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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25840857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1-02-01
책 소개
목차
일탈 逸脫
유한 遺恨
깨진 유리 割れガラス
감지기 感知器
가장제 假裝祭
리뷰
책속에서
“카와쿠보 씨, 당신은 주재 경관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시오?”
카와쿠보는 질문의 진의를 알 수가 없어, 빤한 대답을 토했다.
“지역의 치안 유지겠죠.”
“그게 구체적으로 뭘까?”라고 묻는 타케우치의 목소리에 다소 심술궂은 기운도 묻어났다.
카와쿠보는 말을 바꿔 대답했다.
“범죄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거겠죠.”
“아냐.” 콧방귀 뀌듯 타케우치가 고개를 저었다.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게 아냐. 범죄자를 만들지 않는 거지. 그게 주재 경관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야.”
“무슨 뜻입니까? 범죄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말인가요?”
“그게 아냐. 시골 마을에서 경찰과 가장 각을 세울 때가 언제인지 아나? 선거법 위반자를 적발할 때야. 주민 입장에서 보자면, 명백한 위법 행위임에도 피해자가 없는 게 선거위반이네. 그런데 경찰에서는 곧이곧대로 법규에 맞춰, 선거법 위반자를 적발한다고 생각해 보게. 그 지역에 범죄자를 만드는 거야. 전과자를 만들어 버리는 거라고.”
타케우치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다. 시골에서는 선거위반을 범법 행위라 인식조차 않을지도 모른다. 선거위반에 손을 담갔다는 것은 지역에 헌신했다는 징표다. 그걸 적발하는 경찰은 지역 물정을 전혀 모르는 고문관인 셈이다.
타케우치의 말이 이어졌다.
“시골 마을에서는 범죄자를 만드는 것만큼 피하고 싶은 경우가 없어. 그게 시골이야. 그렇기에 시골에서 근무하는 주재 경관의 임무는 범죄자를 만들지 않는 거라네. 때로는 마을과 유착에 이르더라도, 범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해. 그런 임무를 주재 경관이 방기하면, 실제로 피해자가 발생한 범죄가 일어났을 때 이 마을 주민들처럼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거지. 소방단도 방범협회도 경찰의 지시를 허투루 듣는 거야. 아야카의 실종은 그런 상황 가운데 일어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