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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25591711
· 쪽수 : 552쪽
· 출판일 : 2020-11-3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29
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정신없이 준비를 하느라 사태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볼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고향 풍경을 바라보는 동안, 엄청난 일이 현실이 되어 차츰 가슴에 밀려들었다. 교차로가 얼마 없어서 신호 대기 시간도 길지 않았다. 이내 경찰서 앞에 도착했다. 슈트케이스를 끌고 정면 현관으로 걸어갔다. 경찰서는 3층짜리 낡은 빌딩이었는데, 딱히 위압감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쓸데없이 넓은 주차장에 세워놓은 경찰차들이 아니었다면 공민관(일본의 평생교육시설) 같은 걸로 착각했을 것이다. 생각해 보니 이 경찰서를 찾은 건 처음이었다. 입구에 서 있는 젊은 제복 경관에게 찾아온 용건을 말했다. 아마 모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경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야기 들었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들키면 곤란해지니까 사진을 다른 데로 보내지는 않았다면서요.”
미요는 방에 있는 수건으로 입을 막으며 물었다.
“자기 패를 감추는 건 엔터테이너의 상식이지.” 스마트폰을 조작하며 다케시가 대답했다.
“속은 좀 어떠냐.”
“이제 괜찮아요. 미안해요.”
마요는 체크인을 마친 다케시의 방에 있었다. 구조는 같았다.
“한 번 더 일러두겠는데, 진상 규명에 전력을 다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걸 우선하며 결코 주저하거나 도망치지 않겠다. 맹세할 수 있지” 다케시는 날카롭고 강렬한 눈빛으로 마요를 보며 물었다. 조금만 방심해도 기력을 뺏길 것 같았다.
맹세할게요. 마요는 오른손을 올리며 말했다.
“이제 도망치지 않을 거야.”
“지금이야.”
다케시가 영상을 정지시키고 화면을 가리켰다. 그의 손가락 끝에 있는 건 쟁반 바로 옆에 서 있는 남자였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누구인지 바로 알아봤다. 아까 다케시가 시켜서 고구레에게 전화를 걸었던 마에다라는 젊은 형사였다.
“왼손에 주목해.” 그렇게 말하더니 다케시는 다시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의 말대로 마에다의 왼손이 움직였다. 마스크가 불편한지 귀 뒤를 만졌다 손을 내렸다.
“마에다의 움직임을 잘 봐.” 그러더니 다케시는 빨리 감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