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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25553030
· 쪽수 : 504쪽
· 출판일 : 2014-10-02
책 소개
목차
01. 상담 1회차 9
02. 상담 2회차 32
03. 상담 3회차 56
04. 상담 4회차 74
05. 상담 5회차 90
06. 상담 6회차 114
07. 상담 7회차 137
08. 상담 8회차 159
09. 상담 9회차 183
10. 상담 10회차 206
11. 상담 11회차 230
12. 상담 12회차 259
13. 상담 13회차 268
14. 상담 14회차 291
15. 상담 15회차 317
16. 상담 16회차 331
17. 상담 17회차 351
18. 상담 18회차 375
19. 상담 19회차 388
20. 상담 20회차 404
21. 상담 21회차 417
22. 상담 22회차 441
23. 상담 23회차 454
24. 상담 24회차 463
감사의 글 501
리뷰
책속에서
그러니 선생님, 제가 왜 다시 상담하러 왔는지 이해하시겠죠? 얼음 위에 서 있고 주변 얼음이 조금씩 깨지고 있는데 어디로 움직여야 할지 모르겠는 기분이에요. 왜 친어머니가 거짓말을 했는지 알아내야 할까요? 아니면 에번 말대로 그냥 둘까요? 선생님은 그건 제가 결정해야 한다고 하시겠죠. 하지만 선생님 도움이 필요해요.
계속 우리 개 무스가 생각나요. 아주 어린 강아지였을 때, 어느 추운 토요일 날 세탁실에 놔두고 우리만 외출한 적이 있었어요. 아직 대소변을 가리지 못해서 앨리가 자기 인형의 기저귀를 어찌어찌 채우곤 했죠. 그때 우리 집 세탁실엔 솔트스프링 섬 여행에서 사 온 아주 아름답고 환한 색깔의 두꺼운 실로 짠 러그가 있었는데, 무스가 그걸 모서리부터 조금씩 물어뜯은 거예요. 그러고 나서 계속 실을 잡아당기고 잡아당긴 거죠. 우리가 집에 와 보니 러그는 다 풀어 헤쳐져 있더라고요. 내 인생이 바로 그 고왔던 러그 같아요. 그걸 짜는 데 수년이 걸렸는데, 저는 지금 제가 이대로 한쪽 모서리 실을 잡아당기는 걸 계속하다가, 모두 풀어져 버릴까 봐 두려워요.
하지만 제가 이 짓을 멈출 수 있을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여보세요.”
남자 목소리였다. “안녕하세요. 고가구 복원을 하신다고요?”
몸을 일으켜 앉았다. “네. 뭘 도와드릴까요?”
“몇 점 있어요. 식탁, 그리고 의자 몇 개. 큰 가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머니 유품이고 딸에게 물려주려고 합니다.”
“가치란 무언가를 팔 때만 생기는 게 아니에요. 고객님에게 어떤 의미인가도 중요해요.”
“네. 이 식탁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죠. 여기서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먹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가 웃었고 나도 웃으며 답했다.
“식탁은 가족의 역사를 말해 주죠. 어떤 손님들은 리폼을 해 달라고 하면서도 아이들 낙서 자국 같은 건 남겨 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보통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일단 제가 한 번 봐야 견적이 나올 것 같은데요.” 나는 침대에서 나와서 로브를 걸치고 펜을 찾으러 서재로 향했다. “제가 댁으로 방문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보통 고객 분들은 이메일로 사진을 먼저 보내 주세요.”
“모르는 사람 집에 그렇게 가도 되나요?”
나는 복도에서 멈춰 섰다.
그가 말했다. “당신 혼자 가나요?”
그래. 절대 이 일은 맡지 말아야겠다.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한데요.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잠시 아무 소리도 없었다. 그리고 말했다. “난 네 아버지다.”
아, 이거구나. 또 어떤 미친 자식이 아침부터 지랄 발광이야.
“누구라고요?”
“말했잖니. 네 아버지라고.”
“전 아버지 있고요. 이런 전화는…….”
“그 사람은 네 아버지 아니잖아.” 그리고 불쾌한 듯이 말했다. “나 같으면 절대 내 애를 안 버리지.” 그가 말을 멈추자 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냥 끊으려고 하다가 갑자기 너무 화가 났다.
“당신 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지 모르겠지만…….”
“헛소리 아니야. 캐런 사진을 보니 알 수 있었어. 내 세 번째 여자였지.”
“세상 사람 모두 캐런이 세 번째 희생자라는 거 알거든, 이 자식아.”
“하지만 난 아직 그녀의 귀걸이를 갖고 있는데.”
내 위장이 바로 목으로 넘어오는 것 같았다. 이놈은 대체 뭐길래 진짜 살인마 행세를 하지?
“당신 이게 재밌어? 이딴 저질 장난 전화나 하는 게? 그따위로 살아서 인생이 즐거워?”
“널 겁주려는 게 아니다.”
“그럼 뭘 원하는데?”
“널 알고 지내고 싶다.”
또 하나의 상자가 배달되었다. 일요일에 샌디와 빌리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가 또 연장을 보냈는지 알고 싶었고 잠시 그게 왜 궁금한지도 생각했지만 그 생각을 곧 지워 버렸다. 이 상자는 지난번 막대패보다 더 작았고 가벼웠다. 장갑을 찾아서 조심스럽게 포장지를 자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작은 상자를 들어 올렸다. 혹시 또 다른 피해자의 액세서리가 아닐까? 경찰에게 전화할까 0.5초 정도 갈등했지만 참지 못하고 상자를 열고 말았다.
10센티 길이에 너비 5센티 정도의 투박한 금속 인형이 솜 위에 놓여 있었다. 몸통은 순철이나 철강 같은 중금속이었고 팔과 다리는 장난감 병정처럼 굵었으며 일직선으로 늘어져 있었다. 미니 청치마와 노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옷은 정교했고 바느질도 섬세했다. 하지만 얼굴이 없었다. 눈도 입도 없었다.
가운데 가르마를 탄 긴 갈색 생머리가 머리끝에 붙어 있었고 자세히 보니 머리카락 사이로 접착제 자국이 보였다. 존은 왜 이런 걸 보냈을까? 상자를 뒤져 봤지만 쪽지 한 장 없었다. 인형을 다시 들여다보았다. 진짜 같은 옷과 머리카락을 보고 경탄하고 있었다.
그래, 진짜 머리카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