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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의 방식

포옹의 방식

권현형 (지은이)
  |  
문예중앙
2013-09-30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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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옹의 방식

책 정보

· 제목 : 포옹의 방식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27804840
· 쪽수 : 160쪽

책 소개

'문예중앙시선' 29권. 1995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한 권현형 시인이 7년 만에 출간한 세 번째 시집. '타인의 고통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공감하는 과정'을, 그 뜻밖의 사태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예민한 감각과 기술적 힘으로써 그려낸다.

목차

1부
저녁 일곱시 해안선
패엽경
역광
분홍 문장
금요일 저녁의 위로
포옹의 방식
한 번 노래하고 아홉 번 걸었다
착란, 찬란
물과 싸우다
최초의 방
차오프라야 도서관
국경지대의 종려나무
옥수수는 고독하다
느낌이 좋은 사람
인디언 바람
나는 이동 중이다

2부
헤밍웨이, 카뮈, 전태일
유금선의 구름
물곰국이 있는 테라코타
옆모습
어떤 귀환에 대한 애도
마시멜로 맛
시베리아 횡단 열차
깎은 손톱의 안쪽
모르핀 감각
돌에 분홍 물들 때
물방울 관음
닌빈의 햇볕
롤리타
고통을 탁본하다
아낀다는 말
몸의 남쪽
차가운 판화

3부
나의 기타 바가바드
봄날의 종묘상회
사물의 기원
슴새라고 했니?
흔들리는 키스
지원의 얼굴
오케 레코드
살청, 푸른빛을 얻다
봉인된 시간
낮술
오래된 사이
피나 바우쉬의 왈츠
엽흔
메밀밭의 고독 속에서
바닥에 관한 성찰
강남역, 시다림

4부
자벌레는 세계의 그늘을 잰다
해금을 위한 블리자드
1월 1일의 질감
왕과 나
싱싱한 수사
해석되지 않는다
단지 모자가 있다
여기 명랑한 유리병이 있습니다
몽돌에 새긴 글
심리적 참전
하노이의 밤
얼지 마, 죽지 마, 부활할거야
구름, 백합, 보드카, 마리아 칼라스
북극의 눈물

해설 ‘당신’의 깊이, 그 심리적 참전 - 최현식

저자소개

권현형 (지은이)    정보 더보기
강원도 주문진 출생. 경희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중독성 슬픔』, 『밥이나 먹자, 꽃아』, 『포옹의 방식』 등이 있다. 미네르바 작품상, 시와시학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200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2023년 아르코 창작기금(발간지원) 선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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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 시인이 쓰는 시론

버려진 것은 틀에 갇히지 않는다. 바닷가의 폐기된 흰 문짝은 아름답다. 진짜 문(門)이 된다. 버려진 것을 줍는다. 고뇌가 시작된다. 탄식이 시작된다.

사람들의 귀가 먼 곳을 향해 열리기 시작한다. 좀 더 멀리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붙잡혀 있을 이유가 없다. 시베리아 푸른 횡단 열차를 타고 날마다 나는 이동한다. 광대무변과 소실점 사이를 횡단한다.

그때 그곳에, 떨어지면서 발등을 덮어주던 커다란 목단꽃이 없었더라면 자줏빛 그늘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긴 연설과 축사를 견뎠을까. 카니발이 열리는 동안 따갑게 내리쬐던 봄볕과 권태를 잊지 않으리.

마음의 각도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 시 속에 살아 있다.

여전히 천진하면서도 때 묻은 삶의 음화들에선 디아스포라의 기운이 느껴진다. 어느 영토에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떠돌다 사라져가는 집시들의 혈통은 탈 권력적이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 백 퍼센트 연소되는 그들에게 시는 깊이 끌린다.


서러워하는 사람이 있다
군 초소가 있고
어시장이 있다 늙은 이발사가 있다
선의 끝에는 무엇이 있나

객지에서 흘러온 게가 고향을
삐뚜름하게 걷고 있다
해안선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독문과를 다녔고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시집을
옆구리에 끼고 다녔던 골초 혜임은
오래전의 끝처럼 앉아 선을 자꾸 그었다

자신은 비겁해서 가고 싶은 길을
가지 못한 사람 나는 가고 싶은 길을
갔으므로 비겁한 사람

날마다 물고기들의 관을 짜고 김수영과 이백은 아직
좋아하고 먹고 입고 자는 것을 걱정하고
소주 한잔하는 게 서른아홉의 일상이라고 했다

해안선의 끝에는 태초의 비린 어스름이 있다
시(詩)는 때로 썩은 가리비처럼 무용하다
지금 서러워하는 사람에게는 금기다

―「저녁 일곱시 해안선」 전문


이윽고 뜨거움이 재가 될 때까지
그들 머리 위 자귀나무는 바람 불지 않는
저녁의 골목을 흔들 것이다.
골목 주택가의 닫힌 철문 앞에서
닫힌 시간 안에서 남자와 여자가 껴안고 서 있다

사이를 떼어놓을 수 없는 부동의 석고상처럼 보이지만
여자의 등 뒤에 두르고 있는
손가락 사이에 담배가 물려 있다
연인과 무관하게
철학자처럼 건달처럼 사색하며 거닐며 타오르며

그가 포옹에 몰입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뇌관이 터질 지경으로 달리는
팽창하는 여자의 등, 순정한 척추의 비탈이 보인다
매끈한 생머리의 가닥을 묶은 노랑 고무줄 때문인지

여자는 단거리 마라토너로도 보인다
남자의 분열된 손가락을 담배를 볼 수 없는
그녀의 뒷모습은 옮길 수 없는 섬 같다

가령 사랑을 나눌 때 티브이를 켜놓은 적 있다면,
껌을 씹은 적 있다면, 당신의 패(牌)는 경멸이다

―「포옹의 방식」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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