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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26480
· 쪽수 : 174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사과 없어요 / 아우라보다 아오리 / 피의 10일간 / 데드볼 / 파수 / 어둠의 선물 / 못 / 장물아비 / 권할 수 없는 기쁨 / 눈뜨자마자 / 전위 / 여파 / 교정 / 장갑의 밤 /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칼갈이 / 난초를 더 주세요 / 모르는 기쁨 / 변신 / 운석이 쏟아지는 밤에
2부
히스테리아 / 너라는 미신 / 만년청춘 / 언령(言靈)이 있어 / 시골 창녀 / 빈티지 소울 / 정말 사과의 말 /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들 / 치명적인 독 / 밤의 여행자 1-목구멍만 적신 브랜디 / 밤의 여행자 2-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력으로 / 밀렵 / 노안이 오면 / 반불멸(反-不滅) / 범람 / 재의 골짜기-팔등신의 이야기 / 드레스 리허설
3부
내 눈을 감기세요 / 우리 / 독수리 시간 / 어른 / 하인학교 / 잡스러워도 괜찮아 / B시에서 일어날 일 / 너는 우연히 연두 / 팬레터 / 티라미수 / 결벽증 남자가 씻으러 간 사이 / 예술품 / 모래 여자 / 해변의 문지기
해설 | 언령(言靈)을 따라나선 불확실한 이행 - 조재룡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시인의 산문]
‘달의 물’ 한잔 마시라고 했다. 그것은 찬 ‘다래물’이었다.
‘다이어리’를 잃어버린 사람 있으면 찾아가라고 했다. 나갔더니 누군가의 ‘바이올린’이었다.
그래서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라는 시를 초교지에서 뺐다. 몇 편 더 누락했다. 다 삭제할 순 없으니까. 대폭 수정할 기회가 있었지만 대다수의 시를 그대로 두었다. 분통 터졌고 고치기 귀찮았다. 기억보다 무의식적 기억, 발언 혹은 의견 이전인 채로 방치하는 쪽을 택했다. 내 의지와 동떨어진 ‘저항resistance’ 상태로 수정을 거부하는 심리적 충동이 들끓었다. 뭐라 하든 어쩌리.
“내 작업은 비난받고
나의 일은 어리석고 쓸모없는
불손한 죄로 보여지나니”
3백여 년 전, 윈칠리라는 여성 작가의 말을(버지니아 울프, 『나만의 방』), 유감스럽게도 헐떡거리며 이 낡고 우울한 하소연이 고인 웅덩이를, 휘저어보려는 게 아니다. 뛰어들려 했다. 파도 속으로, 3백여 명의 피바다로, 살아남아서 광란하는 보통 사람들의 삶에 투신하여 단 한 편이라도 써야 했다. 부활의 시, 복수의 시, 애도는 이르지 않나? 하지만 이렇게 되다니! 내겐 지속적인 불안감이 남아 있다. 안면의 틱, 육체를 종종 내다 바치는데도 제정신이 돌아오기 전에 피부가 걸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