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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중국소설
· ISBN : 9788932018669
· 쪽수 : 384쪽
책 소개
목차
1권
제1포 ~ 제26포
2권
제27포 ~ 제41포
옮긴이 해설
리뷰
책속에서
아버지가 다시 집을 떠난 사건이 썬카에게 돈을 받는 일보다 더더욱 중요했던지 어머니는 모질게 그를 흘겨보고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썬캉의 자전거 짐칸에 장방형의 하얀 박스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박스에서는 기름기가 흘렀고 혀끝을 자극하는 향기가 풍겨나오고 있었습니다.저는 그 박스 속의 내용물을 금방 알아맞혔습니다. 그것은 돼지고기 볶음과 삶은 내장들이었습니다. 순간 제 머릿속에는 검붉은 돼지고기와 족발의 선명한 색깔이 떠올랐으며 푹 삶아진 돼지고기의 큰창자와 작은 창자의 구불구불한 곡선이 연상되어 나도 몰래 군침을 삼켰습니다. 비록 이 아침에 우리집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큰일이 발생했지만, 고기에 대한 갈망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더욱 강렬해지고 말았지요.
'하늘은 크고 땅은 넓다지만 란 씨의 입보다 크지 못하고, 아버지도 좋고 어머니도 좋다지만 고기보다는 못하다! 고기야! 고기! 지구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물건이여! 지구상에서 내 혼을 다 빼앗아 갈 수 있는 물건이여! 오늘 마음껏 너를 먹을 수 있었는데 아버지가 두 번째로 집을 나가는 바람에 이 아름다운 일이 망가지고 말았으니 최소한 고기를 천천히 먹기라도 해야겠다. 다만 늦게라도 먹었으면 좋겠구나.' - 1권 본문 168~169쪽에서
할머니는 포수 위치에 서서 화를 내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그 포탄을 밀어 넣었습니다. 마흔한번째 포탄은 천천히 하늘로 날아올랐는데 마치 줄 끊어진 연 같았죠. 그놈은 날고 또 날아서 천천히 정신을 잃은 듯하더니 완전히 목표를 잃었으며 아무렇게나 돌아다니는 어린 양처럼 동쪽에서 서쪽에서 날다가 나중에는 모두 귀찮은 듯 초성대에서 이십 미터 떨어진 곳에서 떨어졌습니다. 끝장이다. 또 더러운 포탄인 것이었습니다. 제 말이 아직 입에서 나오기도 전에 거대한 소리가 제 입을 막아버렸습니다. 공기가 떨리면서 낡은 솜털처럼 찢어졌습니다. 손바닥만 한 포탄 조각이 맑은 소리를 내면서 란 두목의 허리를 반 동강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 2권 본문 364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