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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26898154
· 쪽수 : 242쪽
· 출판일 : 2019-12-31
책 소개
목차
1장. 春
01 연변의 봄바람은 하얗게 불어온다
02 오랑캐령 넘어 첫 동네, 용정(龍井)
03 광장의 진달래는 사계절 피어 있다
2장. 夏
04 삼륜차(三輪車)가 달리는 두만강 변, 도문
05 연길은 밤이 더 화려하다
06 닭이 울어 삼국(三國)을 깨우는 변경, 훈춘 방천
3장. 秋
07 에루화 어절씨구! 조선족 자치주
08 투쟁의 역사는 수풀 속에서 잊혀간다
4장. 冬
09 연길에는 서(西)시장이 있다
10 두만강 눈썰매
저자소개
책속에서
보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날 찾아간 비암산은, 정상에 오르는 산길이 수풀과 나무로 뒤덮여 있어 길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후에 일송정을 노래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건, 비암산 일송정이 과거 항일투쟁과 연관된 장소임은 변함없는 사실일 테지만 더불어 소나무도 소홀히 취급되며 잊히고 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연변의 소나무는 일송정만 있는 게 아니다. 소나무가 우거진 연변 땅 전체가 과거 일제와 전투를 벌인 곳이니, 연변의 소나무 모두가 투쟁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나무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용정에 가면, 조선인의 이민과 투쟁으로 점철된 과거의 흔적과 그들의 후대들이 이어온 현재의 삶이 공존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나지막한 주위 풍경과 조화되지 못하고 위압적으로 홀로 튀고 있는 총영사관의 붉은 담장 안에서, 지금은 조선족들이 용정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처럼.
두루마기를 입은 학생이 마당을 나서는 초가의 서전서숙 자리에, 지금은 조선족 어린 학생들이 마당을 신나게 뛰어가고 있는 것처럼.
두만강을 건넌 조선인들이 오랑캐 고개를 넘어와 마셨던 우물이, 지금은 작은 동네 공원으로 꾸며져 있는 것처럼.
대성중학이 있던 자리에, 지금도 조선족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처럼.
삼륜차가 달리는 옆으로 벤츠가 쓱 지나가는 것처럼.
중국이 개혁 개방한 이래 한국은 조선족에게 애증의 나라가 되었다.
그들에게 한국은 돈을 버는 기회의 나라이자, 고된 노동과 차별을 감내해야 하는 수모의 나라이다. 한국의 앞선 경제발전을 선망하며 부자인 한국 사람을 부러워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한국인의 비인간적이고 차별적 태도를 원망하고 증오한다.
중국에선 중국 사람, 한국에선 한국 동포인 이들.
조선족의 불가피한 이중적 존재가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불안한 경계인의 자화상을 만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