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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한국문학론 > 한국비평론
· ISBN : 9788932023441
· 쪽수 : 267쪽
책 소개
목차
책머리에
삶과 죽음을 가로지르며, 소설과 영화를 넘나드는 축제의 발생학ㅡ이청준의 『축제』읽기
생의 도약과 영원회귀의 잠재적 공존ㅡ김애란의『달려라, 아비』읽기
글쓰기ㆍ목소리여백ㅡ신경숙의『바이올렛』
지금은 여기에 없는 것들을 찾아서ㅡ김영하ㆍ박민규ㆍ김연수ㆍ정이현의 소설에 관하여
이야기를 꿈꾸는 소설에 관한 이야기ㅡ이기호의『최순덕 성령충만기』와『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읽기
폭력의 언표들과 죽음의 위상학ㅡ이제하의『독충』과 김훈의『칼의 노래』
고향을 잃어버린 고향에 관하여ㅡ이청준의『가면의 꿈』읽기
「총독의 소리」와「주석의 소리」에 관한 몇 개의 주석
몸-바꿈의 환상성과 탈/경계의 운동성ㅡ이인성론
문학의 안팎에서 생성되는, 문학의 새로운 몸ㅡ정과리 비평집『문학이라는 것의 욕망』에 대하여
이미지에 대한 몰입, 사춘기의 오이디푸스적 위기를 돌파하다ㅡ박현욱의『새는』
숨쉬기의 무의식에 관하여ㅡ천운영의 『명랑』
경제적 불황의 문화적 징후들
「무한도전」을 위하여ㅡ엔터테인먼트의 문화적 자율성
수록 평론 출전
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논어』의 문장에는, 대중의 무관심에도 화내지 않는 현실의 주체와 그러한 사람을 군자라고 인정하는 초월적 시선이 공존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人不知而不?’이라는 완결된 문장이 군자를 승인하는 초월적 시선을 소거하거나 차단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내지 말라. 그러면 군자가 될 수도 있겠지만 아예 아무것도 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화내지 않는 바로 거기까지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냥 처음부터 ‘人不知而不?’이면 충분했던 것일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人不知而不?’라는 짧은 문장을 둘러싸고 있는 잉여의 의미와 무의식을 잠시나마 훔쳐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에게 비평이란 ‘人不知而不?’ 여섯 글자에 불과하거나 그 글자들을 둘러싼 의미론적 여행과 비슷한 그 무엇일지도 모르겠다.
지난 시절 간간이 발표했던 글들 가운데 그나마 생각이 정돈된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묶었다. 글을 다듬으며 전체적으로 살펴보니 후기구조주의와 정신분석학 담론들을 바탕으로 한국문학의 현장을 읽어보려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론을 작품에 적용한다는 생각을 적절한 수준에서 제어하고자 했고, 작품과 이론과 나의 무의식 사이에 대화를 주선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자 했다. 그리고 인연이 닿은 작품들을 충실하게 읽어가는 일이 내가 즐겁게 담당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에게 글쓰기 또는 비평이란 여러 번을 읽고 수없이 고쳐 쓰는 일, 바로 거기까지일 것이다. 이 책은 반복되지 않을 글쓰기의 시간들에 대한 기억이자 흔적들이 아닐까 한다. _「책을 펴내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