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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25588759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21-06-21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최근 몇 년 사이 로스앤젤레스의 범죄율이 전반적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고, 그중에서도 살인사건이 가장 극적인 감소율을 보였다. 이로 인해 LA 경찰국의 수사에서 우선순위와 관행이 바뀌었다. 수사할 살인사건이 줄어들자 경찰국은 미제사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 50년간 등록된 미제 살인사건이 1만 건이 넘었으니 할 일은 차고 넘쳤다. 작년 한 해 동안 미제사건 전담반은 규모가 세 배 가까이 커졌고, 현재는 경감 한 명과 경위 두 명으로 구성된 간부진이 전담반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강력계의 특수살인사건 전담반 같은 여러 엘리트 전담반에서 경험 많은 형사가 다수 영입되었을 뿐 아니라, 수사 경험이 거의 없는 젊은 형사도 많이 들어왔다. 경찰국 건물 10층에 자리한 경찰국장실에서는 이제 새 세상이 왔다며 수사를 도울 첨단 기술과 새로운 방식에 대한 메시지를 내려보냈다. 그 어떤 것도 수사관의 노하우를 능가하진 못하겠지만 새로운 관점과 다양한 경험의 도움을 받아 나쁠 것은 없다는 얘기였다.
세야스는 재선에도 성공했다. LA 동부는 시 정부와 경찰국으로부터 새로이 주목을 받았다. 범죄율이 감소했다. 골드 라인이 연장되었고, 심지어 마리아치 광장에 지하철역까지 생겼다. 시장은 성공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러나 오를란도 메르세드를 쏜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총알이 메르세드의 몸을 서서히 잠식해 들어갔다. 그는 감염 질환으로 수도 없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고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처음에는 다리 하나를, 그다음에는 남은 다리마저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악기를 연주해 멕시코 민속음악의 리듬을 만들어내던 팔도 빼앗겼다. 그리고 결국, 오를란도 메르세드는 사망했다.
“이제 공은 우리 쪽으로 넘어왔어요.” 크라우더 반장이 보슈에게 말했다. “빌어먹을 신문이 뭐라고 하든 알 바 아니고, 이게 살인사건인지 아닌지 결정하는 건 우리니까. 메르세드의 죽음이 10년 전 피격사건에서 비롯한 거라는 부검 결과가 나오면, 이 일을 사건화해 당신하고 럭키 루시가 다시 수사해 줘요.”
형사들의 수사 기록을 볼 때마다 보슈는 그들에 대해, 또 그들이 어떻게 수사를 했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완벽한 요약과 알아보기 쉽게 쓴 메모, 조서의 논리적 흐름은 유능한 수사관의 특징이었다. 또한 보슈는 대다수의 파트너 형사들 사이에서는 노동 분업이 이뤄진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보통 글재주가 있거나 서류 작업이 적성에 맞는 형사가 기록을 맡았다. 이는 지력과 체력을 나누는 것만큼이나 단순 명쾌한 일이었다. 보슈는 서류 작업을 피하는 쪽이었는데, 물론 언제나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기록을 담당할 때면 보슈는 디테일에 집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