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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28318919
· 쪽수 : 64쪽
· 출판일 : 2024-08-05
책 소개
목차
미지는 마녀였다 ------------- 4
편지 쓰기는 정말 힘들어 ------------ 18
3학년 2반 우체국 ---------- 30
귀한 우표라고? ---------- 38
집안 망신이지만 ---------- 44
뭐든지 배달해요 ---------- 52
작가의 말 ---------- 63
책속에서
나는 당장 공책 한 장을 쭉 찢어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네 흉을 봐서 미안해.’하고 달랑 한 줄을 쓰고 나니 더는 쓸 말이 없었어요.
“이걸 가지고 어떻게 미지를 감동시키냐? 다섯 줄 이상은 써야지. 좀 길게 써야 마음을 드러낼 수 있다고. 그리고 공책을 찢어서 쓰지 말고 편지지를 사서 써.”
우민이는 고개를 잘래잘래 흔들었어요.
나는 학교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문방구에서 편지지를 샀어요. 그리고 집에 오자마자 편지지를 꺼내 들었어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네 흉을 봐서 미안해.’라는 말 말고는 떠오르지 않았어요.
“아, 짜증 나. 마녀 같은 미지. 욕이나 실컷 썼으면 좋겠다. 욕을 쓰라면 다섯 줄이 아니라 오백 줄도 쓸 수 있겠다.”
나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어요. 미지 욕을 편지지 가득 쓰면 속이 시원할 거 같았어요.
‘바보, 잘난척쟁이.’
그런데 참 이상했어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때는 술술 나오던 욕이 직접 손으로 쓰려니까 자꾸 멈칫거려졌어요.
나는 ‘바보, 잘난척쟁이’를 쓴 편지지를 북 찍어 구겼어요.
끙끙! 나는 다시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어요.
‘아! 진짜 뭐라고 써야 하나…….’
아무리 고민을 해도 또 고민이 되고, 점점 걱정이 되었어요.
“오늘은 형진이가 웬일로 공부를 열심히 할까? 열 시야, 그만하고 자.”
엄마가 방문을 열고 말했어요. 벌써 열 시라고요? 아직 한 자도 못 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