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25840796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0-01-20
책 소개
목차
프랑스 인형 007
학부모 임시총회 061
곰 남매 113
열 달 열흘 171
속죄 229
종장 291
역자 후기 300
리뷰
책속에서
화창한 토요일 오후,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고급 호텔 같은 방, 도쿄에서 주문했다는 이름도 모르는 과일이 듬뿍 얹혀진 케이크, 향기로운 홍차. 그곳에 에미리가 함께 있었다면 아주 우아한 송별 파티가 되었겠지요. 하지만 에미리는 살해되고 말았습니다. 화창한 날씨가 무색해지는 어둡고 무거운 공기가 실내를 꽉 메우고 있었습니다.
케이크를 먹고 나서 사건에 관해 얘기해 달라는 아주머니의 주문에 우리 넷은 저를 중심으로 하여 그날의 일을 대략적으로 말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아주머니가 히스테릭하게 언성을 높였습니다.
“그런 얘긴 이제 지긋지긋해. 얼굴은 생각 안 나요. 생각 안 나요. 이 말밖에 할 줄 모르니?! 너희가 그 모양이니까 3년이 지나도 범인을 못 잡는 거라고. 이런 멍청이들이랑 놀아서 우리 에미리가 죽은 거야. 너희들 때문이야. 너희는 살인자야!”
살인자─. 세상이 뒤집히는 것 같았습니다. 그 사건 이후, 자책감에 시달리면서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것도 아니고 마치 우리 때문에 에미리가 죽었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난 너희를 절대로 용서 못해.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범인을 찾아내. 그렇게 못하겠으면 내가 납득할 수 있게 속죄를 하라고. 그것도 안 하면 난 너희들에게 복수할 거야. 난 너희 부모보다 훨씬 더 많은 돈과 권력이 있어. 내가 기필코 너희들을 에미리보다 더 처참하게 만들어 놓을 거야. 에미리의 부모인 나한테는 그럴 권리가 있어.”
범인보다 아주머니가 더 무서웠습니다.
죄송해요. 전 범인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