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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독일소설
· ISBN : 9788931025750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5-09-19
책 소개
목차
1부
2부
편자가 독자에게
작품 해설
옮긴이의 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연보
책속에서
벗이여, 나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여 운명이 우리 앞에 던져주는 하찮은 불행에 대해 전처럼 구질구질하게 번민하지 않을 작정이네. 현재를 즐길 셈이네. 과거는 다만 과거일 뿐. 확실히 자네가 말한 대로라네.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는 모르지만 만일 인간이 이렇듯 알뜰하게 상상력의 날개를 펴서 지나간 불행한 추억을 되새기는 따위의 짓을 하지 않고, 해롭지도 이롭지도 않은 현재를 찾아다니면, 이 세상의 괴로움은 틀림없이 줄어들 거네.
인생이란 한갓 꿈에 불과하다는 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 일이지만, 이 기분은 집요하게 나를 따라다니면서 떨어지지 않아. 인간이 활동하고 탐구하는 힘은 어떤 한계 속에 갇혀 있지. 인간의 모든 활동은 결과적으로 온갖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거고, 욕구란 우리들의 가엾은 생존을 연장하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이 없네. 또 연구가 어느 정도 완성에 이르렀을 때 그걸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는 것 역시 망상적인 체념에 지나지 않지. 결국은 갇혀서 사는 감옥의 네 벽에 가지각색의 모습과 밝은 풍경을 그리는 것과 같은 거야. 이런 걸 생각하면, 빌헬름이여, 내게는 이제 쏟아놓을 말이 없네. 나는 다시 나 자신 속으로 되돌아와 거기서 하나의 세계를 발견하네. 그렇지만 그 세계는 명확한 표현이나 생생한 힘을 지닌 세계가 아니라 예감과 몽롱한 소망 속에 나타나는 거야. 여기서는 모든 것이 우리의 감각 앞에 어리고, 그리하여 나는 꿈꾸듯이 멀리 이 세계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네
“그녀를 만나자!”
아침에 일어나서 화사하고 아름다운 태양을 우러러보며 나는 소리친다네.
“그녀를 만나자!”
그러고 나면 나는 온종일 그거 말고는 아무런 소망도 갖지 않는단 말일세. 모든 게 단 하나의 소망 속에 삼켜지고 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