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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아프리카/오세아니아사
· ISBN : 9788927800279
· 쪽수 : 380쪽
책 소개
목차
1부 자유의 수레
2부 수상의 불도저
3부 헬렌과 크리스, 어둠 속의 불빛
4부 신이여, 아프리카를 축복하소서!
에필로그
부록: 그들은 지금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석
책속에서
하지만 반 리베이크는 좌절하지 않고 호주머니 깊숙이 넣고 다녔던 조그만 성경책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동료들을 안심시켜줄 수 있는 구절을 「신명기」에서 찾아냈다. “선택된 백성은 그들의 길을 막는 왕들을 박살낸 후에 그들의 땅을 받게 되리라.” 이렇게 동료들에게 열정적으로 외친 후에 그는 「이사야서」의 한 구절을 읽었다. “나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 나는 내가 너희를 내 백성으로 선택하는 것에 맞서는 쇠빗장을 부술 것이며 놋쇠 문을 박살낼 것이라.” 이어 그는 신의 뜻에 의해 어차피 지옥에 떨어질 저 적대적인 흑인들로부터 자신의 동료들을 떨어뜨려놓을 묘안을 찾아냈다. 운하를 팔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므로 좁다란 반도의 한쪽 해안에서 다른 쪽 해안까지 야생편도나무를 두 줄로 심어 울타리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리하여 4세기 후, 길쭉한 하얀 꽃이 만발한 이 나무의 먼 후손들이 발하는 꿀과 장뇌를 섞은 듯한 냄새는 아직도 케이프타운의 남부 지역을 향기롭게 감싸고 있으니, 백인들이 남아프리카의 흑인들에게 자행한 최초의 인종분리 행위의 먼 메아리인 것이다. - 1부
“우리가 이 나라의 유색인들과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우리에겐 다른 선택이 없어요. 여기서 공존은 ‘혼합’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내 생각에 공존은 ‘곁에서 사는 것’입니다. 곁에서 살되 분,리,되,어 사는 거지요. 사실 이것은 새로운 생각은 아닙니다. 벌써 우리 조상들이 내놓았던 아주 오래된 생각이지요. 흑인들 곁에 살되 동시에 분리되어 살아야 한다는 이 생각, 오늘 우리는 이 생각을 남아프리카 민족에게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이 공존을 우리는 하나의 원리 위에, 하나의 독트린 위에, 장기적으로 우리를 한 민족으로 생존할 수 있게 해줄 이념 위에 세워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와 남아프리카의 다른 인종들과 문화들 간의 전적이고 절대적이며 흔들림 없는 분리, 즉 아파르트헤이트 위에다 세워야 하는 거지요.”
얼마 안 있어 남아프리카를 모든 문명국가의 지탄의 대상이 되게 할 이 단어 ‘아파르트헤이트’는 바로 이 ‘분리’를 의미하는 네덜란드식 표현이었다. 이 단어는 빛나는 영웅들의 초상화로 장식된 평화로운 객실 가운데 한 방의 총성처럼 울려 퍼졌다. - 1부
그의 화학자들은 흑인들의 체내에 치명적인 성분을 집어넣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매개물을 실험해보았다. 흑인들이 맥주를 아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그들은 탐지가 불가능한 독물인 탈륨을 타운십의 선술집에 보내질 캔맥주 용기에 첨가했다. 또 담뱃갑에다는 탄저균을 주입했으며, 초콜릿에다는 청산을, 우유병에다는 보툴리누스균을 넣었다. 심지어는 최악의 맹독 중의 하나인 리신을 위스키 병에 섞어 넣었다. 흑인 구역의 잡화상에서 흔히 팔리는 가정용 세제들은 마비 효과가 있는 멘드레익스 분말로 양념하기도 했다. 바슨과 그의 빗나간 연금술사들은 확신하고 있었다. 이 치명적인 제품들이 흑인들 사이에 대량으로 유통되는 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남아프리카의 흑인 인구를 감소시키겠다는 우리의 계획은 결정적인 한 걸음을 내딛게 되리라. -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