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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31024616
· 쪽수 : 226쪽
· 출판일 : 2025-04-15
책 소개
목차
수레바퀴 아래서
작품 해설
헤르만 헤세 연보
책속에서
교외 동산의 높다란 보리수 잎 위로 늦은 오후의 따가운 햇빛이 비치고 있었다. 시청 앞 광장에는 커다란 분수 두 개에서 솟구친 물줄기가 소리를 내며 반짝였다. 불규칙적으로 늘어서 있는 지붕 위로 가까이에 있는 짙푸른 전나무 산이 넘어다 보였다. 그 모든 것을 상당히 오랫동안 구경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느 것이나 대단히 아름다웠으며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두통이 났으므로 오늘은 공부를 하지 않기로 했다.
“라틴어 문제 어땠어? 쉽지 않았니?”
한스가 물었다.
“아주 쉬웠지. 그러나 그게 바로 함정이야. 쉬운 문제가 제일 틀리기 쉬우니까 말이야. 주의를 하지 않거든. 거기다 숨겨진 함정이 바로 그 속에 있으니까.”
약간의 불쾌감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목사의 제안을 생각하면 할수록 그것은 언짢은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신학교에서도 친구들보다 앞서 나가려면 더욱더 야심차게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는 확실히 친구들을 누르고 싶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자신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3년 동안 그는 주목의 대상이었다. 선생, 목사, 아버지, 교장 선생까지 그를 격려하고 숨쉴 틈 없이 몰아붙였다. 매 학년 그는 계속해서 월등한 성적으로 1등을 했다. 수석을 차지하면서 그는 누군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허용치 않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어리석은 시험 걱정도 이제는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