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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25561127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7-06-08
책 소개
목차
도모구이
제 3기층의 물고기
끊어진 사슬
역자후기
리뷰
책속에서
“너,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잖아.”
“다음에 또 그러면 죽여 버릴 거야. 됐지”
“되긴 뭐가 돼? 난 분명 또 그럴 거라고.”
“그럼 다신 안 때리면 되잖아.”
“또 그럴 거야. 난 그 남자의 아들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아버지를 닮은 기분이 들어서 두려운 마음에 지구사를 외면하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신사의 뒤편으로 빠르게 걸어가자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아이들이 도마를 둘러쌌다.
_ <도모구이> 중에서
한 걸음 더 내딛었다가 아래로 떨어질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뛰고 싶었지만 다리는 점점 더 무거워졌다. 정신을 차려 오른쪽 옆을 보자 일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버드나무가 줄 서 있었고 가지 끝이 물에 닿아 이리저리 쓸리고 있었다. 바로 옆은 발목 부근에 흐르는 갈색 물과는 다르게 회색이 휘감긴 녹색의 물이 흘렀다. 놀라운 것은 그 강물이 도마가 서 있는 곳보다도 조금 더 솟아오른 것처럼 보였다. 강이 부풀어 오를 만큼 부풀어 올라 양 옆으로 퍼져 이쪽에 흐르는 갈색 물을 잡아먹을 듯이 밀어내는 탓에 비집고 들어가지 못했다. 녹색의 강 끝, 다리 부근에서 희미한 게다 소리가 들려 빗속을 가만히 쳐다보았다. 아른대는 그림자는 둘이 되었다가 하나가 되었고 선명하고 굵게 갈라지는 아버지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확실히 들린 것은 진코 씨가 장어를 손질하기 전에 의수에 씌운 고무를 벗는 퐁, 하는 소리였다. 그림자와 그림자가 한 덩어리가 되었다.
_ <도모구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