를 향해 열쇠를 휘둘렀다. 열쇠는 무언가 물컹한 것에 꽂혔다. 으악 소리와 함께 그녀는 자유로워졌다.
홀즈워스는 과거나 현재의 유령 이야기를 다룬 책을 참고해서 유령에 대한 소책자를 쓰면서 분노를 삭였다. (중략) 그는 마리아가 어떻게 망령을 믿게 되었는지, 사악한 여자가 마리아의 경박함과 슬픔을 어떻게 악용해먹었는지 설명했다. 책의 주제는 죽은 사람이 산 사람에게 다시 나타나는 이야기는 곧이곧대로 믿을 것이 못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어떤 이야기는 어린애나 무식한 여자들이 믿기 쉬운 유치한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고 썼다. 또 어떤 이야기는 건실한 믿음을 해치는 오해나 미망에 지나지 않았지만 자연과학이 하느님이 지은 세계에 대한 진리를 점점 밝혀냄에 따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고 썼다. 그는 어떤 유령 이야기는 어린아이, 미개인, 교육을 받지 못한 대중에게 유용한 도덕적·종교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화로서 어느 정도 가치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것이 신의 간섭이나 악마의 간섭에 대한 증거는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유령 이야기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유령 이야기는 교육받은 사람이 진지하게 고려해볼 가치가 있는, 과학적 현상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홀즈워스는 책 이름을 《유령의 해부》라고 붙이고 강의 서리(Surrey) 쪽 메이드 로에 있는 자신의 인쇄소에서 인쇄했다. 그는 신문에 책 광고를 내고 레든홀 가에 있는 서점에서 책을 팔았다.
“말했다시피 유령에 대해 당신과 의논하고 싶어요. 의심스러운 유령에 대해 말이에요. 사실 그 문제는 내 남편의 장서와도 관련이 있어요. 그래서 당신한테 두 가지 부탁을 하려고 해요. 하나를 받아들이면 나머지 하나도 받아들여야 해요.”
“마님, 저더러 뭘 하라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헷갈릴 거 하나도 없어요. 당신은 유령 이야기로 남을 등친 사람이 사기꾼이라는 걸 보여주었어요. 당신은 특정 사건에서 출발해서 그것을 일반화했어요. 그런 사람은 사악한 거래를 위해 정령, 유령, 허깨비, 미신들을 이용하죠. 그들은 꿈을 팔아먹는 거예요. 홀즈워스 씨, 그들은 다른 사람의 꿈을 팔아먹어요. 당신은 이성이라는 근거를 들이대 그들의 사악한 관행을 내리눌렀어요. 그들이 어떤 놈인지 보여주었어요. 바보들을 속이는 덫이고 겁쟁이들을 걸려들게 하는 올가미라는 것을 보여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