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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25592770
· 쪽수 : 324쪽
책 소개
목차
1 지옥 같은 그날의 기억
2 나와 함께 있던 남자
3 이치가하라 집안사람들
4 유언장
5 저녁 식사
6 연애에 대한 동경
7 복수의 첫걸음
8 자살 계획
9 그날 밤의 이야기
10 준비 완료
11 나의 지로
12 한밤중의 손님
13 다잉 메시지
14 누가 죽였나?
15 사정청취
16 의구심
17 잃어버린 아이
18 발자국
19 커다란 수확
20 아들의 존재
21 어두운 공기
22 두 사건의 연관성
23 한 쌍의 진주
24 심장의 고동소리
25 알리바이
26 의문의 머리카락
27 유카의 마음
28 오해를 한 계기
29 절반의 성공
30 경감의 추리
31 화염 속 검은 그림자
32 하얀 어둠
리뷰
책속에서
나는 기억을 더듬었다. 희미한 어둠 속에서 붉은 점이 떠올랐다. 이윽고 그 붉은 점이 커지더니 활활 타오르는 불길로 변했다. 불길은 나를 삼키려고 했다. 뜨거운 열과 연기 그리고 건물이 무너지는 소리. 바로 옆에 누군가가 있었다. 지로였다. 나는 울부짖으며 그를 껴안았다. 내 몸이 불에 타더라도 이 사람만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억이 하나둘 되살아났다.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히 떠올랐다.
“그는…… 나와 함께 있던 남자는 어떻게 됐죠?”
사토나카 지로의 시체가 거기 있었다.
내 마음을 지탱하던 뭔가가 툭, 하고 절망적인 소리를 내며 끊어졌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형사들이 뭐라고 하는 것 같았지만 내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나는 소녀처럼 엉엉 소리를 내어 울었다. 울면서 마음속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 절규를 터뜨렸다.
사토나카 지로는 살해당했다.
나의 지로는 이제 세상에 없다.
사실은 그런 이유 때문에 죽음을 선택하는 게 아니에요. 그 동반자살 사건 뒤에는, 그리고 제가 죽음을 선택한 배경에는, 좀 더 복잡하고 깊은 사정이 있습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는 그 사정에 대해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 밝히려면 거기에 알맞은 때와 장소가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제가 죽어버리면 진실을 전할 길이 없기 때문에 실례를 무릅쓰고 기쿠요 부인에게 부탁을 드리고자 합니다. 동봉한 작은 봉투는 개봉하지 마시고 보관해 주세요. 짐작하시겠지만 그 봉투 안에는 진실을 밝힐 문서가 들어 있습니다. 이것을 이치가하라 다카아키 씨의 유언장이 공개될 때까지만 맡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