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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25811321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11-02-28
책 소개
목차
고래 남친
롤아웃
국방 연애
여친은 유능해
탈책 엘레지
파이터 파일럿 그대
리뷰
책속에서
“잠수함이 잠기는 때는 언제예요?”
사토코의 질문에 후유하라는 살짝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내 질문이 이상했어요?”
“아뇨. 사토코 씨는 잠긴다는 말을 쓰는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르겠다. 의아한 표정을 짓자, 후유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잠수함을 타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 사람들은 두 종류로 나뉘어요. 잠수함이 ‘잠긴다’라고 말하는 사람과 ‘가라앉는다’라고 말하는 사람. 일반 사람들은 대개 ‘가라앉는다’고 하기 쉬운데, 사토코 씨는 다른 것 같아서요.”
“그야…….”
부연 설명을 들으니 더욱 모르겠다.
“고래가 가라앉는다고 하지는 않잖아요.”
“……이젠 고래까지 나왔어.”
후유하라는 중얼거리며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사토코로서는 웃음의 의미를 알 수가 없다. 그가 자신의 말을 우스꽝스럽게 받아들인 것 같아 다급히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게 그러니까, 서로 닮지 않았어요? 둘 다 검은색에 커다란 것이. 또 바다 깊숙이 잠기는 것도요. 아, 고래는 꼭 검은색이라고 할 순 없나? 여하튼 잠수함의 모양 고래랑 비슷하지 않아요?”
“아주 좋아요. 센스가 상당히 뛰어난데요.”
마치 학교 선생님마냥 칭찬을 하더니, 후유하라는 만족스럽게 술잔을 비웠다. 처음에 합동으로 건배를 한 이래, 소주와 청주를 번갈아 마셨다. 술은 꽤 센 편인 것 같다. 적당히 즐기는 정도의 주량을 가진 사토코로서는 따라가기 힘든 페이스다.
“잠수함은 가라앉는다고 말하지 않아요, 반드시 올라오니까. 잠수함을 타는 사람은 생리적으로 가라앉는다는 말을 굉장히 싫어해요. 잠수함이 가라앉는 건 공격을 당해서 침몰할 때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