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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25552682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14-04-28
책 소개
목차
1부 피의 휴일
2부 영혼들의 축제
에필로그 남겨진 모든 것
<부록> 뉴 오더 선전 캠페인
책속에서
이 도시의 가난한 사람 중 절반은 피의 역병으로 죽어가고 있었다.
내 동생도 그들 중 하나였다.
위스티는 평소보다 훨씬 창백해 보였다. 내 등에 업힌 자그마한 몸은 구부정했다. 앙상한 두 팔로 내 목을 감은 채 괴로워했다. 호흡도 점점 가빠졌다. 동생이 엄마와 아빠에 대해 웅얼거릴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거리는 종종걸음을 치며 일터로 향하는 멍한 눈의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양복 차림의 남자가 어깨로 나를 툭 치며 지나갔다. 나를 알아본 나이 든 한 남자가 “흑마술” 어쩌고 욕을 하며 내 얼굴에 침을 뱉었다. 시민들은 세뇌를 당했거나 박해를 못 이겨 뉴 오더에 순응해버렸다. 깡패들은 한 블록 뒤에서 우리를 맹렬히 뒤ㅤㅉㅗㅈ고, 학대받는 시민들의 입에서는 연신 비명이 터져 나왔다.
놈들과의 거리가 점점 좁혀졌다.
절대적인 절대자가 바짝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순간,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여기선 멋진 인생을 살 수 있어.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놈이 나를 쳐다보며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쌌다. 그러곤 엄지손가락으로 내 머리를 지그시 눌렀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찔했다.
“넌 우월한 아이야. 그러니 우월한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어? 나랑 같이하면 이 모든 걸 누릴 수 있다고.”
나는 수북이 쌓인 음반과 앰프와 번쩍거리는 기타에 시선을 고정했다.
이마를 누르는 놈의 손가락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놈의 눈에서는 불꽃이 튀고 있었다. “그러니 네 재능을 나한테 줘. 나한테 넘기라고.”
“벤저민, 엘리자, 당신들 말대로 저들은 아직 어린애일 뿐이야. 이 세상을 자력으로 헤쳐 나갈 수 있을 만큼 부모에게 충분히 교육받지 못했다고. 그런 애들이 대체 뭘 지배한다는 거지? 자신들이 지닌 엄청난 재능도 제대로 통제 못하는데. 당신들은 저 아이들을 잘 길러내지 못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