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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32024684
· 쪽수 : 256쪽
책 소개
목차
혀끝의 남자
폭력의 기원
연옥 일기
신데렐라 게임을 아세요
일천구백팔십년대식 바리케이트
재채기
항구적이고 정당하며 포괄적인 평화
시속 팔백 킬로미터
사랑과 증오의 이모티콘
해설 무표정하게 타오르는 혀_김형중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이 나라에 도착한 첫날 밤에 어떤 소년을 보았다고 했다. 물병을 들고 숙소 이 층 창가에 섰는데, 거리 식당 앞에 검은 피부의 소년이 지팡이에 의지해 동냥 그릇을 흔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고 했다. 그런데 모양이 이상했다. 한쪽 다리는 땅을 짚고 있지만 다른 한 쪽은 뒤로 꺾여서 두 다리가 직각을 이루고 있고 등은 척추가 부러진 사람처럼 굽었는데 팔 하나는 휘어져 하늘을 향해 똑바로 뻗쳐 있었다. 소년은 성한 팔 하나로 지팡이를 짚고 동냥 그릇을 흔들고 있었다.
나는 어떤 알 수 없는 거대한 손아귀가 소년을 덮쳐 거칠게 쥐고 흔들다가 장바닥에 내던져버린 것 같다고 생각했다._ 「혀끝의 남자」에서
“격납고라니,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립니까?”
정말로 그 구조물들에서 저마다 다른 것을 보고 있는지 모른다. 정말로 모두에게 다르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일 그렇다면 이상한 일이다. 그런데 이 세계에선 별로 이상하게 생각되지 않는다._「연옥 일기」에서
“네 형 발목을 찍어줄 거야.”
아까시나무의 원망은 내 원망이기도 했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창문으로 죽은 나무를 봐야 하는 심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날아와 앉지 않는 새 둥지를 매일 바라봐야 하는 심정도 표현키 어려웠다. 축대집 아이는 내가 자기 형 발목을 찍겠다는 데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어쩌면 손모가지를 잘라버리겠다든가 발모가지를 부러뜨려놓겠다든가 하는 폭력적 언사가 우리의 어린 삶에 너무 흔해서 익숙해져 있었던 것인지도 몰랐다._「폭력의 기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