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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천양희 (지은이)
  |  
문예중앙
2014-04-25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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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책 정보

· 제목 :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문인에세이
· ISBN : 9788927805502
· 쪽수 : 276쪽

책 소개

천양희 시인의 산문집. 2014년 올해로 시인이 된 지 49년, 혼자 산 지 39년째가 되는 천양희 시인은 오랫동안 혹독한 고독과 맞서며 눈물로 단련한 시어를 획득하고, 사람과 삶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갖게 되기까지의 상처와 눈물의 기록을 책에 담아냈다.

목차

나는 너무 오래 눈물을 썼다
한 쌍이 낯설다
폭포 소리가 나를 깨운다
웃는 울음
바람은 몇 살이야?
물결무늬 자국처럼
구급차를 기다리며
어둠은 빛보다 어둡지 않았다
꽃점 치던 시절
여식 보아라
회화나무
백지 위의 시
만약이란 없다
지나가자, 지나가자

행복은 보일까 말까 한 작은 간이역이다
농담의 힘
두근두근 내 심장
무엇이 성공인가
두 바퀴
마음 빚다
연처럼 띄워라
詩 통장
그 한마디
다 쓰고 갑니다
뒤편을 보라
고독이 고래처럼
얼굴
독서하다와 사랑하다
자기만의 습관

꽃부터 보고 오세요
나의 잔
심장이 나보다 먼저 뛰네요
그 자리
내 생의 대안
웃음 끝에 서러움이
거대한 수족관
새 옷 입는 날
바람 아래 해변과 몽산포
슬픔을 지우는 지우개가 있다면
다람쥐를 놓아주다
이름 짓기
사라지는 것들
마음속 절 한 채
나는 첼로 곡을 좋아한다
아버지의 술에는 눈물이 절반
비겁 비겁 울다
솔개가 날고 있을 때
하늘을 꿈꾸는 섬

이것이 내 시의 비밀이다
누가 나를 인간에 포함시켰소?
극약 같은 짧은 시
뒷발의 강력한 힘으로
다른 눈을 뜨게 하는 비밀
내 손을 잡아다오
귀 울음과 코골이
물소리가 음악처럼 들리느냐
손으로 뿌리고, 눈으로 거두는
나에게 세 가지 한이 있으니
커피와 시
야생화 향기 같은

저자소개

천양희 (지은이)    정보 더보기
시인. 1942년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현대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신이 우리에게 묻는다면> <사람 그리운 도시> <하루치의 희망> <마음의 수수밭> <오래된 골목> <너무 많은 입>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새벽에 생각하다>, 산문집 <시의 숲을 거닐다> <직소포에 들다> <내일을 사는 마음에게> <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등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현대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공초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만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펼치기

책속에서

혼자 산 지 오늘로 39년 10개월째다. 지독한 세월을 지독하게 견뎠다. 혼자 사는 것은 삶을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견뎌내는 것이며, 이 세상은 나 혼자서 극복해야 할 또 다른 절망이라는 것을 체득하는 일이다. 숟가락도 하나 젓가락도 하나 무엇이든 하나만 쓰다 보니 ‘한 쌍’이란 단어가 낯설다. 남녀 한 쌍, 바늘과 실 한 쌍, 숟가락과 젓가락 한 쌍이 무슨 복잡한 관계처럼 느껴져서 사람의 인연이란 대체로 악연이란 생각에까지 이른다. 습관이란 무서운 것이어서 생각까지 바꿔버린다.
―「한 쌍이 낯설다」 중에서


내가 처음으로 직소폭포를 찾은 것은 1979년 7월이었다. 33년 전의 일로 내 나이 서른일곱 살 때였다. 혼자 산 지 5년이 흐른 뒤였다. 서울에선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아 포기하는 마음으로 그곳으로 갔다. 어느 날 신문을 보다 ‘직소’라는 단어에 이끌려 무작정 길을 떠난 것이다. 이왕이면 선비의 정신처럼 곧은 직소에서, 직언하는 충신처럼 생을 끝내고 싶었다. 직소폭포는 내소사에서 30분쯤 걸어가 길이 끝나는 곳에 있었다. 비 온 뒤라선지 작은 폭포지만 소리는 우렁찼고 물길은 생각대로 수직으로 곧았다. 물의 길도 곧아야 숭고해 보인다.
그때 그 산(내변산)엔 아무도 없었고 폭포 소리만 ‘천추의 큰 울음’처럼 우렁찼다. 끝없이 넓은 들판을 보고 연암 박지원이 ‘호곡장’이라며 울기 좋은 곳이라 했고, 이를 읽은 추사 김정희가 ‘천추의 큰 울음’이라 했다는데, 비록 작은 폭포지만 나에게 직소폭포는 ‘내가 울기 좋은 곳’이었다. 폭포의 곧은 물줄기를 바라보다 굽은 내 마음을 어찌할 수 없어 나는 폭포처럼 울었다. (…)
몇 시간을 바위 위에 바위처럼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몸이 옆으로 조금 기우뚱했다. 그때 마치 빛이 눈을 뚫고 들어온 듯 앞이 탁 트이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놀라운 것은 지금껏 어둑했던 마음이 환해지면서 처음으로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너는 죽을 만큼 살아보았느냐’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리는 것 같아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고 들리는 것은 폭포 소리뿐이었다. 그 소리는 내게 삶은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우쳐주는 소리였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고 나만의 신비한 체험이었다.
―「폭포 소리가 나를 깨운다」 중에서


오래전 봄날, 네 살짜리 아이와 손을 잡고 언덕을 올랐을 때 마침 바람이 불었다. 그때 아이가 불쑥 “바람은 몇 살이야?” 하고 물었다. 어쩜 저 어린것이 바람에도 나이가 있다고 생각했을까. 신기해서 한참이나 아이를 바라보다가 나는 궁색한 대로 “바람은 나이가 없단다. 잘 날이 없으니까.”라고 대답했다. 그랬던 그 아이는 바람에 불려간 것인지 지금 내 곁에 없다.
언제부턴가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영혼의 따뜻했던 날들이며, 모든 것을 이기던 사랑이며, 시가 베푸는 낙이며, 나의 지음들이며……. 그러나 그 잃어버린 것들에 기대어 오늘을 살았다. 이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삶 구석구석에 편린처럼 박혀 있다. 설명할 수도, 하고 싶지도 않다. 나는 거의 몇십 년을 말을 줄이고 살았다. 깊은 숨을 한번 내쉬고 보면, 그 말할 수 없어 침묵한 것들이 내 영혼을 채워주었던 것 같다.
―「바람은 몇 살이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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