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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시읽기산책
· ISBN : 9788937439568
· 쪽수 : 488쪽
· 출판일 : 2025-11-07
책 소개
목차
공자의 생활난
아메리카 타임지
이(虱)
토끼
아버지의 사진
음악
달나라의 장난
조국에 돌아오신 상병포로 동지들에게
긍지의 날
애정지둔
풍뎅이
방 안에서 익어 가는 설움
구라중화
휴식
거미
여름 뜰
도취의 피안
더러운 향로
네이팜탄
거리 1
나의 가족
국립도서관
영롱한 목표
헬리콥터
병풍
바뀌어진 지평선
폭포
수난로
꽃2
여름 아침
자
구름의 파수병
예지
눈
서시
광야
봄밤
채소밭 가에서
비
반주곡
밤
동맥
모리배
생활
사령
사랑
꽃
파밭 가에서
기도
육법전서와 혁명
푸른 하늘을
가다오 나가다오
그 방을 생각하며
나가타 겐지로
눈
연꽃
여편네의 방에 와서
누이야 장하고나!
누이의 방
먼 곳에서부터
아픈 몸이
시
전향기
백지에서부터
절망
피아노
깨꽃
너…… 세찬 에네르기
후란넬 저고리
여자
돈
반달
죄와 벌
우리들의 웃음
참음은
거대한 뿌리
거위 소리
강가에서
X에서 Y로
이사
말
현대식 교량
65년의 새 해
제임스 띵
미역국
적 1
적 2
절망
잔인의 초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이 한국문학사
H
이혼 취소
눈
식모
풀의 영상
엔카운터 지
전화 이야기
태백산맥
설사의 알리바이
금성라디오
네 얼굴은
판문점의 감상
VOGUE야
사랑의 변주곡
거짓말의 여운 속에서
꽃잎
여름 밤
미농인찰지
라디오 계
먼지
미인
성(姓)
원효대사
의자가 많아서 걸린다
풀
저자소개
책속에서
■서문에서
이 책의 제목을 우리는 “너도 나도 스스로 도는 힘을 위하여”로 정했습니다. 김수영 정신의 핵심에는 한 사람 한 사람 고독한 단독자가 있습니다. 고독한 단독자로서 스스로의 생존에 매달려 산다는 것은 서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돌고 있는 팽이들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생존만을 위해 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게 공통된 그 무엇, 그 의미를 위하여, 삶이 주는 서러움에 울어서는 안 된다는 듯이 서서 돌고 있는 팽이가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팽이들이 기울인 노력의 하나입니다. (중략)
쓰는 동안 두 가지 원칙을 생각했습니다. 첫째, 우리말을 아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가 읽을 수 있는 글을 쓰자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생과 청년층, 그리고 고등학생들까지도 이 책을 읽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연구회의 바람입니다. 나아가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이 책을 즐겨 읽으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김수영의 넓고 깊은 시 세계를 전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둘째, 합평회에서 나눈 의견의 공통 분모를 중심으로 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확실한 정보만을 언급하는 해설을 지향했습니다. 필자 자신의 독자적인 해석은 언젠가 다른 기회에 발표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중략) 이 책으로 김수영 시인의 시가 우리말을 아는 모든 분들께 문턱 낮게 다가가기를 원합니다. 나아가 김수영 시인의 시대에 함께했던 수많은 한국의 시인들도 더 사랑받기를 바랍니다.
《자유신문》에 이 시를 발표하도록 주선했을 박인환과 그에 대한 난처한 감정, 「묘정의 노래」의 의고적 분위기, 그리고 일본에서의 모더니즘 세례를 뒤로 하고 귀국했다가 중국으로 가야만 했던 김수영의 여러 삶의 흔적이 이 시에서 동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더구나 이것을 단순한 연애감정을 넘어선 정치적 선택으로 설명하는 것이 김수영이다. 삶의 전환 국면에 따른 흔적들이 여기에 있고, 김수영은 그 이질적 감정들의 공동체를 혼재된 의미들의 언어로 그러나 평면적으로 흩뿌려서 구현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자기희생이 김수영의 바로 서기, 또는 바로 보기의 의식과 상통한다. 그러므로 김수영의 전통 부정은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전통을 변용하여 현실에 적용하려는 자세라 할 수 있다. 김수영의 시에서 ‘전통’은 부정의 대상으로 논의되었다. 그래서 ‘바로 보기’의 시적 주제는 전통을 부정하고 근대를 지향하는 것으로, 혹은 전통의 부조리를 타파하고 현실의 혁신을 꾀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런데 이 시를 통해 어느 정도 그러한 해석은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