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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8318049
· 쪽수 : 64쪽
· 출판일 : 2020-02-10
책 소개
목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 ------------- 4
걱정을 세탁한다고? ------------ 12
걱정 없는 하루 ---------- 24
걱정을 빨아 버린 재은이 ---------- 32
걱정이 필요한 순간 ---------- 42
걱정해도 괜찮아 ---------- 58
작가의 말 ---------- 63
리뷰
책속에서
재은이는 조심스럽게 가게 안으로 들어갔어요. 문이 닫히자마자 안내 방송이 나왔어요.
“걱정 세탁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은 무인으로 운영되는 VR 세탁소입니다.”
재은이는 세탁소 안을 천천히 둘러봤어요. 밖에서는 보이지 않던 쪽 벽에 VR 기계가 설치되어 있고, 그 위에 사용법이 적혀 있었어요.
세탁한 시간 동안 걱정이 사라진다는 설명이 솔깃했어요. 잠깐이라도 걱정을 잊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았어요. 그렇다고 고글을 냉큼 머리에 쓸 수는 없었어요. 재은이 머릿속에 새로운 걱정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거든요.
‘이거 제대로 된 기계 맞아? 이상한 일이 생기면 어쩌지?’
걱정하는 마음과 달리 재은이의 손은 어느새 고글을 집어 들었어요. 혹시 고장 나서 안 되더라도 손해 볼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보다 걱정이 더 늘지는 않을 테니까요. 재은이는 천천히 심호흡하고, 고글을 썼어요. 손을 움직여 화면 가운데에 뜬 시작 버튼을 누르자, ‘1시간, 12시간, 30일’이라고 적힌 버튼이 나타났어요. 재은이는 ‘1시간’ 버튼을 선택했어요.
“1시간 걱정 세탁을 시작합니다.”
곧이어 화면이 세탁기 안쪽 모습으로 변하더니 사방에서 물이 쏟아졌어요.
“앗!”
재은이는 깜짝 놀라 손으로 머리를 감쌌어요. 세탁기로 쏟아지는 물이 너무 진짜 같아서 저도 모르게 그렇게 한 거예요. 물은 금세 재은이 허리께까지 차오르더니 좌우로 물살의 방향을 바꾸어 회전했어요. 재은이는 마치 세탁기에 든 빨래가 된 기분이었어요. 세탁기 물이 다 빠지자 이번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어요. 걱정 세탁소 안에 설치된 온풍기에서 나온 진짜 바람이 재은이의 발목을 간질였어요.
“아, 따뜻해. 기분 좋은데?”
잠시 뒤, “세탁이 끝났습니다.”라는 소리가 나오고 화면에 ‘완료’ 메시지가 떴어요. 재은이는 신나는 놀이 기구에서 내릴 때처럼 아쉬운 마음으로 고글을 벗었어요. 기분 좋은 설렘을 안고 걱정 세탁소를 나설 때, 벽에 걸린 시계가 4시를 가리켰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