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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37406645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07-04-20
책 소개
목차
자서
저문 강
잠글 수 없는 무게
출입금지ㅏ구역
항아리에 대하여
폐가
묘지에서 묻다
어둠 속은 빠르다
묘지의 새들
낯선 길
옛 우물 옆,
일 번 국도, 흘러가는 것에 대하여
먼지의 세월
기억의 채널
나는 날마다 전송된다
JAZZ
불火
피아노
치매
박 씨의 주파수
그녀의 좁은 문
기차는 핸들이 없다
떡갈나무 숲으로 가다
몽유병자들의 천국
폐쇄 회로
몰락은 아름다운가
꿈은 또 하나의 쓰레기봉투이다
어느 삼류 극장 내부
폭주, 바람의 세포
폭주, 그 황홀한 파멸
산다는 것
달빛 걷다
외과의사
삼류 극장에서의 한때 1
아름다운 세탁소
장미 축제
삼류 극장에서의 한때 2
삼류 극장에서의 한때 3
지하 생활자의 일기
식물, 혹은 인간에 대한 관찰
나는 미친 꿈을 꾼다 1
나는 미친 꿈을 꾼다 2
세상의 알약들이 내 속으로 들어와
그 다방, 세월의 기둥
늙은 여인의 저녁밥
새는
구부러진 길 저쪽
기념과
천변을 걷는 노인
어떤 중심 이동에 대하여
창밖의 여자
침묵에 관한 보고서
말들의 상점
소리의 집
엑스트라
거지의 잠
묘지 가는 길
휴일, 가리봉 5거리
엣 우물
외출
내 마음의 지도
공원의 노인들
그는 화물처럼
영안실
작품 해설 - 죽음을 닮은 생 / 이광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삼류 극장에서의 한때 1
거추장스러운 날들이 주머니 속에서 뒹굴던 한때,
그때 나 삼류 극장의 어둑한 통로를 걸어
환각의 세계로 잠입했었네
내게 요구하는 주머니 속의 시간들을 서슴없이 지불하면서,
아무리 소비해도 온천수처럼 솟아 뜨거워지던
뜨거워질 뿐 흘러갈 도랑 하나 찾을 수 없던
가혹한 청춘을 향해 가래칩을 뱉어 내었네
쓴 기억의 껍질을 벗기고 질겅질겅 껌을 씹으면
목구멍으로 흡수되는 어둠의 단맛,
삼류 극장 안에서 나는 몇 방울의 오르가슴이 되기 위해 살과 피를 함부로 도려내었네
온갖 문구들이 눈빛에 선명하게 박히고
그 강렬한 추파에 응답하는 내 젊음의 한때,
검은 장막 안으로 어슬렁거리며 들어갔네
다만 천국으로 향하는 비밀 통로를 열어 주는
한 줄기 긴 빛과 신음 소리 앞에서 마른 침을 삼켰네
그것은 육체의 법칙,
무릎과 무릎 사이에 엎드려
깊은 밤 깊은 곳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네
뻐꾸기가 밤에 우는 이유를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는 난,
날마다 허물 벗는 꽃뱀의 매끄러운 살결을 더듬으며
사랑의 방식에 대해 터득했네
어둠의 성역에서 타락과 포옹하는 것이라고,
그것이 신이 감춰 둔 또 한의 천국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라고.
시간은 단단한 벽으로 밀봉된 바깥세상에서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곤 했지만,
삼류 극장의 어둠에 그을린 숨낳은 애욕 포스터로
포장된 나는 평화로웠네
풍요로운 연인들과 함게 아름다운 도피 중이었네
그곳에 오래도록 머무르기 위해
책이나 옷을 팔고, ㅁ낳은 물건들과 청춘 따위
그동안 가졌던 것들을 아낌없이 바쳤네
내 시계 위에 검은 비늘이 덮여 있는 동안,
고속 주행되는 세월에게 감동의 기립 박수를 퍼부었네
어느 날 모퉁이에서 아주 늙어 버린 내가 발견되길 고대하면서.