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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

다정

배용제 (지은이)
문학과지성사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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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다정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2027579
· 쪽수 : 153쪽
· 출판일 : 2015-06-12

책 소개

문학과지성 시인선 468권.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두 권의 시집을 상자한 뒤 침묵을 지켜온 시인, 배용제가 11년 만에 펴낸 세번째 시집. 배용제 시인은 '다정'이라는 한 글자를 선뜻 건넨다. 식물들 소살거리는 꽃 이파리 이파리에 '다정' 한 글자를 적어 보낸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결/잘, 지냈어요?/바람의 내부/세상의 모든 한 번/떨림/환장/오렌지의 올바른 사용법/다정/놀이터에서의 한때/아우성치는 빛/계절들에게 쓴다/갈증/봄날/계단의 행방/고통/담배 자국/꽃들/정오

2부
모비 딕/외출/직립의 어둠들/꽃에 관한 어쩔 수 없는 상상/글루미 선데이/숨/어둠의 단면/어떤 예감/잠재적 슬픔/고통의 자세/불쾌한 나뭇잎/구름의 뼈/홀리데이/적멸(寂滅)/벌판으로 간다/왼쪽으로 가는 길/뉴스의 여자/마디

3부
저녁/속삭임/바람의 사원/고요/늙은 나비/꽃피는 힘/노을 속에 잠기다/불의 뿌리/부레옥잠/투명한 날들/고등어/버드나무 여자/달콤한 한때/잠 속의 생애/유리점/창밖, 한 아이/이명(耳鳴)

발문 | 최초의 꽃 - 신동옥

저자소개

배용제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나는 날마다 전송된다」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삼류극장에서의 한때』 『이 달콤한 감각』이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세상의 모든 한 번

비가 쏟아졌다
꽃들이 마구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처음 어깨를 두드리는 빗방울들은 단 한 번 나를 느끼곤 사라졌다

집집마다 저녁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늙은이들은 창밖을 힐끔거렸고 아이들은 장난감을 망가뜨렸다
무감각한 것들에게만 불이 담겨졌다

끝없이 제 색을 짓이기며 꽃이 지고 진 꽃 뒤로 처음의 꽃이 피어났다
나무와 늙은이 들은 한 번의 늙음을 오래오래 견디고 있었다
곳곳에서 구조 신호처럼 돋아난 불빛들이 서로의 증오를 확인하며 달아올랐다 갑자기 세상이 밝아지고
한 번이란 결말에 이르자 서로 안부를 묻기 시작했다

마음들이 무너졌고
비가 쏟아졌다
세상의 모든 처음과 혹은, 모든 마지막과
모든 한 번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의 저녁이 되는 오늘


다정

나는 수많은 것들의 증오에 대해 증명하고 싶다

바람난 사내의 피부가 반질반질 빛나는 월요일 저녁
창가에선 몇 개의 화분이 말라죽고 있었다
멀리서 휘파람을 부르며 풋내기 계집애가 오고 있는 월요일 저녁

어느새 치를 떨며 빛나는 가로등 아래로
쏜살같이 지나가버린
수레를 끌고 어떤 사막을 건너온 낙타를 바라보던
거대한 광고판 아름다운 공주의 눈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희디흰 살결 위에서 헐떡이는 바람
가장 불규칙적인 방법으로 싹이 돋고 꽃들이 피어났다
오늘이 월요일이라는 것뿐이지

그렇게 나는 너에게 수많은 애무의 효과에 대해 말해주었다
서로를 겨냥할 수 있는 얼마나 많은 증오와 권태의 종류가 있는지
매일 밤마다 깨달았다

세상에 어떤 밤이 고요했던가
또 어떤 어둠이 단 한 번이라도 세상을 내버려두었던가
꽃은 꽃의 방법으로,
바람은 바람의 방법으로,
눈물은 눈물의 방법으로 저마다 미친 듯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금이 봄이라는 계절이고
오늘이 월요일이라는 것뿐이지

그러나 나는 모두 기억하고 싶었다
어두워지면 더욱더 환하게 빛나는 공주의 희디흰 살결과
아무 때나 피어나고 아무 때나 시들어버리는 생물들의 욕정과
수많은 낙타의 길과
가장 은밀한 시간을 가르치는 고양이의 교육철학과
비명을 지르며 피어나던 너의 이상한 고통의 체위까지

다시 월요일에서 월요일까지
저녁이 오길 기대하는 바람난 사내가
어떤 은밀한 방식으로 이상한 꿈을 꾸어도 상관없겠지


[뒤표지글]

어둠은 모든 이미지들의 내면적 거처이다. 어떤 뜻밖의 이미지들도 어둠의 연금술일 뿐.
나와 당신은 한때라는 사건을 무수히 생산하고 있지만, 어둠은 그 순간의 이미지를 소멸시킴으로서 영원성이 된다. 불멸의 검은 눈동자처럼.
아무 날의 나와 당신을 상상해보면, 그것이 어떤 사건의 사실적 실체였다고 과연 명명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사실이라는 시간들은 얼마나 빈약한 것일까? 이것은 단지 야릇한 은유일 뿐, 무엇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것이 어둠에 이르렀을 때, 세계와 동화된 거대한 근본적인 이미지를 가진다. 모든 존재들의 환상, 또는 소멸의 순간들에게 비로소 완성되는 연금술이다.
연금술사는 막대 황금보다는 마실 수 있는 황금을 원하며, 황금의 실체보다는 황금의 은유들에 대해 고민한다. 그들의 가장 큰 가치는 바로 위대한 은유들에 대한 고민인 것이다.
확신하건대 어둠은 완전한 매혹의 연금술사다. 나와 당신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또 소멸시킴으로써 수많은 상상적 은유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다시 나와 당신은, 수많은 길들과 수많은 문들과 수많은 집들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굴절된 어둠에서 삐져나온 나와 당신이라는 이미지는 다시 어둠으로 환원되기 위해 고단하고 고독한 반짝거림을 되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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